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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MEMO] 유럽의 중국 디리스킹,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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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1 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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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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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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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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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병목 중심의 디리스킹 전략 전환 
품목별 위험도에 따른 맞춤형 대응 필요 
관리된 상호의존성으로 공급망 회복력 강화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추진하는 무역 디리스킹(위험 완화) 정책은 방향 설정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공장 가동을 좌우하는 핵심 품목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채, 대체가 쉬운 일반 품목까지 규제를 확대하면 공급망 안정 효과보다 경제적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면적인 리쇼어링(생산기지 국내 복귀)이 공급망 안정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세계 교역은 18% 이상 줄이고 세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약 5% 감소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디리스킹의 핵심은 무역 규모를 줄이는 데 있지 않다. 공급이 특정 국가에 집중돼 있고 대체가 어려운 핵심 품목을 정확히 가려내 맞춤형 대응에 나설 때 공급망 안정과 경제적 효율을 함께 높일 수 있다.

수입 규모보다 중요한 공급망 확산 위험

디리스킹의 첫 번째 과제는 상업적 의존과 전략적 의존을 구분하는 일이다. EU는 중국 전체 수출의 약 3분의 1을 수입하지만 교역 규모만으로 공급망 위험을 판단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특정 품목의 공급 차질이 생산 네트워크를 따라 산업 전반으로 얼마나 크게 확산되는지다. 이를 반영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무역 의존성 평가 대상인 민감 품목을 2021년 137개(역외 수입액의 6%)에서 2023년 204개(9.2%)로 확대했다. 이는 경제 전반의 취약성이 악화됐기 때문이 아니라 공급망 위험을 더욱 정밀하게 평가하기 위해 분석 범위를 넓힌 결과다.

이탈리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공급망 위험이 교역 통계만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산 수입품이 기업 비용에서 차지하는 직접 비중은 3.6%에 그쳤지만 전체 노출의 약 60%는 국내 기업 간 거래를 거치며 간접적으로 확산됐다. 지역 노동시장의 약 90%에서도 간접 노출의 영향이 직접 노출보다 큰 것으로 분석된다. 유로지역 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확인됐다. 핵심 중간재 공급이 중단되면 최종 수요 감소 폭은 초기 투입 감소분의 최대 20배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유로지역 경기 위축 규모도 1995년 0.04%에서 2023년 0.41%로 커졌다. 작은 공급 차질이 생산 네트워크를 따라 경제 전반으로 증폭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주: 정교한 의존성 평가는 유럽의 공급망 취약성이 겉으로 드러난 수입 비중만큼 크지 않음을 시사한다.

고위험 품목 식별 기준

디리스킹 정책은 수입 취약성, 대체 가능성, 산업적 중요성을 함께 따져 대응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수입 취약성은 특정 국가 의존도와 공급국 수, 공급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대체 가능성은 다른 공급처 확보 여부와 품질, 공급망 전환에 걸리는 시간을 종합적으로 따져 평가하는 항목이다. 산업적 중요성은 다른 산업과의 연계성과 공공 인프라, 핵심 기술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주목해야 할 개념이 관리된 상호의존성(managed interdependence)'이다. EU가 모든 광산, 공장, 특허를 직접 보유하거나 자급자족할 필요는 없다. 특정 국가나 기업이 공급망 전체를 좌우하지 못하도록 대체 공급망을 충분히 확보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 설문과 산업연관표, 재고 수준, 세계 시장 집중도 등을 함께 반영하는 공급망 모니터링 체계 구축도 요구된다.

주: 교역 위험은 직접적인 수입 의존성보다 국내 공급망을 통해 먼저 확산되는 경향을 보인다.

공급망 거버넌스 상설화

관리된 상호의존성을 실제 정책으로 구현하려면 공급망 거버넌스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 현재 유럽의 공급망 위험 관리는 무역·산업·경쟁 당국과 각국 정부로 나뉘어 있어 정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데이터와 권한이 분산된 만큼 EU 차원의 상설 공급망 위험 모니터링센터를 구축해 위험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 기구는 회원국이 공통으로 활용할 위험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동시에 기업의 영업비밀은 보호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회원국은 전략 비축 현황을 공유하고, 대형 구매기업은 단일 공급처 의존 품목과 공급처 전환에 필요한 기간을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거버넌스는 구축에 그쳐서도 안 된다. 정책 지원 이후 공급망 위험이 실제로 얼마나 줄었는지를 지속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그래야 단기적인 대응 조치가 상시적인 보호무역으로 굳어지는 부작용을 막고 정책 효과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주: 공급국 집중과 낮은 대체 가능성이 결합할수록 핵심 원자재의 전략적 위험이 커진다.

위험 유형별 맞춤형 대응 전략

공급망 위험은 모든 품목을 같은 기준으로 관리할 필요가 없다. 위험의 성격과 대체 가능성에 따라 정책 수단도 달라져야 한다. 공급이 불안정하더라도 다른 공급처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품목은 개방적인 무역을 유지하면서 시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수준이면 충분하다. 반면 대체 공급처 확보에 시간이 걸리는 품목은 무역협정과 복수 공급망 구축, 장기 공급계약 등을 통해 위험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 공급이 특정 국가에 집중돼 있고 대체도 어려운 핵심 품목은 전략 비축과 재활용 확대, 우방국 생산기지 확보, 신규 설비 투자 지원 등에 정책 역량을 우선 투입해야 한다.

태양광 패널과 마그네슘은 이런 차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2024년 기준 중국은 EU의 역외 태양광 패널 수입의 98%를 차지했지만, 완제품 패널은 재고를 확보하거나 설치 시기를 조정해 단기적인 공급 차질에 대응할 여지가 있다. 반면 공급망의 실제 취약성은 셀과 웨이퍼, 제조 장비 등 상류 공정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마그네슘은 성격이 다르다. 지난해 기준 중국 의존도는 92%에 달했고 자동차와 항공, 금속 산업 전반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생산에는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가 필요해 신규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데도 수년이 걸린다. 이처럼 품목별 특성이 다른 만큼 태양광은 상류 기술과 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데, 마그네슘은 전략 비축과 재활용 확대, 전력비 지원, 장기 공급계약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이 같은 방향은 EU의 '핵심원자재법(CRMA)'에도 반영됐다. EU는 2030년까지 전략 원자재 소비량의 채굴 10%, 가공 40%, 재활용 25%를 역내에서 확보하고 특정 국가 의존도를 65%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목표만으로 공급망 회복력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제련소와 생산시설 등 물리적 인프라를 확충하고 공동구매와 정기적인 스트레스 테스트를 함께 추진해야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공급망 다변화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따른다. 공급업체가 늘어나면 규모의 경제가 약화되고 재고 확대에 따른 기회비용과 역내 생산 지원 부담도 커진다. 따라서 공급망을 일률적으로 재편하기보다 위험의 크기와 회복 가능성을 정확히 평가한 뒤 대응 범위와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 정책의 성패는 무역 규모나 무역적자 같은 지표보다 공급망의 숨은 병목을 얼마나 정확하게 찾아내느냐에 달려 있다. 평소에는 눈에 띄지 않지만 공급이 끊기는 순간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특수 화학물질과 영구자석, 특수 합금, 공정기술 같은 핵심 품목을 중심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디리스킹도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진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Europe’s China Risk Is Not Where the Trade Deficit Says It Is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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