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냉각용 물 소비 급증 전망, 수랭식 보편화 흐름 속 차세대 냉각 기술 경쟁도 불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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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증가하는 AI 데이터센터 물 소비량 고집적 랙 도입 늘며 수랭식 냉각 기술 보편화 수랭식 냉각 고도화·액침 냉각 등 차세대 기술 경쟁 확대

인공지능(AI) 기술 보편화로 데이터센터 시장이 활황을 띠는 가운데, 물 사용 문제가 새로운 산업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주요 냉각 방식이 기존 공랭식 대비 효율이 높은 수랭식으로 변화하며 물 소비량이 나날이 증가하는 양상이다. 이러한 흐름 속 관련 업계는 수랭식 냉각 기술 고도화 및 차세대 냉각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물 소비
지난 6일(현지시각) 기술 전문 매체 기즈모도(Gizmodo)는 물 부족 리스크가 AI 산업의 새로운 성장 장벽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리버사이드(UC 리버사이드) 전기·컴퓨터공학부 샤오레이 렌(Shaolei Ren) 부교수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현재 물 사용 효율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2030년까지 미국 내 데이터센터가 추가로 확보해야 할 일일 용수량은 최소 6억9,700만 갤런(약 26억3,800만 리터)에서 최대 14억5,000만 갤런(약 54억8,800만 리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뉴욕시 전체에 하루 동안 공급되는 수돗물과 비슷한 규모다.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의 공공용수 시스템을 확충하는 데에는 2030년까지 최소 100억 달러(약 14조9,400억원)에서 최대 580억 달러(약 86조6,500억원)의 비용이 쓰일 것으로 예측됐다. 렌 교수는 이 수치가 어디까지나 매우 보수적인 추정이며, 데이터센터를 유치한 지역 사회가 이 비용을 스스로 감당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빅테크 기업들이 지역 사회와 협력해 수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인프라 개선에 투입 중이지만, 비용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이다.
이 같은 대규모 물 수요는 데이터센터 내부는 물론 발전소에서까지 발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블루필드 리서치가 발표한 '물-전력 넥서스: 데이터센터가 미국 물 환경을 어떻게 재편하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관련 물 소비의 72%가 발전 시설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앰버 월시 블루필드 리서치 연구 책임자는 "데이터센터가 냉각을 위해 직접 물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급격히 증가하는 전력 수요가 업계 전체 물 사용 전망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산업의 주요 물 위험은 냉각이 아닌 전력"이라고 강조했다.
수랭식 냉각이 물 수요 확대 견인
데이터센터 및 발전소에서 대규모의 물이 소비되는 배경에는 수랭식 냉각 방식이 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데이터센터에서는 공랭식 냉각 시스템이 일반적으로 쓰였다. 공랭식 냉각은 기계식 냉각기가 차가운 공기를 순환시켜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지난 2020년까지 데이터센터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되던 2.2㎾(킬로와트) 저집적 랙 냉각에 적합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30~50㎾의 고집적 랙이 등장하며 수랭식 냉각 장치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수랭식의 냉각 효율이 공랭식 대비 높기 때문이다.
수랭식 냉각은 냉각수를 사용해 열을 직접 흡수하고 방출하는 방식으로, 크게 '인 로우 쿨링(In Row Cooling)'과 랙 기반 '리어 도어 쿨링(Rear Door Cooling)' 방식으로 구분된다. 인 로우 쿨링은 고집적 랙 사이에 냉각 유닛을 설치해 서버에서 발생한 열을 직접 흡수하고, 냉각수 분배 장치(CDU)를 통해 냉수를 순환시키는 방식이다. 리어 도어 쿨링은 랙 후면 도어에 열 교환 유닛을 장착해 더운 공기가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바로 열 교환을 통해 찬 공기로 전환되는 구조를 띤다.
수랭식 냉각 시스템은 데이터센터에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 우선 공랭식 냉각보다 열 전달 효율이 높은 만큼, 서버의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과열 위험을 줄이고 하드웨어 성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공랭식 냉각 대비 에너지 소비량이 적어 전력 비용 및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 경감 효과도 발생하며, 에어컨 및 덕트 공간이 필요하지 않아 보다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해진다.
이 같은 점에 주목한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은 속속 수랭식 냉각 시스템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현시점 수랭식 냉각 시스템은 틈새 시장의 위치에서 벗어나 핵심 인프라로 평가받고 있다. 데이터센터 수랭식 냉각 시장 규모는 2025년 55억2,000만 달러(약 1조1,260억원)에 도달했으며, 2030년 157억5,000달러(약 23조1,855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할 시 연평균 성장률은 23.31%까지 치솟게 된다.

첨단 냉각 기술 개발 '가속도'
관련 업계는 단순 수랭식 냉각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기술 고도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일례로 레노버의 수랭식 냉각 시스템 넵튠(Neptune)의 경우 전체 시스템을 따뜻한 물로 냉각해 온수 재활용이 가능하며, 모든 부품(파워 서플라이 포함)에서 발생하는 열을 제거해 팬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차세대 직접 수랭식 솔루션인 DLC-2도 고온 냉각수 유입을 지원하며, 모든 부품이 냉각판(콜드플레이트)으로 완벽하게 밀폐돼 팬 속도를 낮추고 팬 수를 줄일 수 있다.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액침식 냉각 시스템 개발에도 속도가 붙는 추세다. 액침식 냉각은 서버 또는 메인보드를 절연냉각유(비전도성 오일)에 담가 냉각하는 방식이다. 냉각액 온도가 상승할 시 외부 열 교환기로 유체가 이동·냉각된 뒤 다시 탱크로 돌아온다. 열 발생 부품의 표면 전체에서 직접적으로 열이 제거되는 만큼, 냉각 효율 자체는 압도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다만 전용 서버가 필요하다 보니 구축 비용 부담이 커 실제 시장 진입은 더딘 편이다.
해당 기술은 시장 곳곳에서 실험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과 고성능 컴퓨팅(HPC) 업계를 중심으로 액침냉각 기술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다. MS는 스코틀랜드 인근 해역에서 해수 냉각 기술을 활용한 수중 데이터센터 실험 프로젝트 ‘나틱(Project Natick)’을 운영한 바 있다. 글로벌 냉각 솔루션 기업인 서브머(Submer), 그린 레볼루션 쿨링(Green Revolution Cooling) 등도 액침냉각 시스템을 공급하며 HPC와 AI 서버 중심으로 적용 사례를 늘리고 있다.
중국 하이난에서는 해저 데이터센터를 실제 상업 운영 형태로 구축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해당 시설에는 바닷물을 활용해 서버 열을 식히는 방식이 적용됐다. 한국에서는 삼성SDS, SK텔레콤, KT클라우드 등 대기업들이 각 사 실증센터에서 시범 운영을 이어 가고 있으며, GS칼텍스, SK엔무브 등 정유·에너지 기업 및 액침냉각 기술 기업 이머스쿨 등도 냉각유 개발 및 공급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시장 활성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