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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종전 협상] "이란 공격 작전 일단 보류" 핵 이견에 군사적 압박 이어가는 美, 폭풍전야 속 '경제 협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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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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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걸프국 중재에 對이란 군사 작전 연기
핵 프로그램 두고 좁혀지지 않는 입장차, 군사적 긴장 지속
"일단은 경제·안보 안정에 집중" 종전 논의 무게중심 이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보류하겠다고 천명했다.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양국의 군사적 긴장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걸프 국가들의 중재로 '폭풍전야' 국면이 겨우 지속되는 양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향후 양국이 종전안 확립 과정에서 핵 프로그램보다는 제재 완화·보상안 등 경제적 사안에 중점을 두고 분쟁의 '임시 봉합'에 보다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美, 추가 공격 가능성 열어둬

18일(이하 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카타르 에미르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 사우디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 UAE 대통령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이 화요일(19일)로 예정된 이란 군사 공격을 보류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19일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재개할 계획이었다는 사실은 이번 발언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7일 휴전에 합의한 이후 직접 충돌을 멈췄지만, 종전 협상이 장기간 공회전하며 미국의 군사 행동 재개 가능성이 고개를 든 상황이었다.

공격을 위한 '사전 준비'도 꾸준히 진행돼 왔다. 대표적인 예가 작전명 변경이다. 지난 12일 미국 NBC방송은 미국 정부가 대(對)이란 군사 작전을 재개할 경우 작전명을 기존의 '장대한 분노'에서 '슬레지해머(대형 망치)'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미 의회의 통제를 피하기 위한 조치다. 미국의 전쟁권한법상 의회 승인이 없는 군사 작전은 최대 60일까지만 수행 가능하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 작전이 40일 만에 목표를 달성하고 종료됐다고 선언한 바 있다. 작전명을 변경하고 공격을 재개하면 60일의 '카운트다운'이 초기화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도 군사 작전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17일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긴급 전화 통화를 통해 이란과의 교전 재개 가능성에 대해 대화했다. 이후 이스라엘 공영 방송 칸은 익명을 요구한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 군은 미국의 새로운 이란 공습에 합류할 준비를 마쳤다"며 "공격이 개시될 경우 이란의 에너지 기간시설이 주요 표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또 다른 유력 매체인 채널12 역시 "이번 정상 간의 대화는 이란과의 전투 재개 준비가 진행되는 긴박한 그림자 속에서 이루어졌다"며 "현재 이스라엘군 전역에 높은 수준의 경계령이 내려진 상태"라고 보도했다.

핵 프로그램 관련 시각 '평행선'

트럼프 행정부는 이 같은 군사적 압박을 통해 이란에 핵 프로그램의 영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민간용이라도 자체 우라늄 농축은 허용할 수 없으며, 이란이 보유한 60% 농축 우라늄 약 400~440kg을 해외로 반출하거나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은 이란이 이러한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군사 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지난 3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을 직접 탈취하는 군사 작전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미 육군 제82 공수사단 등 지상군이 고농축 우라늄 저장 시설 확보를 위해 투입될 것이라는 구체적 분석도 나왔다.

다만 이란은 우라늄 농축 권리를 포기할 수 없다며 미국의 주장에 강력하게 반발 중이다. 핵무장 능력이 체제 생존의 강력한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이란 지도부는 핵 프로그램이 사실상 '정권 보험' 역할을 한다고 본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리비아의 카다피 등 대량 살상 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한 정권이 붕괴한 사례를 반면교사 삼은 것이다. 이에 더해 핵무기는 지역 패권 경쟁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과 전략적으로 대치하고 있으며, 이 중 이스라엘은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평가된다. 이란 입장에서 핵무장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필수적 카드인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란은 핵 프로그램 관련 문제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달 초 미국이 진행한 군사 작전의 목적이 우라늄 탈취일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미국은 F-15E 전투기가 피격된 뒤 탑승했던 무기체계장교가 실종되자 항공기와 특수부대 요원들을 이란에 투입해 구출 작전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 측은 조종사가 숨어 있던 곳이 이란 남서부 코길루예 보예르-아흐마드주라고 주장했으나, 실제 미군 항공기가 착륙한 지점은 이곳에서 멀리 떨어진 이스파한 남부”라며 “이번 작전이 이란의 우라늄을 탈취하기 위한 기만 작전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스파한은 포르도, 나탄즈 등 이란의 3대 핵 시설이 있는 지역이다. 

종전 논의는 경제에 초점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양국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결국 경제 부문이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미국의 제재 완화 및 경제 재건 지원 여부가 일차적인 논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최근 양국은 경제적 사안에 중점을 둔 종전안을 주고받으며 타협의 여지를 모색 중이다. 18일 이란 반관영 통신사 타스님은 대미 협상단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 이란이 14개 조항으로 된 새 종전안을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새 제안이 미국 측이 취해야 하는 '신뢰 구축 조치'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타스님은 또 다른 보도에서 협상팀에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쪽이 이전 문안과는 달리 새 문안에서는 협상 기간 동안 이란의 석유 제재를 일시적으로 유예(해제)하는 것을 받아들였다”고도 전했다. 이란은 종전안에 모든 대이란 제재의 완전한 해제가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최종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제재를 일시 해제하는 방안을 우선 제안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해당 사안에 대한 미국 측의 공식 확인 여부는 제시되지 않았다.

같은 날 바가이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14개 조항의 제안서를 전달한 뒤 미국 측은 자신들의 주안점을 우리에게 제시했다"며 이 같은 매체 보도 내용을 공식화했다. 그는 "이에 상응해 우리 역시 입장을 다시 전달했고, 지난주 미국 측이 공개적으론 이 제안을 거부한다고 했지만 우리는 입장을 전달한 다음 날 미국 측의 수정 의견과 주안점을 파키스탄에서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미국의 제안들은 지난 며칠간 검토됐고, 어제(17일) 발표한 바와 같이 이에 대한 우리의 의견이 미국에 다시 전달됐다"며 "파키스탄 중재자를 통한 협상 프로세스는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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