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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원 못 구하면 끝" MBK·메리츠 지원 한계 속 회생절차 폐지 기로 선 홈플러스, 구조조정 과제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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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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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목전, 최대주주 MBK 지원도 '한계'
메리츠금융 참전 여부 불투명, 금융당국은 협력업체 중심 지원 펼쳐
고용 유지 요구하는 홈플러스 노조, 비용 구조조정 난항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가 폐지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추가 자금 지원 여부에 먹구름이 꼈다. MBK가 이미 경영권과 투자금 회수를 사실상 포기하고 회생 과정에서 상당한 자금을 투입한 데다, 짊어진 보증·자금보충약정까지 현실적인 채무로 전환되고 있어서다. 홈플러스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등을 통해 필요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시장에서는 설령 회생절차가 재개된다고 해도 본격적인 구조조정과 경영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홈플러스 회생계획 암초 부딪혀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가 지난달 30일 제출한 회생계획안(수정안 포함)의 수행 가능성이 사실상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단 서울회생법원은 폐지 결정의 근거가 운영자금 부족(약 2,000억원)에 있으므로, 홈플러스가 14일 이내에 자금을 조달해 즉시 항고하면 회생계획안 심리 및 결의를 위한 관계인 집회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명시했다. 향후 홈플러스가 즉시 항고를 하지 않고 기간이 지나가거나, 항고가 기각돼 확정되면 회생절차는 완전히 종료된다.

이에 정치권 등에서는 최대주주인 MBK가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MBK가 실제로 유의미한 움직임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MBK는 이미 홈플러스와 관련해 막대한 손실을 떠안은 상태다. 지난해 6월 신규 투자자 유치와 채권단 설득을 위해 보유 중이던 홈플러스 보통주 2조5,000억원어치를 전량 무상 소각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인 예다. 경영 실패 책임이 있는 기존 대주주 지분을 없앤 뒤 새 투자자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전형적 회생형 인수·합병(M&A) 전략을 채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MBK는 경영권과 잔여 재산 분배 권리 등을 모두 포기하게 됐다.

이후로도 자금 지원은 지속됐다. 지난 2월 MBK는 1,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선투입 방침을 처음 공개했으며, 3월 서울회생법원이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을 연장하자 2차례에 걸쳐 약속했던 규모의 DIP를 실제 집행했다. 이 과정에서 김병주 MBK 회장은 서울 한남동 자택 등 개인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MBK가 회생절차 진행 도중 짊어진 잠재 채무도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3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리어스파트너스는 홈플러스에 제공한 600억원 규모 DIP 금융 대출에 대해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했다. 김 회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은 해당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변제 이후에도 홈플러스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약정한 바 있다. 큐리어스는 조만간 김 회장과 김 부회장을 상대로 현금 상환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MBK가 2024년 말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한 1,500억원 규모 운영자금 대출 역시 뇌관이 됐다. 해당 약정은 기간·금액 제한 없이 MBK가 이자 지급을 보충하는 내용으로, 홈플러스가 채무를 상환하지 못할 시 사실상 MBK가 원금과 이자를 모두 부담하게 될 위험이 있다. MBK는 이미 약 231억원의 연체이자를 직접 납부했고, 계약이 유지되는 2027년까지 연간 약 200억원의 이자 지출을 떠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 자금 지원 가능할까

다만 홈플러스는 아직 회생 의지를 꺾지 않고 MBK 외 지원처를 찾아 움직이고 있다.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3일에는 입장문을 내고 메리츠금융 측에 운영자금 지원을 거듭 요청하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입장문에서 "지난 몇 주간 여러 이해관계자의 간청에도 메리츠금융은 대주주 측 운용관리사인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파트너가 제공한 연대보증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자금 지원을 거절하고 있다”며 “메리츠금융이 2,000억원의 운영자금 대출을 지원해 주길 간청한다”고 밝혔다. 앞서 MBK는 지난달 10일 홈플러스가 추가로 조달해야 하는 2,000억원의 DIP 가운데 1,000억원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도 추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은행권은 홈플러스 회생절차 개시 이후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이미 총 7,546건, 약 5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실시한 상태다. 구체적으로는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과 관련해 4조8,944억원 규모의 만기 연장(4,454건), 1,223억원 규모의 상환유예(2,999건)가 이뤄졌으며, 긴급 운영자금이 필요한 93건에는 158억원이 신규 공급됐다. 금융당국은 회생절차 폐지 발표 이후에도 납품 대금 정산 지연 등에 따른 협력업체의 자금난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지원 체계를 유지·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용보증기금은 홈플러스와 거래하며 직간접적 피해를 입은 중소·중견기업을 최대 3,000억원 규모 위기대응 특례보증 지원 대상에 새롭게 포함했다. 대상 기업은 운전자금 기준 보증 한도가 기존 3억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되고, 보증료율을 최대 0.5%P 감면받는다. 아울러 금융감독원은 현재 운영 중인 '홈플러스 납품·입점업체 금융애로 상담센터'를 유지하고, 고용노동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 관계 기관 상담 창구와의 연계를 강화해 피해 기업들이 금융·고용·경영 지원을 한 번에 안내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자구책 마련 난도 높아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설령 홈플러스가 운영자금을 확보해 회생절차를 재개한다고 해도, 이는 유동성 위기를 일시적으로 넘기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결국 신규 투자 유치, 비용 절감 등 자체적인 활로를 마련하지 못하면 자력 생존은 어렵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현재 홈플러스가 이러한 자구책을 수립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비용 절감의 핵심인 인건비 축소를 위해서는 희망퇴직과 인력 재배치 등이 불가피한데, 아직 회사를 떠나지 않은 노조와 직원들이 강력하게 고용 유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5월 전체 대형마트 104개 가운데 수익성이 낮은 37개 점포의 영업을 잠정 중단한 데 이어, 지난달 해당 점포를 최종 폐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폐점 점포에서 근무하는 약 3,500명의 직원은 다른 점포로의 전환 배치 혹은 희망퇴직 절차를 밟게 됐다. 하지만 홈플러스 노조는 사 측이 인력 감축과 희망퇴직을 서두르기보다 폐점 점포 직원의 실질적인 전환 배치 및 고용 유지를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은 점포의 영업 기반 안정화를 전제로 추가 폐점과 인력 감축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노조 측이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배경에는 퇴직 이후 비슷한 조건을 갖춘 일자리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일종의 불안감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간 지속되는 업황 악화 국면 속 대다수 대형마트 업체가 기존 점포를 정리하고 고정비를 줄이는 기조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노조 측의 고용 유지 요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점포 축소와 비용 절감이 늦어질수록 경영 정상화 시점도 함께 미뤄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도 유지되는 만큼 이해관계자 간 현실적인 절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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