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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 팔고 수요 보증까지" 고객사 묶기 나선 엔비디아, 빅테크 자체 칩 확산 속 생태계 방어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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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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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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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GPU 수요 보증 통해 점유율 확대· 반복 수익 창출 나서
AI 인프라 시장에 만연한 순환 거래 구조, 엔비디아 넘어 구글까지 참전
"비싼 엔비디아 칩 대신 자체 칩" 빅테크 업계 '탈엔비디아' 흐름 가속화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업체를 대상으로 새로운 금융 모델을 운용하고 있다. 단순히 그래픽처리장치(GPU)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유휴 컴퓨팅 용량을 재임대해 주며 고객사의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고 자사의 시장 입지를 확대하는 구조다. 시장은 이 같은 엔비디아의 전략이 최근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두드러진 ‘탈(脫)엔비디아’ 흐름에 실질적인 제동을 걸 수 있을지 이목을 집중하는 추세다.

엔비디아의 신규 금융 모델

지난 2일(현지시각) 디인포메이션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클라우드 업체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수익 배분형 금융 모델을 가동 중이다. 해당 모델의 핵심은 엔비디아가 단순히 GPU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클라우드 업체의 미사용 GPU 용량을 일정 가격에 다시 임대해 수요 공백을 해소해 주는 데 있다. 이는 업력이 짧거나 신용 등급이 낮은 신생 클라우드 사업자가 엔비디아 GPU 기반 인프라를 보다 빠르게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그 대가로 엔비디아는 기존 칩 판매 매출과 별개로 해당 GPU에서 발생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의 일부를 공유받게 된다.

해당 모델의 적용 사례로는 샤론AI와 퍼머스가 거론된다. 샤론AI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엔비디아 그레이스 블랙웰 GB300 GPU를 최대 4만 개까지 배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샤론AI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임스 매닝은 "엔비디아와의 이번 전략적 협력은 주권적이고 대규모인 AI 컴퓨트 인프라를 제공하려는 샤론AI의 사명에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퍼머스 역시 인도네시아 바탐에 최대 17만 개의 엔비디아 GPU를 배치할 예정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서 이러한 모델은 단순한 GPU 판매처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클라우드 업체가 초기 인프라를 엔비디아 아키텍처와 GPU 기반으로 구축할 경우, 이후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운영 환경까지 엔비디아 생태계에 묶일 가능성이 커진다. 데이터센터는 서버, 네트워크, 냉각, 소프트웨어 스택, 운영 최적화 등 다수의 요소가 결합한 종합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이는 치열한 AI 인프라 시장의 점유율 경쟁 속에서 명백한 이점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 자체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엔비디아가 AI 인프라 수요를 장기 계약 구조로 묶어둘수록 고대역폭메모리(HBM)·D램 등 메모리 수요의 하방도 함께 지지되기 때문이다.

AI 시장서 순환하는 자금

엔비디아가 AI 인프라 시장에서 이 같은 순환 구조를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픈AI 및 코어위브와의 거래다. 오픈AI는 지난 2024년 10월 66억 달러(약 9조9,66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으며, 당시 투자자 명단에는 엔비디아도 포함됐다. 이후 엔비디아는 지난해 9월 오픈AI와 최소 10기가와트(GW) 규모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하고, 시스템 구축 단계에 맞춰 최대 1,000억 달러(약 15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투입된 자금은 비단 오픈AI 내부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오픈AI는 필요한 컴퓨팅 용량 중 일부를 코어위브와 같은 클라우드 업체를 통해 조달 중이며, 엔비디아는 투자자이자 공급자로서 코어위브에 관여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 속 세 기업은 일종의 '순환 거래'를 이어 왔다. 일례로 코어위브는 지난해 9월 엔비디아와 최대 63억 달러(약 9조5,130억원) 규모의 장기 클라우드 용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해당 계약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데이터센터 용량이 자체 고객 수요로 모두 소진되지 않을 경우, 엔비디아는 2032년 4월까지 잔여 미판매 용량을 매입해야 한다. 오픈AI가 코어위브를 통해 컴퓨팅 용량을 조달하고, 코어위브는 그 자금을 통해 확보한 엔비디아 GPU를 담보 삼아 인프라 확장 비용을 마련하며, 다시 엔비디아가 코어위브의 유휴 컴퓨팅 용량을 사주는 형태다.

최근에는 구글도 이와 유사한 전략을 채택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미국 뉴욕주 서부의 ‘레이크 마리너’ 데이터센터 클러스터에 32억 달러(약 4조9,180억원) 규모의 금융 보증을 제공했다. 이곳에는 구글이 직접 설계한 AI 전용 반도체(ASIC)인 텐서처리장치(TPU) 기반 클러스터와 AMD·엔비디아 GPU 기반 클러스터가 함께 들어선다. 운영 업체는 이 중 TPU 기반 클러스터를 앤트로픽에 임대할 계획이다. 현재 구글은 루이지애나주에서 앤트로픽이 추진하는 70억 달러(약 10조7,600억원) 규모 데이터센터 사업에 금융을 지원하고 있으며, 텍사스주 콜로라도시티에서도 AI 연산 능력 임대 계약을 위해 총 17억3,300만 달러(약 2조6,130억원) 규모 금융 보증을 섰다.

주요 빅테크, 엔비디아 밀어내기 나서

향후 관건은 이러한 각 기업들의 '연합 전략'이 관련 업계에서 유의미한 판도 변화를 이끌어낼지다. 특히 시장은 엔비디아가 시장 전반에 확산 중인 '탈엔비디아' 흐름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하는 추세다. 엔비디아가 범용 GPU를 앞세워 주도하던 AI 칩 시장 경쟁은 최근 빅테크들의 ASIC를 중심으로 다변화하는 추세다. 구글은 이미 TPU를 자사 AI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도 올해 1월 자체 추론 가속기 ‘마이아 200’을 공개하며 AI 토큰 생성 비용을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3나노 공정 기반의 ‘트레이니움3’를 통해 학습·추론 비용 효율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며, 메타 역시 자체 AI 칩 'MTIA'를 확장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오픈AI도 지난달 브로드컴과 협력해 개발한 첫 자체 추론용 AI 칩 ‘할라페뇨’를 공개하고, 이를 올해 말부터 데이터센터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빅테크들이 자체 AI 칩 개발에 속도를 내는 원인 중 하나로는 엔비디아 GPU의 막대한 가격 부담이 꼽힌다. 시장 추정치에 따르면 엔비디아 H100은 통상 개당 2만5,000~4만 달러(약 3,770만~6,040만원) 선에서 거래돼 왔다. 이는 AMD의 MI300X이 개당 1만~1만5,000달러(약 1,510만~2,265만원) 가격대에서 거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차세대 H200·B200·GB200 계열로 갈수록 서버·랙 단위 비용은 더 가파르게 뛴다. 실제 엔비디아의 차세대 아키텍처 베라 루빈 기반 NVL72 랙 시스템의 가격은 대당 500만~700만 달러(약 75억5,000만~105억7,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가 곧 데이터센터 자본지출 부담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엔비디아 제품을 배제하고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기업까지 등장했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텐서웨이브는 대안 칩 제조사인 AMD의 제품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AMD의 맞춤형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ROCm'을 앞세워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인 '쿠다(CUDA)' 중심의 생태계에서 이탈한 것이다. 텐서웨이브는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플로리다 등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1만 개의 GPU를 가동하고 있다. 현재 500MW 규모의 데이터센터 부지 임차 계약을 마친 상태이며, 향후 이를 2GW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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