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새 24만 개 일자리 증발” 빅테크 해고 폭풍, GPU 투자·수익성 검증·과잉 채용 부담 동시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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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 투자 부담에 비용 구조 재편 착수 수익성 검증 압박 속 조직 효율화 작업 가속 감원 재원은 GPU와 데이터센터 투자로 재배분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를 위한 글로벌 빅테크의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조직 효율화와 인력 재배치 성격이 강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투자비 급증, 투자수익률(ROI) 검증 압박,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누적된 과잉 채용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인건비’ → ‘GPU 값' 등가 교환
7일(현지시간) 미국 기술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전 세계 직원의 약 2.1%에 해당하는 4,8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특히 게임 사업을 담당하는 엑스박스(Xbox) 부문은 전체 인력의 약 20%인 3,200명을 줄이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다. 에이미 콜먼 MS 최고인사책임자(CPO)는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에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인력과 투자, 에너지를 우선순위에 맞춰 집중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MS가 2023년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 지 약 3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기존 엑스박스 사업과 시너지를 노렸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MS 감원은 최근 테크 업계에서 이어지는 인력 재편 흐름의 일환이다. 레이오프스닷에프와이아이(Layoffs.fyi)에 따르면 지난해 12만4,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올해 현재까지 벌써 약 12만 개가 사라졌다. 1년 6개월 동안 24만 명의 일자리가 없어진 셈이다. 오라클은 최근 12개월 동안 전체 직원의 약 13%에 해당하는 2만1,000명을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지난 5월 8,000여 명의 직원을 내보내고 생성형 AI 개발과 초지능 조직 확대에 집중하고 있으며, 아마존도 올해 초 사무직을 중심으로 약 1만6,000명을 해고하고 AI 자동화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그 사이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와 GPU 등 AI 인프라 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현재 빅테크 기업들이 맞닥뜨린 가장 거대한 비용 프론티어는 방대한 데이터 연산에 수반되는 '토큰 비용'의 기하급수적인 증가세다. 고성능 거대언어모델(LLM)을 고도화하고 서비스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산 단가는 기업의 고정비 부담을 한계점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이에 경영진들은 외부 모델 대여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인 한계비용을 낮추는 타개책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가시적인 유동성을 확보하고자 인력 감축을 감행하고 있으며, 여기서 도출된 재원은 고스란히 자체 GPU 칩셋 매입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MS는 이미 올해 1분기에 349억 달러(약 52조3,600억원), 2분기에 375억 달러(약 56조2,600억원)라는 천문학적인 자본적 지출(CapEx)을 집행하며 AI 인프라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화이트칼라 인력을 우선적으로 정리해 인건비를 GPU 구매와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으로 치환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AI 에이전트와 생성형 AI가 업무 전반에 도입되면서 기존 인력 수요가 감소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AI 투자 확대와 비용 절감이라는 두 가지 과제가 맞물리면서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익성 압박 속 조직 슬림화 확산
AI 투자 확대가 감원과 결합되는 또 하나의 배경은 수익성 검증 압박이다. 기업들은 AI 도입으로 개발·영업·고객지원·콘텐츠 제작 등 여러 업무의 처리 속도가 높아졌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생산성 향상이 매출 증가와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곧바로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는 시장의 의구심이 여전히 크다. 맥킨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생성형 AI와 에이전트형 AI 도입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나, 지속적인 실적 개선 효과는 아직 제한적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존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는 수준에 머무를 경우, AI는 비용 절감 도구로 작동할 수 있어도 사업모델 자체의 수익성을 크게 바꾸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이 틈에서 감원은 경영진이 투자자에게 제시할 수 있는 가장 즉각적인 성과 지표가 된다. 핀테크 기업 블록이 대표적인 사례다. 블록을 이끄는 잭 도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전체 직원 1만 명 가운데 4,000명 이상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하며 "AI가 회사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꿨고, 훨씬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업무를 더 높은 수준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기존 구조조정이 경기 둔화나 비용 절감을 전면에 내세웠던 것과 달리, AI를 조직 축소의 핵심 배경으로 직접 제시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AI 도입을 구조조정의 명분으로 활용하는 'AI 워싱(AI-washing)' 논쟁 역시 블록 사례를 계기로 본격화했다.
메타도 같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리얼리티랩스(Reality Labs), 페이스북, 채용, 영업, 글로벌 운영 조직 등 핵심 부문에서 두 차례에 걸쳐 수천 명 규모의 감원을 단행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2026년은 AI가 업무 방식을 극적으로 바꾸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히며 AI 투자 확대와 조직 재편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메타는 내년도 자본지출을 1,150억~1,350억 달러(약 172조5,200억~202조5,300억원)로 제시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을 AI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확충에 투입할 계획이다.
팬데믹 과잉 채용도 구조조정 명분으로
빅테크 감원 행보의 또 다른 축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누적된 과잉 채용 부담이다. 2020~2021년 빅테크 기업들은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온라인 광고, 원격근무 수요 확대를 전제로 공격적인 채용에 나섰다. 당시에는 디지털 전환 속도가 영구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강했지만, 팬데믹 특수가 약화된 뒤 인력 규모는 매출 성장률보다 빠르게 불어난 비용으로 남았다. 이후 금리 상승과 광고시장 둔화, 클라우드 성장률 조정이 맞물리면서 빅테크들은 효율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저커버그 메타 CEO가 주도한 ‘효율성의 해(Year of Efficiency)’를 기점으로 주요 기업들은 중간관리층 축소, 프로젝트 통폐합, 성과 하위 인력 정리, 비핵심 사업 철수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AI는 새로운 명분을 제공했다. 과거에는 팬데믹 기간 진행된 과잉 채용을 되돌리는 비용 절감 논리가 전면에 섰다면, 최근에는 AI 전환에 맞춘 조직 재설계 논리가 그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실제 팬데믹 기간 늘어난 관리·지원·영업 조직은 AI 전환기 구조조정의 우선 대상이 됐다. 제품 개발과 클라우드 인프라, AI 연구개발(R&D) 조직은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반면, 중복된 관리 체계와 성장 둔화 사업부는 축소 압박을 받고 있다.
아마존은 팬데믹기 확장의 후유증을 가장 크게 떠안은 기업 중 하나다. 당시 아마존은 전자상거래와 물류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창고, 배송, 기술 인력을 대거 늘렸지만, 소비 패턴이 정상화되고 비용 부담이 커지자 여러 차례에 걸쳐 리테일, 디바이스, 클라우드, 광고 조직을 정리했다. 알파벳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 알파벳은 검색광고와 클라우드 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동시에 일부 조직을 축소하며 AI 중심으로 인력과 투자를 재배치하고 있다. 검색, 클라우드, 딥마인드 등 AI 경쟁력과 직결되는 부문에는 투자를 이어가는 반면, 우선순위가 낮아진 프로젝트와 지원 조직은 감축 대상에 올리는 식이다. 팬데믹 당시 확장된 조직을 그대로 유지한 채 AI 투자를 병행하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