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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 자원 소모에 이란 공습 멈춘 美, 핵·호르무즈 협상 난항 속 출구 전략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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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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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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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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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방공 미사일 소진으로 이란 공습 일시 보류
이란 핵무장·호르무즈 해협 등 핵심 사안 관련 이견 여전
미국 내부에서도 의견 부딪혀, 우크라이나發 변수까지

미국이 2주 가까이 지속하던 대(對)이란 공습을 중단했다. 장기화하는 전쟁 속 방공 자원 소모가 극심해지자, 미국 내부에서 대규모 공습에 대한 반대 의견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군사 충돌을 잠시 멈춘 양국은 현재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 해협 통행 문제를 둘러싸고 상반된 입장을 고수한 채 공방을 벌이는 중이며, 미국 정치권 내부에서도 군사 압박론과 조기 종전론이 팽팽히 맞부딪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美, 이란 공습 급제동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고위 참모진 및 행정부 고위 인사들과 비공개회의를 진행한 뒤 이란에 대한 대규모 폭격 계획을 일시 보류했다. 전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어느 때보다 큰 대규모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경고한 지 하루 만에 돌연 공격 중단을 지시한 것이다. 회의에서 댄 케인 미군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이란을 상대로 한 대규모 공습에 사실상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J.D. 밴스 부통령도 공습 계획에 우려를 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도 전면적인 군사 작전 대신 협상과 장기적인 경제 압박을 병행하는 방안을 지지했다고 전해진다.

추가 공습이 보류된 핵심 이유는 방공 미사일 부족이었다. NY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회의에선 국방부의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과 기타 방공 시스템 재고 감소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며 "회의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략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요르단, 쿠웨이트,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지역 미군 기지를 방어할 무기가 줄어들고 있다는 보고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정도 설득된 것으로 보인다는 전언이다. 미 국방부는 지난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4월까지 미군이 사용한 패트리엇 미사일이 1,200발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요르단 미군기지에서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해 미군 병력 3명이 전사하기도 했다.

"탄약 문제없다" 부인 이어져

다만 미국 측은 이러한 분석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WSJ에 보낸 입장문에서 미국의 무기 재고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우린 세계 어느 나라보다 훨씬 많은 탄약을 갖고 있다"며 "필요한 것보다도 훨씬 많다"고 밝혔다. 마이크 월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 역시 유사한 입장을 피력했다. 왈츠 대사는 같은 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미국이 중동에 추가 전력을 배치했으며 언제든 공격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이 진행될 수 있도록 일정한 시간과 여지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츠 대사는 이날 NBC방송 '미트 더 프레스'에서도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이미 무기가 부족한 상황을 물려받았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단행한 대우크라이나 지원과 예멘 후티 반군을 겨냥한 공습 등이 무기 재고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월츠 대사는 "분명히 말하겠다"며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미군은 이번 작전을 필요한 만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기 부족이 대이란 군사작전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외신의 관측을 재차 부정한 것이다.

협상 관련 양국 입장 대립

확전 흐름에 사실상 제동이 걸린 가운데, 현재 양국은 군사 충돌을 잠시 멈추고 외교적 신경전을 이어 가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미시간주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취재진에게 “이란이 만나기를 원했고 우리는 만나고 있다”며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대리인을 통해서도, 직접적으로도 회담을 요청했다”며 “무언가 일어날 가능성이 꽤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합의가 이뤄진다면 좋은 일이고, 그렇지 않다면 이틀 전까지 하던 일을 다시 하면 된다”며 군사작전 재개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 “이란이 미국과 회담하려는 유일한 이유는 우리가 그들을 매우 강력하게 타격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한 일이 없었다면 그들은 우리와 대화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란은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부인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중재국들이 현재 지역 상황에 관한 미국 쪽 메시지를 전달할 수는 있다”면서도 “현재 우리는 미국과 어떠한 협상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최근 며칠간의 협상은 오만 측을 통해서만 진행됐으며, 어디까지나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을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설명이다. 바가이 대변인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도 “이란이 외교를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이란이 미국에 협상을 요청했다는 보도는 조작된 것”이라며 “그것은 우리의 디엔에이(DNA)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상황은 휴전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핵심 쟁점서 이해관계 충돌

이처럼 미국과 이란의 논의가 장기간 공회전을 이어가는 것은 주요 쟁점에서 양측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양국의 핵심 논제는 이란의 핵무장 해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능력의 검증 가능한 축소를 요구 중이지만, 이란에 있어 핵을 포기하거나 핵능력을 장기 감시 체제 아래 두는 상황은 정권 안보와 협상력의 중심축을 포기하는 수준의 거대한 리스크다. 양국 간 이해관계가 부딪힐 수밖에 없는 사안인 셈이다. 현재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이란은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반면 이란은 핵무기 개발 의도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핵 프로그램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다는 뜻을 고수 중이다.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인 이란에는 평화적 목적의 핵에너지 생산 권리가 있으며, 종전 협상도 이 권리를 존중하는 선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호르무즈 해협 관련해서도 상반된 입장이 제시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체결된 종전 양해각서(MOU)를 통해 최소 60일간 호르무즈 해협의 무상 통행을 요구했으며, 이를 최종 합의에도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 수로인 만큼 특정 국가가 통행료를 부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이란 측은 60일 협상 기간 동안에는 통행료를 유예하더라도,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는 비용을 요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날 때 지불하는 돈을 단순한 통행세가 아닌 해협 관리, 안전 보장, 항행 서비스에 대한 비용으로 재정의하는 전략이다. 이후 MOU는 이달 초 양국의 군사 충돌이 재개되면서 사실상 무산됐으며, 양국은 중재국을 통해 새로운 통항 질서를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복잡해지는 전쟁 양상

의견 충돌은 미국 내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ABC뉴스는 26일 자사 시사 프로그램 '디스 위크(This Week)' 인터뷰를 통해 마이크 터너 공화당 하원의원과 크리스 밴 홀런 민주당 상원의원이 이란 문제를 놓고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터너 의원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 핵무기 개발 의지를 꺾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NATO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이란의 핵무장 자체가 '국제사회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라는 주장이다. 반면 밴 홀런 의원은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 개입하지 말아야 했다며 즉각적인 종전을 촉구했다. 그는 "구덩이를 파고 있을 때는 파는 일을 멈춰야 한다"며 "미국이 군사작전을 중단하면 사실상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도 다시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군사 행동을 보류했다는 보도에 대해 다행이라고 평가하며 "확전은 미국을 이 분쟁에 더욱 깊숙이 끌어들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쟁의 출구 전략이 좀처럼 확보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우크라이나가 이란 선박을 향해 드론 공격을 가하면서 충돌의 양상은 한층 복잡해졌다. 이란 외무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새벽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인해 카스피해에 있던 이란 상선에 폭발이 일어나 선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이란 외무부는 우크라이나의 이 같은 행보가 무력 사용을 금지한 유엔(UN)헌장 제2조를 위반한 침략 행위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군사적 도발을 지속하면 러시아를 넘어 이란과도 전쟁을 벌여야 할 것이란 경고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카스피해에서 러시아 군함과 이란 관련 군사 화물 운송에 사용되는 선박을 타격했다”며 해당 공격이 이란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피해 선박이 러시아 남부 아스트라한에서 이란으로 향하는 중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으나, 러시아 군수품을 실었는지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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