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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MEMO] AI 자산관리 시대, 편의성 커졌지만 획일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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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1 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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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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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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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수정

AI 저비용 맞춤형 자산관리 수단으로 빠르게 확산 
획일적 경험칙과 정보 부족에 따른 금융 판단 왜곡 우려 
조언의 투명성과 공공 검증 체계 마련 필요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7월 미국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1%가 최근 3개월 동안 금융 정보나 조언을 얻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I는 기본적인 자산관리 원칙을 개인 상황에 맞춰 제시하며, 사회 초년생이 충동적인 소비나 유행 종목 추종보다 장기적인 재무 계획을 세우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부작용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단순한 경험칙이나 불완전한 정보가 수많은 이용자에게 반복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요한 과제는 동일한 알고리즘이 수많은 가계의 의사결정을 비슷한 방향으로 이끌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이다.

AI가 바꾸는 가계 금융의 출발점

기존 금융 자문 서비스는 비용 부담이 크고 접근성도 낮아 자산 규모가 작은 가구가 이용하기 쉽지 않았다. 반면 AI 챗봇은 언제든 이용할 수 있고 복잡한 금융 개념을 쉽게 설명한다. 예산 관리와 저축 계획 등 기본적인 자산관리 방법도 즉시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 같은 장점은 이용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영국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56%(약 2,880만 명)가 지난 1년 동안 자산 관리를 위해 AI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활용 목적은 저축 목표 설정(53%), 예산 관리(52%), 장기 재무계획(39%), 투자 정보 탐색(37%) 순이었다. 이용자의 3분의 1은 매주 AI로부터 금융 관련 조언을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변화는 가계의 소비 행태를 고려하면 더욱 의미가 크다. 행동경제학의 캠벨-맨큐(Campbell-Mankiw) 모형은 가처분소득의 상당 부분이 미래보다 현재 소득에 맞춰 소비하는 '경험칙 소비자(rule-of-thumb consumers)'에게 돌아간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2024년 미국에서는 성인의 63%만이 400달러(약 60만원)의 긴급 지출을 현금이나 이에 준하는 자산으로 감당할 수 있었고, 은퇴하지 않은 사람 가운데 은퇴자금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35%에 그쳤다. 당장의 지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가계가 많은 만큼 AI는 결제나 송금, 대출 과정에서 장기적인 재무 계획을 함께 점검하도록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주: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AI 권고를 반복 적용하면 일회성 AI 권고보다 주식시장 참여율이 크게 높아진다.

개인화 뒤에 숨은 허점

최근 연구는 AI 금융 조언이 가계의 자산관리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미국인 약 1,000명이 실제로 작성한 질문을 바탕으로 생애주기별 재무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평소 주식에 투자하지 않던 가계의 99% 이상이 AI의 조언에 따라 분산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대규모 언어모델(LLM) 연구에서는 대부분의 모델이 투자자의 위험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시했으며, 대형 모델일수록 투자 성향을 더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는 충분한 정보가 제공될 때만 가능하다. 현실에서는 고금리 부채와 세금 부담, 연금 수급권, 실직 위험 등 자산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빠뜨린 채 질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보가 부족하면 AI는 비어 있는 부분을 추정해 답을 제시한다. 겉으로는 개인별 상황을 반영한 맞춤형 조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핵심 정보를 고려하지 않은 결론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AI가 개인별 상황을 세밀하게 분석하기보다 이미 널리 알려진 경험칙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환각(Hallucination)이 존재하지 않는 사실이나 잘못된 정보를 만들어내는 오류라면, 휴리스틱(Heuristic)은 오랫동안 활용된 일반적인 원칙을 상황에 관계없이 적용하는 방식이다. 환각은 사실 확인을 통해 걸러낼 수 있지만, 경험칙은 익숙하고 합리적으로 들리는 만큼 이용자가 그대로 신뢰하기 쉽다.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AI는 저축률을 10% 단위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고, 은퇴 후 자산 인출 전략도 대부분 '4% 법칙'을 적용했다. 소득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에서도 비상자금 활용보다 지출 축소를 우선 권고했고, 시장 변화에 맞춘 자산 리밸런싱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문제는 이런 조언이 개인별 분석을 거친 결과처럼 제시된다는 점이다. 이용자는 자신만을 위한 조언이라고 받아들이지만 실제로는 많은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경험칙일 가능성이 크다.

주: AI 권고는 생애주기 전반의 소비를 안정시키지만, 충분한 가계 정보가 제공될 때 효과를 발휘한다.

AI가 키우는 새로운 금융 격차

AI 금융 조언이 확산될수록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 금융안정위원회(FSB)는 시장 참가자들이 같은 모델과 데이터를 활용하면 비슷한 투자 판단이 늘어나 시장의 상관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AI 기반 자동매매에서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앞으로 AI가 증권사와 은행, 연금 시스템까지 연결될 경우 가계 금융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함께 새로운 형태의 정보 격차도 나타나고 있다. 생애주기 실험에서는 금융 이해력이 낮은 사람, AI 금융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없는 사람이 작성한 질문을 바탕으로 조언을 받았을 때 60세 시점의 자산 규모가 다른 집단보다 4~6% 낮게 나타났다. 이처럼 AI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양질의 맞춤형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금융 지식이 많고 자신의 재무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할수록 답변의 질도 높아진다. 반대로 도움이 가장 필요한 사람일수록 핵심 정보를 빠뜨린 채 질문해 단순한 수준의 조언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AI 금융 조언의 제도적 안전장치

물론 인간 금융 전문가도 완벽하지는 않다. 일부 자문가는 수수료가 높은 금융상품을 권하거나 부적절한 영업을 하기도 하고, 성별에 따라 다른 상품을 추천한 사례도 보고됐다. 그렇다고 AI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인간 전문가는 추가 상담을 통해 고객의 재무 상황을 확인하고 가족관계나 생활환경처럼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정보까지 고려할 수 있다. 조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진다는 점도 AI와 구별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인간과 AI 가운데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각자의 장점을 살려 더 신뢰할 수 있는 금융 조언 체계를 만드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AI의 역할부터 분명히 정립해야 한다. 금융 규제를 받지 않는 범용 AI는 투자 판단을 대신하기보다 금융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선택지를 비교하는 참고 도구로 활용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뒷받침할 제도적 안전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조언의 정확성을 좌우하는 재무 정보는 시스템이 먼저 확인하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 이용자가 모든 정보를 빠짐없이 입력하는 데 의존하기보다 소득과 부채, 자산 현황, 세금과 연금 관련 정보를 단계적으로 확인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공공 차원의 검증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 AI 모델이 얼마나 정확한 답을 내놓는지만 평가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모델 업데이트 이후에도 같은 상황에서 일관된 조언을 유지하는지, 실직과 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적절한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지까지 함께 검증할 필요가 있다. 리밸런싱과 수수료, 세금 문제를 얼마나 충실히 반영하는지도 중요한 평가 대상이다. 손실 위험이 큰 금융 의사결정에는 별도의 안전장치가 요구된다. 거액의 연금 이전이나 레버리지 투자, 전 재산 매도처럼 위험도가 높은 거래는 추가 확인과 숙려 과정을 거친 뒤 필요하면 전문가의 검토를 받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AI는 수백만 가구의 저축을 늘리고 장기적인 자산 형성을 돕는 유용한 도구로 평가받는다. 반면 검증되지 않은 조언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경우 같은 실수가 반복될 우려도 크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참고 정보와 투자 권고의 경계를 분명히 하고, AI가 어떤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했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 AI가 스스로 판단의 근거와 한계를 설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가계의 합리적인 금융 의사결정을 돕는 신뢰할 만한 조력자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When Everyone Has the Same Adviser: The Hidden Risk of AI Financial Advic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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