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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P 3,000억 MBK·메리츠·산은이 나눠 부담해 달라” 홈플러스, 주주·채권단·정부 향해 ‘고통 분담’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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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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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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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월급·공과금도 못내 DIP파이낸싱 요청
분리매각 전 급한 불 꺼야 '지급 불능' 막아
산업銀 등 '자금줄'로 거론, 선제적 책임 분담 전제

기업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홈플러스가 3,000억원 규모의 DIP파이낸싱(회생기업 신규 자금 지원)을 추가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MBK파트너스와 산업은행, 메리츠금융이 각각 1,000억원씩 부담하는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확인됐다. 주주사와 최대 채권자의 ‘책임 있는 고통 분담’을 전제로 국책기관도 긴급운영자금 지원에 일부 참여함으로써, 회생 가능성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일소하고 회생계획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동의와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DIP 금융은 회생채권자보다 우선 변제권을 부여하는 만큼 채권단 반발 가능성이 있어 실제 조달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돈줄 마른 홈플러스, DIP 금융에 회생 성패 여부 갈려

9일 투자은행(IB)업계와 MBK홈플러스사태해결TF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조만간 법원 및 이해관계자들에게 DIP파이낸싱의 추가 조달 방안을 제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DIP파이낸싱은 변제 순위에 최우선권을 부여함으로써 회생절차 기업에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법이다. 홈플러스 측이 제안할 DIP파이낸싱 구조는 3,000억원 중 1,000억원을 MBK파트너스가 부담하고, 1,000억원은 산은이 지원한 뒤 출자전환해 연합자산관리주식회사(유암코)가 신주를 받아가고, 나머지 1,000억원은 기존 담보권자인 메리츠금융이 부담하는 방식이다.

앞서 법원은 채권단에 회생계획서 접수에 대한 초기 의견 제출을 요청했고, 지난 6일 제출된 채권단 의견에서는 구조혁신 회생계획안 접수 및 검토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제기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회생계획안에는 △긴급운영자금 확보방안 △현금흐름 개선을 위한 부실점포 정리방안 △체질개선을 통한 사업성 개선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 홈플러스는 동시에 3,000억원 규모의 DIP 대출 추진, 현금흐름 개선을 위한 자가점포(향후 3년간 10개) 및 익스프레스 사업부문 매각, 사업성 개선을 위한 부실점포 정리 방안(향후 6년간 41개), 인력 재배치와 인력 효율화 등을 통해 재무구조와 사업 경쟁력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DIP파이낸싱은 앞서 홈플러스가 기업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큐리어스파트너스로부터 조달했던 600억원 규모의 DIP에 비해서 금액은 크지만 변제 순위는 뒤로 밀린다. 메리츠금융보다는 선순위지만, 메리츠는 담보권자라 사실상 후순위라고 보기 어렵다. 즉 제3자가 신규로 들어와 3,000억원 규모의 DIP파이낸싱을 해주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홈플러스가 이 같은 대안을 마련해 제안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최대 채권자 메리츠 의사 변수

홈플러스가 DIP파이낸싱으로 추가 자금 조달을 추진하는 것은 슈퍼마켓 사업과 일부 부동산 점포 등 자산을 매각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슈퍼마켓 사업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매각가격은 6,000억~7,000억원으로 추산되며, 매각 절차는 회생계획안 인가 시 올해 1분기 말에나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홈플러스의 운영자금 문제는 당장 눈앞에 닥친 위기다. 각종 세금과 공과금이 밀리고 직원 월급도 제때 주지 못할 만큼 유동성이 말라붙어 있다. 한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구조 혁신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지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긴급운영자금 확보"라며, "대주주 MBK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가 고통 분담 차원에서 참여하고, 국책기관인 산은도 일부 대출을 통해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현재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임대 점포를 순차적으로 폐점하고 있다. 지난달 말 가양·장림·일산·원천·울산북구점 등 5곳의 영업을 중단했고, 이달 중 시흥·인천계산·안산고잔·천안신방·동촌점 등 5개 지점도 영업을 종료한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점포는 122개에서 112개로 줄어들게 된다. 여기에 일부 자가 점포는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회생계획안 인가에 메리츠의 의중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의 반대만으로도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을 부결시킬 수 있어서다. 메리츠는 2024년 5월 홈플러스에 1조2,000억원 규모 선순위 대출을 해줬고, 아직 받을 돈이 1조원가량 남아있다. 마트 점포 62개를 담보로 잡고 있는 메리츠는 회생절차와 관계없이 담보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한 구조조정 전문가는 “메리츠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엔 뚜렷하게 반대할 명분이 없지만, 기존 채권자들의 변제 순위가 후순위로 밀리는 DIP파이낸싱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짚었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당장 택할 수 있는 자금줄은 DIP파이낸싱이 사실상 유일하다. 최소한 이달 내로 운전자금 수혈이 이뤄지지 않으면 홈플러스는 작년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처럼 협력업체 및 납품처에 대한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거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실제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 홈플러스는 약 3년 간의 회생 기간을 보장받지만, 부결될 경우엔 법원이 티메프 사례처럼 강제 인가를 결정하거나, 회생절차를 폐지하고 파산·청산 절차로 전환할 수 있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최소한 이달 중순 안으로 DIP 차입 계획안이라도 구체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檢의 MBK 구속 시도, 자금 조달 시급한데 '설상가상'

검찰의 MBK 핵심 인력들에 대한 구속 시도도 홈플러스 계획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검찰은 MBK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과 회생 신청 가능성을 미리 알고도 기업어음(CP)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겼다고 보고 있다. 검찰의 영장 청구가 실제 구속으로 이어질 경우 홈플러스는 DIP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게 될 공산이 크다. 뿐만 아니라 기업 회생 관련 의사결정이 사실상 '올스톱' 되면서 유동성 위기를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번 영장 청구 대상자 4명 중 3명은 홈플러스 회생절차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MBK에선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홈플러스 공동대표)·김정환 부사장이, 홈플러스에선 이성진 전무가 구속 기로에 놓여 있다.

MBK 내 홈플러스 딜 팀에 속하는 김 부회장과 김 부사장은 각각 홈플러스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 기타비상무이사로서 홈플러스 인수합병(M&A)과 회생계획을 이끌어왔다. 이 전무 역시 홈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자금 조달과 비용 절감 등 회생절차 전반에 관여했다. 김 부회장은 홈플러스 회생절차상 관리인이기도 하다. 기업회생 관리인은 회사의 경영과 재산을 관리·처분하고 회생계획을 수립·실행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법원은 통상적으로 기존 경영자에게 횡령 등 경영상 중대한 잘못이 없는 경우 기존 경영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해 경영의 연속성을 보장한다.

관리인과 홈플러스 회생절차 핵심 인력들이 구속되면 법원은 다른 관리인을 선임해야 하는데, 여기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지난해 기업회생을 밟고 있던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씨는 반얀트리 화재 사건으로 관리인이었던 경영진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자, 후임 관리인을 선임하는 데 한 달이 넘게 소요됐다. 실무급 인력까지 구속될 위기에 처한 홈플러스는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김광일 대표 외에도 조주연 대표가 있는 공동대표 체제지만 조 대표는 재무·회계보다는 마케팅 쪽에 전문성을 가진 인사로 알려져 있다.

이에 홈플러스는 검찰의 영장 청구 소식이 알려진 이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8일 배포한 입장문에서 "부도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회생절차를 신청했으며, 회사와 주주사인 MBK는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예견하지 못했고 회생절차 역시 사전에 준비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문제 삼고 있는 매입채무유동화 전자단기채권(ABSTB)에 대해서도 "신영증권이 별도의 신용평가를 거쳐 독자적으로 발행·판매한 금융상품"이라며 "홈플러스는 ABSTB의 발행이나 재판매 거래에 어떠한 방식으로도 관여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생의 성패가 걸린 중대한 시점에 회생절차를 총괄해 온 관리인과 임원, 주주사 주요 경영진에 대해 충분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회생을 위한 그간의 노력을 외면하는 결정으로, 회사의 마지막 기회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조치"라며 "이들에 대한 영장 청구는 회생절차 전반의 중단과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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