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글로벌시장
  • 파월 의장 압박 속 ‘연준 장악 작전’ 막바지, 금리인하 국면 가시권에

파월 의장 압박 속 ‘연준 장악 작전’ 막바지, 금리인하 국면 가시권에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이제인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연준 독립성, 글로벌 공동 방어선
시장은 차기 연준 의장 인선에 주목
'親트럼프' 비둘기파 케빈 워시 유력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한 형사수사를 둘러싼 논란이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로 번지면서, 이를 비판하는 여론이 미국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통화정책 갈등을 제도 충돌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며 시장의 경계심을 자극하는 모습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의 임기가 막바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시장의 혼란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미 글로벌 금융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금리인하 기조를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통화정책의 변곡점 또한 차기 의장 선임과 맞물려 형성될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공화당·월가·세계 중앙은행, "연준 독립성 사수" 한목소리

1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공화당 일부 의원과 글로벌 금융계 인사들이 연준의 독립성을 지켜야 한다며 파월 의장에 대한 지지에 나섰다. 연방정부와 연준 수장 간 충돌 사태의 발단은 파월 의장이 자신을 겨냥한 트럼프 행정부의 형사소추 움직임을 공개하고 이를 작심 비판하면서부터다. 파월 의장은 지난 11일 공개한 영상에서 "연준 청사 개보수에 대한 지난해 6월 나의 의회 증언과 관련해 법무부로부터 대배심 소환장과 형사 기소 위협을 지난 9일 받았다"고 밝혔다.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에 대한 수사가 개시됐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비난할 때 주요 소재로 삼았던 사안으로, 그는 지난해 7월 현직 대통령으로선 이례적으로 워싱턴 DC에 있는 연준 청사의 개보수 현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이 31억 달러(약 4조5,700억원) 정도인 것 같다. 약간 올랐다. 사실 많이 올랐다"면서 "27억 달러(약 3조9,800억원)였던 것이 31억 달러가 됐다"며 공사비 증액 문제를 지적했다. 니콜라스 비아세 미 법무부 대변인은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이 검사들에게 "납세자 돈을 남용한 모든 사안을 우선적으로 수사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 문제는 구실일 뿐, 이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압박에 저항하던 자신을 향한 '보복'이자 '압박' 성격이라는 게 파월 의장의 판단이다. 파월 의장은 "이 전례 없는 행위는 행정부의 위협과 지속적인 압박이라는 맥락에서 봐야 한다"며 "이것은 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사 기소 위협은 연준이 대통령의 선호를 따르기보다 공공의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방향에 따라 금리를 결정해 왔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파월 의장의 발표 이후 월가, 국제 중앙은행들은 잇달아 연준 지지 입장을 밝혔다.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은 "연준 독립성을 훼손하면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하고 금리가 올라가는 역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중앙은행(ECB)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를 비롯한 영국·캐나다·호주·한국 등 10개국 중앙은행 총재들도 공동성명에서 "중앙은행 독립성은 물가·금융·경제 안정의 초석"이라며 연대 의사를 표명했다. 재닛 옐런, 벤 버냉키,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 등 역대 연준 수장들과 전직 재무장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등도 성명에서 "이는 제도가 취약한 신흥시장의 통화정책 방식"이라며 "법치가 경제 성공의 토대인 미국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 반발도 커지고 있다. 상원 금융위원회 소속 톰 틸리스 의원(공화당·노스캐롤라이나)은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이 연준의 독립성을 의도적으로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며 “법무부 수사가 정리되기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할 차기 연준 의장 후보 인준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존 케네디(루이지애나) 상원의원도 “연준과 미국 정부 사이의 소송은 금리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올릴 것”이라며 “이는 머리에 구멍을 내는 것만큼이나 불필요한 일”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리사 머코우스키(알래스카) 상원의원은 정부가 연준에 더 급격한 금리인하를 강요하려 하는지 여부를 의회가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존 튠(사우스다코타) 공화당 상원 원내 대표도 “파월에 대한 수사는 실체가 있어야 하고, 정말로 진지해야 한다”며 “이 문제는 빨리 해결돼야 한다. 연준의 독립성이 정치적 간섭 없이 계속 유지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예측 시장서 케빈 워시 급부상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파월 의장의 임기가 이미 조기 종료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사안이 파월 의장 개인에 대한 압박을 넘어 차기 연준 체제를 겨냥한 신호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올해 5월까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후임자 인준 작업에 착수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금융권 인사들은 이번 수사가 차기 의장에게 정치적 기대를 각인시키려는 성격을 띨 수 있다고 내다본다. 한 금융사 CEO는 “트럼프는 과거의 싸움이 아니라 다음 국면을 준비하고 있다”고 짚기도 했다.

실제로 이미 차기 의장 인선 구도가 구체화되면서 시장의 관심도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CN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정치 베팅 사이트인 칼시에서는 현재 차기 연준 의장 후보 1순위로 케빈 워시(Kevin Warsh) 전 연준 이사가 단독 선두로 부상했다. 워시 전 이사와 함께 가장 강력한 의장 후보였던 케빈 해싯(Kevin Hassett)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뒤로 밀려났다.

워시 전 이사가 해싯 위원장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따른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오전 “해싯 위원장은 자신의 경제 보좌관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 차기 의장 후보를 낙점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일단 해싯 위원장은 아니라고 못 박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싯 위원장이 자신의 최고 경제 보좌관으로 남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 연설 도중 “청중들 사이에 케빈(해싯)이 있는 것이 보인다”며 “고맙다고 말하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당신은(해싯) 오늘 TV에서 아주 환상적이었다”며 “만약 진실을 알고 싶다면 내 본심은 당신이 현재 위치를 계속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을 보며 “우리는 그(해싯)를 잃고 싶지 않아, 수지”라며 “그러나 어떻게 될지는 지켜봅시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 뒤 칼시에서 해싯 위워장의 연준 의장 지명 확률은 14%로 곤두박질 쳤다. 반면 워시 전 이사의 확률은 59%로 껑충 뛰었다. 유력 후보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18%로 해싯 위원장을 앞섰다. 불과 14일까지만 해도 칼시에서는 워시 전 이사와 해싯 위원장이 막상막하였지만 16일 그 싸움은 사실상 워시 전 이사의 승리로 끝이 났다. 칼시와 함께 베팅 시장의 쌍벽을 이루는 폴리마켓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워시 전 이사는 58% 확률로 11%에 그친 해싯 위원장을 크게 앞질렀다. 월러 이사 역시 16%로 해싯 위원장을 따돌렸다.

‘트럼프 사단’ 이사회 장악 시간문제, 금리인하 가능성↑

차기 연준 의장 인선이 선명해지면서 시장에서는 올해 큰 폭의 금리인하도 기정사실화하는 모습이 짙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할 차기 의장은 오는 31일에 임기가 만료되는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의 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5월 중순 시작하는 임기보다 앞선 3월과 4월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 차기 의장을 참여시킬 수 있게 된다. 5월까지인 파월 의장의 임기 만료까지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올해 3번으로 1·3·4월 열릴 예정이다.

가장 강력한 차기 의장 후보인 워시 전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시절 연준 의장 지명 당시에도 파월 의장과 함께 유력 후보군에 올랐던 인물이다.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에도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됐다. 한때 매파(통화긴축)적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워시 전 이사는 비둘기파(통화완화·금리인하) 성향이 강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7명으로 구성된 연준 이사회에서 수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빌드업도 마무리 단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민주당 지지자인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가 자진 사임한 자리에 곧장 마이런 당시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명했다. 마이런은 트럼프의 경제 교사이자 책사로 불린다. 트럼프 집권 1기 때 지명한 미셸 보우먼과 월러 이사에 이어 마이런이 가세하면서 연준에는 친트럼프 이사는 3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보우먼과 월러는 작년 7월부터 선제적인 금리인하를 공공연히 지지했고, 마이런은 지난해 9월 처음 참석한 FOMC에서 빅컷(0.5% 이상 금리인하)을 주장했다. 모두 물가보다는 성장(고용)에 무게를 두는 비둘기파다.

사상 초유의 이사 해임도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말 리사 쿡 이사가 과거 주택담보대출 사기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전격적으로 그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쿡 이사는 소송으로 반발해 1·2심에서 이사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결을 받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8일 해임을 허용해 달라고 연방대법원에 요청했다. 만약 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줄 경우, 연준 이사회에서 다수(4명)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파월 의장까지 임기 내 물러나고 워시 전 이사가 차기 의장으로 진입하면 실질적으로 트럼프 사단은 연준을 장악하게 된다.

연준에서 수적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친트럼프 인사들이 다수가 되면 트럼프는 대통령은 지역 연방은행 총재 지명까지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지역 연은 총재는 이사회가 추천하고 연준이 승인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연준은 5년에 한 번 지역 연은 총재를 재심사하는데, 올해 2월이 바로 정기 재심사 시기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장악해 얻으려는 건 금리인하에 그치지 않는다. 연준은 대차대조표 정책을 통해 시중 유동성 조절하는 양적완화(양적긴축)를 중단 또는 재개할 수 있으며, 금융권의 자본·대출 규제 역시 연준의 권한이다.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지불준비금 이자(IORB)를 낮춰주는 방법으로도 유동성을 크게 늘릴 수 있다. 또한 연준은 특정 산업·지역을 지원하는 특별대출 프로그램도 가동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러스트 벨트나 농업 도시를 지원해 선거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도 있다는 의미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이제인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