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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이란 ‘에너지 선물’ 언급한 트럼프 “핵 포기 합의” 주장에도 중동 긴장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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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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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정권 교체” 전쟁 성과 강조
전면전 막기 위한 외교 총력전 나선 유럽
사우디 등 걸프국 대이란 강경 입장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이란으로부터 매우 큰 선물을 받았다”고 밝히며 협상 진전을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이란의 핵 포기 조건을 제시하며 전쟁 성과와 종전 가능성을 한 흐름으로 묶었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과 어떠한 대화도 없었다며 이를 부인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정치적 수사로 규정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정면으로 엇갈리면서 협상 주체와 합의 범위, 전쟁 종식 경로는 한층 불분명해지는 형국이다. 

종전 시나리오 여전히 불투명

트럼프 대통령은 24일(이하 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마크웨인 멀린 신임 국토안보부 장관 선서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이란으로부터의 선물이 도착했다”며 “석유 및 가스와 관련된, 엄청난 가치가 있는 매우 큰 선물”이라고 밝혔다. 전날 “향후 5일간 이란 발전소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모든 군사 공격을 연기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이란과의 협상 진전을 재차 언급한 것이다. 다만 그는 해당 선물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에는 미소만 내보이며 말을 아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의 지도부를 모두 죽였다”면서 “우리는 이란의 새로운 집단 중 한 곳과 상대하고 있으며, (그들은) 곧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내용과 관련해서는 “그들은 이란에 더 이상 어떤 핵무기도 없어야 하고, 우라늄 농축도 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했다”며 “우리는 협상에서 최선의 포지션에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란의 핵 포기를 포함해 15개 항목에서 합의했다”고 주장하며 “그들은 결코 핵무기를 갖지 않기로 동의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전쟁 성과와 협상 진전을 동일한 사안으로 다루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란 측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이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24시간 동안 미국과는 어떤 협상이나 대화도 없었다”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란 측은 “미국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협상을 요청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를 공식 협상으로 보지 않는 입장을 드러냈다. 반관영 메흐르 통신 역시 외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간 대화는 없었다”고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폭등하는 에너지 가격을 낮추려는 정치적 수사이자, 자기 군사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시간을 벌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협상 실체에 대한 불확실성은 도리어 커지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전화한 게 아니라 그들이 전화했다”며 이란 측이 대화를 요청했다는 점을 강조했고, “미국이 직접 가서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회수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합의 이후 조치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전쟁이 끝난 후 미국이 호르무즈를 통제할 것이냐는 물음에도 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통제할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할 공식 협상 절차나 채널 등은 여전히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대이란 작전 및 협상 과정 개입

외교계는 이란과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유럽 국가들이 협상을 주도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주요국에 “미국의 대이란 군사 작전을 돕지 않는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유럽이 군사·외교 양 측면에서 동시에 개입하는 양상이 확인되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보도에서 “유럽 각국은 직접 참전을 회피하는 대신 작전 기반을 제공하는 식으로 전쟁을 간접 지원하고, 동시에 외교 채널을 통해 협상 주선 역할을 병행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유럽이 전면 충돌을 억제하면서도 개입 범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유럽 내 군사 인프라는 미국의 대이란 작전 수행에 핵심 기반으로 활용되는 상황이다. 유럽에는 약 40개의 미군 기지에 8만여 명의 병력이 주둔 중인데, 전쟁 발발 이후 영국·독일·포르투갈·이탈리아·프랑스·그리스 기지에서는 대규모 전투기와 드론 함선이 연료 보급과 무장 작업을 마치고 출격했다. 또 독일 람슈타인 기지에서는 약 9,000명의 미군이 드론 작전을 지휘 중이며, 영국 페어퍼드 기지에서는 전략 폭격기 B-1이 탄약과 연료를 적재하는 장면이 확인됐다. 이는 곧 유럽이 미군의 대이란 군사 작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두고 WSJ는 “유럽 각국이 국내 여론과 에너지 위기 등을 의식해 직접적 군사 지원을 꺼리지만, 최대 안보 파트너인 미국의 협력 요청을 거부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쟁 장기화로 고유가가 심화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이미 어려움에 처한 유럽 경제가 더 큰 난관에 부딪힐 수도 있는 만큼 미국을 배후 지원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표면적으로는 자국의 역할이 단순한 병참 지원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고수 중인 국가가 대부분이다. 일례로 프랑스는 자국 내 미군 공중급유기 주둔을 허용하면서도 “급유기의 역할은 주유소”라고 선을 그었다. 

걸프국 군사 개입 가능성

이처럼 전쟁의 직접 영향권에 있지 않은 유럽마저 종전을 위해 움직이는 데는 중동 내 급변한 정세가 영향을 미쳤다. 그간 외교적 해법을 중시하던 걸프국에서도 이란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오며 상황이 악화할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적 지도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최근 전화 통화에서 이란 강경 정권 제거 필요성을 강조하며 전쟁 지속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중동 재편의 역사적 기회’로 판단하고, 에너지 시설 공격과 지상 작전까지 옹호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신중한 입장과는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사우디는 이와 함께 미국의 공습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이는 자국 영공과 시설을 공격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급선회한 것으로, 미군 킹파드 공군기지 사용을 허용한 데 이어 추가 지원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무장관 역시 WSJ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공격에 대한 우리의 인내는 무한하지 않다”며 “걸프 국가들이 대응할 능력이 없다고 믿는 것은 오판”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내놨다. 이에 외교계에선 “사우디의 참전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마저 제기된다. 

아랍에미리트(UAE)도 자국 내 이란 소유 자산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UAE는 전쟁 병력 투입 여부를 논의하기 시작했으며, 이란의 군사력을 일부 남겨두는 휴전에 반대하는 로비도 전개 중이다. 두바이에서는 이란 병원과 클럽이 폐쇄되기도 했다. UAE 연방 정부는 “이란 정권 및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직접 연결된 일부 기관은 이란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목적을 위해 악용되는 등 UAE 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폐쇄 이유를 설명하며 추가 제재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는 이란 경제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외화 접근과 글로벌 무역 네트워크 이용이 제한될 것이란 관측으로 이어진다. 

이런 가운데서도 이란은 항전의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은 카타르 라스라판 에너지 허브를 포함해 사우디 홍해 연안, 쿠웨이트, UAE 시설 등을 연이어 타격했고, 특히 UAE에는 2,000건 이상의 공격을 퍼부었다. 동시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통과를 선택적으로 허용하며 통제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심지어 전후 해협 운영에 관여하거나 통행료 부과 가능성까지 주변국에 전달했다는 전언이다. 걸프국 입장에서는 원유 수출의 핵심 경로가 통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한 만큼 대응 압박 또한 심화하는 형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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