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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발행부터 증자까지" AI 인프라 투자에 총력 기울이는 알파벳, 칩플레이션에도 빅테크 경쟁 열기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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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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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AI 인프라 투자 위해 800억 달러 규모 증자 추진
채권 시장서도 공격적 자금 조달, 외부 투자자와 투자 비용 분담하기도
나날이 격화하는 AI 투자 경쟁, 칩플레이션發 비용 부담 과감히 감수

구글 모기업 알파벳이 대규모 증자를 추진한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나날이 확대돼 가는 가운데, 재원 확보를 위해 외부 자금 조달에 박차를 가하는 양상이다. 이 같은 공격적인 설비투자 기조는 비단 알파벳을 넘어 빅테크 업계 전반에서 관찰되고 있다. AI가 단순 신성장 동력을 넘어 차세대 플랫폼 경쟁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자, 시장 영향력 확보를 위해 단기 비용 부담을 감수하는 기업이 급증한 것이다.

알파벳의 대규모 증자 계획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알파벳은 이날 △일반공모 300억 달러(약 45조9,000억원) △시장 내 지분 매각(ATM) 400억 달러(약 61조2,000억원) △제3자 배정 사모 발행 100억 달러(약 15조2,990억원) 등으로 구성된 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제3자 배정 사모 발행의 투자 주체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다. 버크셔해서웨이는 '클래스 A' 보통주를 주당 351.81달러(약 53만8,000원)에, '클래스 C' 자본주를 주당 348.20달러(약 53만2,700원)에 각각 50억 달러(약 7조6,500억원)어치 매입하기로 합의했다.

이처럼 구글이 대규모 증자에 나선 것은 공격적인 AI 투자 전략을 뒷받침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시장의 AI 서비스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며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는 치열한 AI 인프라 확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AI에 대한 수요가 제품 전반에 걸쳐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성장 기회를 뒷받침할 충분한 컴퓨팅 역량 확보를 위해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직접 공언하기도 했다.

실제 알파벳의 설비투자 규모는 나날이 확대돼 가는 추세다. 지난 4월 알파벳의 2026년 연간 설비투자 전망치는 1,800억~1,900억 달러(약 275조3,820억~290조7,000억원)로 조정됐다. 이는 지난 2월 제시된 기존 전망치(1,750억~1,850억 달러) 대비 눈에 띄게 증가한 수준이다. 알파벳 측은 추가 투자액 대부분이 서버, 데이터센터 등 기술 인프라 구축에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알파벳이 실제 집행한 설비투자액은 357억 달러(약 54조6,170억원)에 육박한다. 이는 알파벳 창립 이래 분기 기준 최고치이자, 전년 동기 집행된 투자액(172억 달러)의 두 배 이상이다.

채권 시장 자금도 대거 흡수

알파벳은 채권 시장에서도 적극적으로 자금을 확보해 나가는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에서 175억 달러(약 26조원), 유럽에서 65억 유로(약 11조5,500억원)를 조달했으며, 지난 2월에는 추가로 150억 달러(약 22조9,500억원) 상당의 채권 발행을 추진했다. 해당 채권은 투자자 주문이 1,000억 달러(약 153조원)를 넘어서는 등 수요가 폭주함에 따라 최종 발행 규모가 200억 달러(약 30조6,000억원)로 확대됐고, 발행 금리도 당초 예상보다 낮게 결정됐다. 이후 알파벳은 파운드화와 스위스 프랑화 채권도 발행했는데, 이 중 10억 파운드(약 2조500억원) 규모의 100년 만기 파운드화 채권에는 95억 파운드(약 19조5,100억원)에 육박하는 주문이 몰렸다.

알파벳은 지난달 5일에도 공시를 통해 90억 유로(약 15조7,000억원)와 85억 캐나다 달러(약 9조2,00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통해 170억 달러(약 25조원)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달 로이터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은 알파벳이 엔화 표시 회사채(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주간사는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미즈호증권 미국 법인, 모건스탠리가 맡았다. 공모 규모는 아직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으나 수천억 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조만간 금리 등 세부 조건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구글은 AI 인프라 확장 비용의 일부를 외부 투자자와 분담하는 구조도 마련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블랙스톤과 대규모 합작회사 설립에 나선 것이다. 양 사가 지난달 발표한 합작회사 설립 계획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초기 지분 투자금으로 50억 달러를 투입하고, 앞으로 부채 조달 등을 포함해 250억 달러(약 38조2,500억원) 규모의 컴퓨팅 인프라 투자를 지원할 예정이다. 구글은 자체 AI 칩인 텐서처리장치(TPU)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양 사는 이 같은 협력을 통해 오는 2027년까지 500메가와트(MW) 수준의 데이터센터 전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빅테크 업계 '쩐의 전쟁' 지속

이러한 투자 확대 흐름은 알파벳 외 빅테크 기업들에서도 속속 관찰되고 있다. 아마존은 2026년 설비투자 규모가 2,000억 달러(약 306조원)에 달할 것이라 예고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AI, 자체 칩, 로보틱스, 저궤도 위성 사업을 '중대한 기회'로 꼽으며 대규모 투자를 공언하고, 대부분의 지출이 AWS와 생성형 AI 인프라에 배정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메타도 올해 설비투자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1,150억~1,350억 달러)보다 100억 달러 늘린 1,250억~1,450억 달러(약 191조2,300억~221조8,300억원)로 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연간 설비투자 전망치를 명확히 내놓지 않았지만, 분기 단위 지출 규모가 급격히 커지는 중이다. MS의 최근 분기 설비 투자액은 375억 달러(약 57조3,700억원)에 달한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경쟁이 격화하면서 AI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소위 '칩플레이션(Chipflation, 반도체+인플레이션)' 현상이 가시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낸드플래시·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은 전 분기 대비 80~90% 급등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450달러(약 68만원) 수준이었던 서버용 메모리인 64GB RDIMM 고정거래가격의 경우 올해 1분기 900달러(약 137만원) 이상으로 두 배가량 치솟기도 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세미애널리시스는 이러한 가격 상승세로 인해 올해 하이퍼스케일러 자본 지출 중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30%까지 뛸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비중은 2024년까지만 해도 8%에 불과했다.

이 같은 지출 부담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AI 인프라 투자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빅테크들은 AI를 단순한 신규 사업을 넘어 일종의 차세대 플랫폼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인다. 검색, 클라우드, 생산성 소프트웨어, 전자상거래 등 기존 핵심 사업의 경쟁력이 AI 역량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초기 AI 시장을 장악한 기업은 관련 생태계 및 수익 구조의 지배력을 긴 시간 유지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수의 빅테크가 단기적인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컴퓨팅 인프라 확보 경쟁에서 물러나지 않는 이유"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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