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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는 공동구매·美는 무역블록” 핵심광물 패권전쟁 서막, 中 희토류 무기화 역풍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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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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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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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구매자 연합’으로 중국 지배력에 균열
美는 핵심광물 ‘다자 무역블록’으로 공급망 다변화
중국 의존도 낮추고 공급망 자주권 확보 목표

유럽연합(EU)이 에너지 전환과 국방 안보의 핵심인 전략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범유럽 공동구매 플랫폼’을 공식 출범시켰다. 개별 기업의 구매력을 하나로 묶어 시장 협상력을 높이고, 특정 국가가 공급망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탈피하겠다는 전략이다. EU는 이를 통해 희토류와 배터리 소재 등 전략 물자의 안정적 확보를 꾀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광물 동맹을 강화해 전방위적인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이 동맹국을 묶는 ‘핵심광물 무역 블록’을 추진하는 가운데, EU까지 가세하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범동맹 차원의 대응 또한 한층 입체화되는 모습이다.

EU, 핵심 광물 공동구매 착수

13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는 ‘에너지 및 원자재 플랫폼(Energy and Raw Materials Platform)’의 핵심광물 부문을 공식 출범시키고, 구매자 등록을 받기 시작했다. 이번 플랫폼 출범은 지난해 12월 발표된 ‘리소스 EU(REsource EU)’ 전략의 핵심 실행 단계다. 플랫폼은 역내 구매자들의 수요를 취합해 전 세계 공급업체와 연결해 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최종 계약은 양측이 직접 체결하지만, EU 차원에서 수요를 통합함으로써 개별 기업이 대응하기 힘들었던 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한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핵심광물 공급망은 중국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희토류의 경우 전 세계 생산의 최대 90%를 차지한다. 전기차 배터리, 재생에너지 설비, 방위 산업 등 핵심 산업이 특정 국가에 의존하는 구조다.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에서 중국의 독점적 위상이 커지면서 중국 정부는 핵심광물 수출 통제를 통상 협상과 외교 분쟁에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2023년을 기점으로 핵심광물 분야에서 전략적 수출 통제 강화를 노골화하기 시작했다. 2023년 8월 ‘국가 안보 수호’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갈륨·게르마늄 수출 허가제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갈륨은 반도체 웨이퍼·5세대(G) 통신, 게르마늄은 광섬유·태양광에 필수적인 광물이다. 중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갈륨 90%, 게르마늄 70%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2년 전부터 흑연 수출의 허가제도 시행하고 있다. 배터리 음극재 핵심 소재인 흑연의 정제·가공의 중국 점유율이 90% 이상인 상황에서 중국이 수출을 통제하자 글로벌 이차전지 업체들은 대체 공급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에는 펜타닐 관세와 상호관세 등 미국의 조치에 대응해 희토류 수출 통제에도 나섰다. 중국은 지난해 네오디뮴·디스프로슘·터븀 등 중희토류 7종을 추가 통제 대상으로 지정, 글로벌 전기차 모터용 영구자석 생산에 직격탄을 날렸다.

EU는 이 같은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조달 방식을 바꿨다. 개별 기업이 아니라 회원국 기업 수요를 묶어 공동 구매에 나서는 방식이다. 플랫폼은 수요 기업과 공급업체를 연결하되, 실제 계약은 기업 간에 체결된다. 플랫폼은 PwC 컨소시엄이 900만 유로(약 156억원) 규모로 구축했으며, 핵심광물뿐 아니라 수소, 천연가스, 바이오메탄 등 에너지 자원을 포함한 복수 조달 체계로 운영된다. EU는 앞서 수소 부문에서 동일 플랫폼을 먼저 운영해 273건의 공급 매칭을 성사시킨 바 있다. 1차 매칭은 14일부터 시작되며, 희토류와 배터리 소재, 방위 관련 원자재 등 단기 확보가 가능한 품목에 초점을 맞춘다.

EU-미국, ‘대서양 광물 동맹’ 시동

EU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전략적 비축 계획도 추진 중이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EU 관계자와 회원국 대표들이 참여한 화상회의에서 회원국의 역할 분담이 확정됐다. 프랑스는 비축 물량 구매를 위한 금융(Finance) 조달을, 독일은 광물 공급(Supply)선 확보를, 이탈리아는 물류(Logistics) 시설 운영을 맡기로 했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현재 10개 회원국이 핵심광물 비축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광물 물량과 물류, 장기 저장 비용 등을 평가하기 위한 실무그룹으로 나눠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연내 유럽핵심광물센터도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 센터는 시장 정보 제공과 전략 프로젝트 지원, 민관 공동 구매 및 비축 조율 등 포트폴리오 관리자 역할을 맡는다. 핵심광물 비축 시범 사업도 같은 시기에 가동된다. 영구자석 스크랩과 폐기물 수출 제한 조치는 올해 상반기 도입되며, 알루미늄 스크랩에 대한 추가 조치도 예고됐다.

또한 EU는 2024년 5월 핵심원자재법(CRMA) 실효 이후 역내 생산능력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EU는 2030년까지 역내 소비량의 10% 채굴, 40% 정제련, 25% 재활용을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작년 상반기에만 280억 유로(약 48조7,600억원) 규모의 60개 전략 프로젝트를 공표했다. 이 가운데 리튬 관련 프로젝트가 18개로 가장 많고, 흑연(11개)과 희토류(7개)가 뒤를 이었다.

EU가 미국에 핵심광물 파트너십을 제안하면서 미·EU 공조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EU가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고 석 달 내에 ‘전략적 파트너십 로드맵’을 수립하기 위해 미국에 핵심광물 협력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협력안에는 △핵심광물 공동 개발 프로젝트 △가격 지지 메커니즘 모색 △외부 광물의 과잉 공급과 기타 형태의 시장 조작으로부터의 시장 보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지지·공동비축·수출통제 공조까지, 美 탈중국 가속화

EU의 파트너십 제안은 미국이 동맹국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핵심광물 다자 협의체 구상과도 맞물린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핵심광물 공급망 전략을 외교·경제 정책 전면에 배치하며 맞대응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핵심광물 확보를 기술 경쟁력과 국가 안보 측면에서 핵심 과제로 인식하고 동맹 규합과 공급망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EU, 일본, 멕시코와 핵심광물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지난 2월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멕시코·EU·일본과 손잡고 '가격 하한제(Price Floor)'와 '공동 비축'을 골자로 하는 강력한 자원 동맹 구축을 공식화했다.

해당 조치는 오는 7월로 예정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정기 검토와 맞물려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자원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안보를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미 무역대표부는 멕시코와 함께 핵심광물 수입 시 일정 가격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보장하는 가격 하한제를 구체화한다. 이는 특정 국가가 물량을 쏟아내 가격을 폭락시키는 시장 교란 행위를 막고, 우방국 내 채굴·가공 기업의 최소 수익성을 보장하려는 장치다. 미국 정부는 가격 하한제를 향후 다른 국가와 맺는 무역 협정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아울러 핵심광물을 공동으로 비축하고 채굴부터 무역까지 통용되는 공통 규제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미국은 핵심광물 무역블록인 ‘지전략적 자원협력 포럼(FORGE·포지 이니셔티브)’도 출범시켰다. 기존 시장 중심 접근이 실패했다는 판단 하에, 동맹 내 가격 안정 장치를 통해 중국의 저가 공급 전략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포지에는 한국, 일본, 호주, 유럽 주요 국가뿐 아니라 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들도 포함됐다. 미국은 이번 무역블록 구상을 금융·비축 정책과도 연계하고 있다.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은 120억 달러(약 17조7,000억원)를 투입해 핵심광물을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민관 합동 사업 ‘프로젝트 볼트’를 발표한 바 있다.

나아가 미국 정부는 ‘구속력 있는 공급망 동맹’을 표방해 일본, 호주, 캐나다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 광물 조사·비축·공동구매 시스템도 국가안보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최근 호주, 우크라이나 등 자원 부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 광산 개발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앞서 백악관은 희토류 공급망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광업·제조업체인 USA 레어어스에 최대 2억7,700만 달러(약 4,000억원)의 직접 자금 지원과 13억 달러(약 1조9,2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발표했으며, 미 국방부는 지난해 7월 중국과 경쟁하는 MP 머티리얼즈의 지분 인수에 합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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