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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우선순위 변화가 만든 틈, 중국 CXMT·YMTC 메모리 물량이 채우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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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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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생산라인 공격적 확대 움직임
고부가 메모리 영역 진입 시도 병행
증시 입성 통한 자금 유입 효과 기대↑

글로벌 메모리 시장이 서버용 제품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과정에서 소비자용 메모리엔 공급 공백이 발생했다. 이에 중국 업체들은 빠르게 틈을 파고들어 낸드플래시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려는 시도에 나섰다. 특히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연내 증시 상장을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을 추진하면서 설비 투자 속도 또한 한층 가속할 전망이다. 업계는 이 같은 흐름이 메모리 공급난을 풀 열쇠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발 물량 공세 강화 조짐

4일 대만 IT 전문 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적인 메모리 품귀 현상으로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CXMT 등 중국 업체들은 시장 내 입지를 넓힐 기회를 얻게 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대형 공급사들이 수익성 높고 고객사들의 수요도 강력한 서버용 메모리에 역량을 집중하는 사이, 스마트폰과 PC, 자동차 등 소비자용 제품 시장의 메모리 수급이 상대적으로 느슨해졌기 때문이다. 디지타임스는 “공급 우선순위 변화가 글로벌 메모리 시장 내부에 공백을 만들었다”고 짚었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은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적극적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나섰다. 먼저 YMTC는 현재 건설 중인 우한 3공장 가동 시점을 기존 2027년에서 올 하반기로 앞당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구형 장비의 공정 최적화 및 설비 국산화로 외국산 장비 도입 제한을 극복하고, 기술적 한계 역시 상당 부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YMTC는 2022년 미국의 수출 통제 명단 등재로 애플 공급망 진입이 좌절됐지만,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와 내수 시장에 집중해 이들 시장 내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CXMT는 허페이 본사 생산능력(CAPA)의 3배에 달하는 대규모 공장을 상하이에 구축 중이다. 연내 장비 설치를 시작해 내년 상반기부터 서버와 PC, 자동차용 D램을 본격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이 같은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CXMT의 D램 시장 점유율이 2025년 약 11%에서 2027년 13.9%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CXMT는 이미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두 등 다수의 자국 빅테크 기업을 핵심 고객사로 확보하며 안정적인 판로를 구축한 상태다.

이러한 흐름은 메모리 시장의 회복 국면과 맞물려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증가로 전체 메모리 가격이 반등하는 상황에서 소비자용 메모리 시장의 공급 공백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자국 내 반도체 물량 부족 해소를 최우선 목표로 삼았지만, 글로벌 전자제품 제조사들 사이에서도 중국산 메모리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중국발 물량이 쏟아지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고가 전략이 통하지 않을 공산이 큰 만큼 메모리 공급난을 푸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우한 연구소에서 한 직원이 D램·낸드플래시 생산에 투입되는 웨이퍼를 확인하고 있다/사진=YMTC

동일 웨이퍼·적층 공정 기반 기술 확장

중국의 반도체 시장 침투는 비단 D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동일한 웨이퍼 공정을 활용하는 낸드플래시는 물론, 메모리를 적층해 대역폭을 높이는 HBM 영역까지 동시에 확장되는 흐름이 확인된다.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YMTC의 생산 속도가 눈에 띈다. YMTC는 신규 공장 건설과 동시에 일부 설비를 선반입해 라인을 조기 가동하는 방식의 ‘패스트트랙’ 전략을 택했다. 이는 공장 착공 이후 불과 1년 만에 양산에 돌입하는 일정으로 공급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의도를 선명히 드러낸 대목이다. 

기술 측면에서도 YMTC는 270단 3D 낸드 기술을 확보해 삼성전자(286단), SK하이닉스(321단)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혔다. 생산 수율과 공정 안정성 역시 오랜 투자와 외부 전문가 영입을 통해 선두 업체들과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의하면 YMTC의 낸드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지난해 1분기 처음으로 10%에 도달했고, 같은 해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4%p 상승한 13%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4위인 마이크론(14%)에 매우 근접한 수준이다.

CXMT의 메모리 영역 확장은 미국의 수출 통제로 HBM 조달에 제약을 받는 화웨이의 움직임과 맞물린다. CXMT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주요 AI 칩 설계 기업에 HBM3(4세대) 시제품을 제공해 왔고, 이를 올해 양산 단계로 전환한 뒤 내년에는 HBM3E(5세대) 수준의 기술 확보를 이룰 것으로 기대했다. CXMT 내부 소식통은 “초기 HBM3 납품 단계에서는 웨이퍼 불량으로 수율이 50% 안팎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후 수율 개선 속도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비 국산화가 가속하면서 관련 시장도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다. 중국 최대 반도체 장비 기업 나우라테크놀로지의 매출은 △2023년 220억7,900만 위안(약 4조6,200억원) △2024년 298억3,800만 위안(약 6조2,500억원) △2025년 300억 위안(약 6조2,500억원)으로 안정적인 우상향을 그렸다. 시장조사업체 큐와이리서치는 “나우라는 28나노미터(㎚) 공정 라인 확장 과정에서 식각기와 화학기상증착(CVD) 장비 등을 공급하며 생산라인 국산화율을 약 7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분석했다.

재무 부담 낮춘 설비 투자, 가격 경쟁력 강화

업계에서는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추격 속도가 한층 빨라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CXMT와 YMTC 모두 연내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인 까닭이다. CXMT는 상반기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STAR Market) 상장을 목표로 삼았다. 현재 기업가치는 최대 3,000억 위안(약 63조원) 수준으로 거론되며, 상장이 계획대로 마무리될 경우 최대 295억 위안(약 6조원)의 현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설비 확장 속도가 자금 여력의 제약을 받아 온 상황에서 이 같은 대규모 IPO는 생산 능력 확대의 전환점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CXMT의 생산 현황을 보면 자금 유입 효과가 어느 지점에서 나타날지 가늠할 수 있다. 지난해 생산량을 토대로 추산한 CXMT의 D램 생산량은 월 기준 웨이퍼 투입량 20만 장 수준이다. 이는 웨이퍼 기준 글로벌 D램 생산량의 약 10%에 해당하고, 매출을 기준으로 한 시장 점유율은 4%다. CXMT는 IPO로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올해 말까지 월 30만 장, 이후 40만 장 이상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계획을 세웠다. 설비 투자 집행 시점에 따라 단기간 내 생산량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다시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장밋빛 전망으로 이어진다. 현재 삼성전자의 범용 D램 생산량은 월 웨이퍼 기준 약 50만 장, SK하이닉스는 39만5,000장, 마이크론 29만5,000장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CXMT가 계획대로 자금 확보와 생산량 확대에 성공할 경우, 범용 D램 영역에서는 기존 3대 메모리 업체와의 생산 격차가 빠르게 좁혀진다. 특히 CXMT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D램 중심 공급 확대 전략을 유지 중인 만큼 물량 증가가 시장 내 입지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한층 큰 것으로 평가된다. 

CXMT는 이미 지난해 메모리 호황 국면에서 2016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35억 위안(약 7,300억원) 규모의 잠정 순이익을 기록한 상황이다. 이는 2024년 90억 위안(약 1조9,00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에서 단기간에 반등한 성적표다. 자금 조달 이전부터 손익 구조가 개선된 상황에서 IPO 자금까지 더해질 경우, 재무 부담 없이 설비 투자가 진행될 여건이 마련된다. CXMT의 설비 확장이 저가 물량 공급으로 이어지고, 종국에는 D램 가격 흐름과 공급 균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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