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물량도 줄었는데" 강남 3구 7,000가주 이주 본격화, 전세 대란 재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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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강남 3구 재건축 이주 7,000가구 육박, 전월세 수요 급등 전망 '전세 대란' 재발 우려 가중, 서초·강남 전셋값은 이미 급등세 1기 신도시도 이주 대기, 수도권 전세 시장 전반 불안 커진다

올해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내에서 대규모 이주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 3구 내 재건축 사업이 속속 본격화하면서 단기간 내 수천 가구가 동시에 이주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과거 이 같은 국면에서 강남권 임대차 시장이 크게 흔들린 전례가 다수 존재하는 만큼, 시장에서는 올해 재차 해당 지역에서 '전세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남 3구 재건축 대거 시동
16일 서울시 정비사업 정비몽땅에 따르면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강남 3구 재건축 사업장 중 올해 이주를 추진 또는 계획 중인 단지는 7곳, 총 6,938가구다. 이주는 통상 3~6개월 내 이뤄지며, 이주 완료 후 철거와 착공을 거쳐 새 아파트에 입주할 때까진 3~4년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조합원들은 이 기간 이주비 대출을 받아 인근 단지에서 전세나 월세 형태로 거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구체적으로 강남구 일원동 '일원개포한신(364가구)'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조합원 이주가 오는 31일 완료된다. 개포동 '개포주공5단지(940)'는 지난 8일부터 이주에 착수했으며, 도곡동 '도곡개포한신(620)', 개포동 '개포주공6·7단지(1,960)'는 올해 하반기 이주가 예정돼 있다. 강남구에서만 4,000가구가량의 이주 수요가 발생하는 셈이다. 서초구에선 잠원동 '신반포27차(156)'가 지난달 이주를 시작했고, '신반포16차(396)'는 2월, '신반포12차(324)'는 4월부터 이주가 이뤄진다. 송파구에선 1,000가구에 육박하는 대단지인 '가락삼익맨숀(936)'의 이주가 4월부터 시작된다.
문제는 과거 강남 3구에서 이 같은 대규모 이주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인근 지역 임대차 시장이 들썩여 왔다는 점이다. 2002년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한꺼번에 이주에 나서며 주변 전세 매물이 급감, 전세 대란이 발생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후 2019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재현됐다. 강남구 개포 주공4단지, 주공1단지 등 재건축·정비사업 단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이주가 이뤄지며 강남권 전세 수급이 불안해진 것이다. 당시 강남 3구의 전셋값은 서울 전체 평균 이상의 상승세를 보였다.
강남 전셋값·집값 '상승곡선'
이 같은 공식은 현재의 강남 부동산 시장에도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다. 10·15 부동산 대책으로 갭투자가 불가능해져 전세 물량이 급감한 가운데, 이주 수요가 불어나며 전셋값이 치솟기 시작한 것이다. 일례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펜타스' 전용면적 84㎡는 이달 20억원의 보증금으로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2024년 8월 입주 당시까지만 해도 같은 면적이 14억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현재 래미안원펜타스 전용 84㎡의 전세 매물은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통계치를 살펴보면 이 같은 상승 흐름은 한층 명확해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71% 급등했다. 이는 2012년 11월(1.79%) 이후 13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자, 집값이 급등했던 문재인 정부 당시 최고치(2021년 6월·1.63%)를 웃도는 수치다. 강남구 역시 같은 기간 전세가격지수가 0.49% 올라 지난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송파구의 전세가격지수도 해당 기간 0.67% 올랐다.
매매가도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R114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전년 대비 24.35% 오른 1억784만원으로 집계됐다. 상승세를 이끈 것은 강남구 압구정동, 개포동, 대치동 재건축 단지였다. 구체적으로 압구정동은 현대·한양아파트가 포함된 3·4·5구역이, 개포동은 우성6차와 개포주공6·7단지가, 대치동은 개포우성1·2차와 대치우성1차·쌍용2차 통합재건축, 은마아파트 등이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재건축을 제외한 강남구 일반 아파트 평당 평균가는 8,479만원으로 재건축 단지 대비 2,000만원가량 낮았다.
전문가들은 추가 이주 수요가 발생하면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며 전셋값·집값 상승세가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 입주 물량만으로는 향후 증가할 이주 수요를 충족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 3구 신규 입주 물량은 지난해 9,405가구에서 7,588가구로 20% 줄어든다"며 "이 중 조합원 물량을 제외하면 일반 분양 물량은 30%뿐이라, 실제로 들어가 살 수 있는 집은 2,276가구뿐"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올해도 강남 아파트 전셋값은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기 신도시 이주 불안도 여전
이 같은 문제는 재건축을 앞둔 1기 신도시들에서도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기 분당(성남시)과 평촌(안양시)·산본(군포시)의 선도지구 정비계획안이 줄줄이 시 심의를 통과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분당신도시 4곳(1만2,055가구)와 평촌신도시 2곳(3,126가구), 산본신도시 2곳(4,620가구) 등 총 8곳(1만9,801가구)의 선도지구 정비계획이 확정됐다. 정비계획안이 승인되면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이 이뤄지며 본격적으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들 선도지구 재건축 사업이 예정대로 2027년 착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주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발표된 국토교통부의 1기 신도시 이주 대책은 시장의 재량에 대응을 맡기는 방향이었다. 1기 신도시 재건축 계획이 발표됐던 2022년 원희룡 당시 국토부장관이 언급했던 정부 차원의 이주 단지 조성 계획이 사실상 백지화하고, 각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이주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국토부는 1기 선도지구 재건축 사업 기간(2027~2031) 동안 연평균 약 7만 가구의 이주 수요가 발생할 수 있으나, 공급 여력이 충분해 전세 위기(전세대란)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별도의 이주 대책으로 관리하지 않더라도 수도권 전반의 주택 공급 여력과 시장 기능으로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다르다. 한 시장 관계자는 "현재 수도권 전세 시장은 ‘전세의 월세화’와 입주 물량 축소 등으로 인해 공급이 이전 같지 못하다"며 "갑작스러운 수요를 흡수할 힘이 부족하고, 약간의 혼란만으로도 가격이 튀기 쉬운 구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