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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저가 공세로 빨라진 ‘휴머노이드’ 현장 투입, 본격 상용화까지는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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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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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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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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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공장·물류창고, 휴머노이드 시험장 전환
생산성·안전성 검증 미비, 기대감만 앞선 현실
배터리 혁신·체화 데이터 등 풀어야 할 과제 많아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험실을 벗어나 산업 현장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글로벌 제조기업들의 파일럿 확대가 맞물리면서 산업 현장에서의 로봇 도입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요구되는 생산성을 확보하기까지는 여전히 적지 않은 기술적 간극이 존재한다. 학계에서는 작업 범위와 배터리 성능, 정밀 조작 능력 등 핵심 기술 과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만큼 대규모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수하물 나르고 배터리 셀 쌓고, 산업 현장 로봇 투입 활발

3일(이하 현지시간) 로봇 전문 매체 더로봇리포트(The Robot Report)에 따르면 일본항공 산하 JAL그라운드서비스와 GMO AI&로보틱스는 이달 하네다 공항에서 중국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한 지상 조업 실증 실험을 시작했다. 2028년까지 수하물·화물 적재와 하역 등 체력 부담이 큰 업무를 로봇이 얼마나 보조할 수 있는지 단계적으로 검증한다. 고령화로 인력난이 심화되자 안전 관리 같은 핵심 업무는 사람이 맡고 로봇은 반복적이고 노동 강도가 높은 작업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런던 동부 레인햄의 샤프그룹 재활용 시설에서는 중국 리얼맨로보틱스가 만든 휴머노이드 '알파'가 폐기물을 골라내는 작업을 배우고 있다. 이 시설은 매년 최대 28만 톤의 재활용품을 처리하지만, 먼지와 소음이 심해 작업자 이직률이 40%에 달한다. 영국 로봇 업체는 중국산 로봇 플랫폼을 실제 재활용 공정에 맞게 개조해 선별 라인에 세우는 방식을 시험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 업계에도 휴머노이드 로봇이 배치됐다. BMW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르탄부르크 공장에서 피겨 AI(Figure AI)의 피겨03을 로봇 가동 시간당 25달러(약 3만7,700원) 요율의 상업 계약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11개월의 파일럿 기간 동안 피겨02 로봇 두 대가 BMW X3 3만 대 이상의 생산에 참여하며 99% 이상의 부품 배치 정확도를 기록했고, BMW는 이를 근거로 피겨03 40대 규모의 확대 계약을 체결했다.

BMW는 또 지난 2월 27일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에 스웨덴계 핵사곤 로보틱스의 'AEON' 로봇을 도입하며 유럽 최초의 휴머노이드 공장 배치를 선언했다. 165㎝ 키에 22개 센서를 탑재한 AEON은 고전압 배터리 조립 등 인간 작업자에게 큰 부담을 주는 공정을 담당하며, 올해 여름 본격 양산 파일럿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텍사스 기반 앱트로닉의 '아폴로(Apollo)'를 베를린 디지털 팩토리 캠퍼스와 헝가리 케치케메트 공장에 배치해 물류 자동화에 투입했다.

중국에서도 생산 라인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투입되고 있다. 상하이자동차(SAIC)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사인 상하이GM은 지난 3월 말 뷰익 일렉트라 E7의 배터리 양산 라인에 바퀴형 휴머노이드 로봇 '넝자이 1호'를 배치했다. 상하이GM과 상하이 로봇 스타트업 애지봇이 공동 개발한 이 로봇은 배터리 셀을 집어 올리고 적재하는 공정을 맡는다. SAIC는 위험도가 높은 전기 작업을 로봇에 맡겨 작업자 부담을 줄이고, 기존 자동화 설비보다 작은 공간에서 유연하게 생산 라인을 운영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본격 상용화에 대해선 비관론 우세

올해 들어 산업 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투입되는 움직임이 가파르지만, 본격적인 상용화에 대해서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휴머노이드 산업의 가장 큰 병목은 단가보다 작업 범위에 있다. 현재 출시된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걷고, 물건을 들고, 정해진 위치에 옮기는 기능을 시연하지만, 실제 인간 노동자가 수행하는 변칙 대응과 복합 판단에는 여전히 한계가 크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현장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의 연속이다. 부품 위치가 미세하게 어긋나고, 작업자가 동선을 바꾸며, 포장재가 찢어지고, 설비가 멈추는 상황이 반복된다. 휴머노이드가 이런 변수를 스스로 인식하고 안정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관리 인력과 재작업 비용이 늘어나 도입 효과가 희석될 수밖에 없다.

테슬라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생산 연기를 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옵티머스의 조기 상용화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작년 12월 15일 실적 발표 당시 "올해 안에 수천 대의 옵티머스 로봇이 공장에서 유용한 일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하면서 연간 1만 대 생산 계획까지 언급했다. 2024년 6월에는 테슬라 공식 계정을 통해 로봇 2대가 공장에서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1월 실적 발표에서 머스크 CEO의 태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옵티머스의 초기 단계에 있으며, 사실상 연구개발(R&D)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장에서 기초적인 작업을 수행해보긴 했으나, 새로운 판(버전)을 반복 제작하면서 구형 모델은 폐기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방식으로 공장에서 사용되는 상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로봇이 스스로 판단해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을 위한 단순 반복 수준에 그치고 있음을 자인한 셈이다.

정밀 조작 능력 확보가 상용화 시점 결정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늦추는 요인은 이뿐만이 아니다. 산업계와 학계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최대 과제로 꼽는 것은 지속적인 가동 시간이다. 현재 대부분의 휴머노이드는 1회 충전 시 2~4시간만 작동할 수 있어,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8~12시간 운영 기준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과도한 유휴 시간 때문에 로봇은 인간 작업자에 준하는 생산성을 달성할 수 없다. 가장 큰 장애물은 배터리로, 전문가들은 보다 긴 작동 시간을 제공할 수 있을 때까지 휴머노이드의 도입은 파일럿 단계에만 머물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데이터 수집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생성형 AI에는 쉽게 얻을 수 있는 대량 데이터가 있으나, 물리적 시스템은 다르다. 자율주행 차량이 하루 25기가바이트(GB), 항공기 엔진이 시간당 20테라바이트(TB)를 생성하지만 대부분 활용되지 않는다. 이는 데이터 부족 때문이 아닌, 서로 다른 센서 스트림을 실행 가능한 인텔리전스로 합성하는 능력 부족에서 기인한다. 안전성 검증 역시 딜레마다. AI 시스템은 투명성 부족, 오류, 편향, 예측 불가능성으로 인해 기존 안전 검증 프로세스를 적용할 수 없다. 로봇이 환경에서 무엇을 할지 보장할 수 없기에, 새로운 안전 보증 방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교한 조작 능력과 이동성의 한계도 본격적인 상용화를 가로막는 요소다. 이 두 가지 요소는 휴머노이드 발전 과정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한 영역인 동시에, 기술적으로는 구현 난이도가 가장 높은 분야다. 현재의 휴머노이드로봇은 이 두 영역에서 인간의 역량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특히 비정형 환경에서 그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 같은 차이는 크게 △기계적 특성 △감각운동 능력 △학습 효율성 측면에서 확인된다. 먼저 기계적 특성의 경우 손가락에서 단점이 가장 두드러진다. 인간의 손은 약 20~27개의 자유도(degree of freedom)를 갖추고 물체를 집거나 비틀고 정밀하게 조작하는 등 다양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는 반면, 대부분의 로봇 손은 유효 자유도가 현저히 낮다. 여러 관절이 하나로 연동돼 각 관절을 독립적으로 제어하기 어려워 가동 범위가 제한되는 탓이다. 또한 로봇 구동장치는 힘의 밀도, 대역폭 및 제어 측면에서 인간의 근육에 비해 성능이 뒤떨어진다. 단순한 집기 동작은 수행할 수 있으나, 인간이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수준의 정교한 조작 능력은 부족하다는 얘기다.

감각운동 능력도 인간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방대한 양의 훈련을 거친 후에도 폐루프(closed-loop) 조작에 어려움을 겪는 데 반해, 인간은 촉각·시각 등 다양한 감각 입력을 종합해 움직임을 유도하는 고도의 감각운동 통합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아울러 로봇은 통제된 환경 내에서만 인간의 정밀성에 근접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데다, 역동적인 작업 현장에서는 한계가 있다.

학습 효율성 측면에서도 과제가 명확하다. 전문가들이 꼽는 시급 과제는 시뮬레이션-현실 격차(Sim-to-Real Gap) 해결이다. 휴머노이드는 일반화 능력이 부족해, 특정 작업을 완전히 숙달할 때까지 수십억 번의 시뮬레이션 상호작용을 거쳐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휴머노이드가 자신의 능력 부족을 스스로 인지하고, 목표를 설정하며, 개선 전략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휴머노이드를 위한 촉각 센싱 스킨(로봇 외부 표면에 촉각을 인지하는 전자 센서들로 구성된 계층)을 고도화하고, 동작 제어를 위해 기계 부품 정렬 방식을 최적화하는 기구학적 설계도 개선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결국 이 모든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고성능 구동장치와 고밀도 멀티모달 센싱 분야에서의 획기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휴머노이드가 경험을 바탕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대량의 체화 데이터셋(embodied dataset)으로 훈련된 AI 모델도 필수적이다. 최근 효율적인 구동장치, 적응형 로봇 손, 물리적 상호작용에 특화된 파운데이션 모델들이 개발되긴 했지만, 인간과의 역량 격차를 완전히 메우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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