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반도체
  • “슈퍼사이클 성격 바뀌었다” AI 중심 생산 재편에 메모리 호황 장기화, D램·낸드 경쟁 열기 확산

“슈퍼사이클 성격 바뀌었다” AI 중심 생산 재편에 메모리 호황 장기화, D램·낸드 경쟁 열기 확산

Picture

Member for

1 year 8 month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AI 열풍 속 범용 D램 공급 억제, 가격 하방 경직성 뚜렷
가격 결정력 확보하며 시장 우위 점한 韓, 中·日 '맹추격'
AI發 수요 급증한 낸드플래시 시장, 주요 제조사 수혜 

인공지능(AI) 열풍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 메모리 제조업체들의 생산 역량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집중되면서, 소비재 수요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던 범용 D램 가격이 강한 하방 경직성을 확보한 것이다. 각국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메모리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경쟁의 열기는 비단 D램을 넘어 AI발(發) 수요가 몰려든 낸드플래시 시장으로도 번지는 추세다.

메모리 시장의 판도 변화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디지타임스는 AI 가속기 수요 확대와 구조적인 생산 능력 제약으로 HBM 가격이 2027년까지 현재의 두 배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플랫폼 ‘루빈’을 중심으로 HBM4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메모리 업체들이 단기간에 공급을 늘리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다. HBM4는 여러 장의 D램 다이를 수직으로 쌓은 뒤 실리콘관통전극(TSV)이나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제조된다. 공정에는 4~6개월에 달하는 기간이 소요되며, 사용하는 웨이퍼 생산 능력 역시 표준 DDR5 대비 약 3배에 달한다.

이러한 HBM의 특성은 범용 D램 물량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HBM의 평균판매가격(ASP)은 일반 D램보다 수 배 이상 높은 수준에서 형성된다. 전체 D램 웨이퍼 생산량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일 때,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민감도는 30~40%에 육박할 정도다. AI 열풍 속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가 한정된 첨단 D램 생산 라인을 HBM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는 이유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전체 D램 출하량 중 서버용 D램과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57%까지 치솟고, 합산 매출은 전체의 65%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생산 역량이 고부가가치 제품에 편중되며 범용 D램 가격은 자연스럽게 치솟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 대비 13~18%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 메모리 모듈 업체 에이데이터(ADATA)는 제조사들이 고객사에 통보한 3분기 D램 가격 인상 폭이 20~30%에 달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시장은 이 같은 최근의 D램 가격 강세가 전통적인 수요 회복형 슈퍼사이클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과거에는 PC와 스마트폰 판매가 둔화하면 재고가 쌓이고, 제조사들이 물량을 밀어내면서 가격이 급락하는 사이클이 반복됐다"며 "반면 현재는 소비재 수요가 약한데도 AI발 수요가 생산 능력을 흡수하며 범용 제품의 공급이 충분히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수요가 둔화해도 공급이 함께 억제되면서 가격이 쉽게 하락하지 않는 하방 경직성이 형성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동아시아 3국의 반도체 전략

메모리 시장의 판도가 급격히 변화하는 가운데, 각국의 셈법은 복잡해지고 있다. 우선 시장 패권을 쥔 한국의 경우, 공급자 우위 시장에서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움직이는 중이다. 지난 6일 미국 경제 매체 마켓워치는 삼성전자가 고객사에 3분기 D램 ASP를 20% 올리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미 장기간 가파른 가격 상승세가 유지돼 온 만큼, 고객사들이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1분기 D램 ASP는 전 분기 대비 90% 초반대로 뛰었다. 2분기 상승률은 50~60% 수준으로 추산된다.

일본은 반도체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산업 재건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대표적인 사례가 TSMC 구마모토 공장 유치다. 이미 완공된 1공장은 12~28나노미터 제품을 생산 중이며, 2공장은 2027년 말 가동을 목표로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마이크론도 히로시마 공장에 1조5,000억 엔(약 14조2,000억원)을 투자해 신규 제조동을 짓고, 2028년 하반기부터 D램과 HBM4E 등 AI용 차세대 메모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와 민간이 공동 설립한 파운드리 기업 라피더스는 2028년 3월 이전 2나노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며, 일본 정부는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향후 10조 엔(약 95조원) 이상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국의 경우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를 앞세워 D램 시장 내 영향력을 확보해 나가는 추세다. 범용 D램 수급난 속 CXMT가 메모리 3사의 공급 부족분을 메우면서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린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CXMT의 D램 시장 점유율은 직전 분기 4.7%에서 7.6%까지 뛰었다. 현재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CXMT는 투자설명서에서 상장을 통해 조달할 295억 위안(약 6조5,000억원) 규모 조달 자금을 생산 라인 기술 업그레이드, D램 기술 고도화, 차세대 D램 선행기술 연구·개발(R&D) 등에 투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투자 규모는 345억 위안(약 7조5,850억원)으로, 부족한 자금은 자체 재원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정부 차원의 금융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국무원 지원을 받는 최대 국영 생명보험사 중국생명보험은 최근 상하이·홍콩 증권거래소 장부에 총 50억 위안(약 1조1,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전용 파트너십 펀드를 설립한다고 전격 공시했다. 해당 펀드의 목적은 핵심 기술 우위와 탄탄한 R&D 시스템을 갖춘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에 자금을 집중 조달하는 것으로, 초기 2년간 투자에 집중한 뒤 6년 동안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개발 주기가 상대적으로 긴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구조다.

낸드 시장서도 수요 불붙어

이러한 메모리 각축전은 D램을 넘어 낸드 시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과거 스마트폰, PC 등의 출하량에 크게 좌우되던 낸드 수요는 최근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다. AI 산업의 중심축이 대규모 모델을 개발하는 ‘학습’에서 실제 서비스를 반복적으로 제공하는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저장하고 불러올 수 있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중요성이 커진 것이다. 옴디아는 글로벌 낸드 시장 매출 규모가 지난해 730억 달러(약 110조원)에서 올해 3,601억 달러(약 545조원)로 39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확대의 수혜는 메모리 3사와 일본 키옥시아, 미국 샌디스크 등 기존 낸드 제조사에 집중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135억1,000만 달러(약 20조2,650억원)의 낸드 매출과 31.6%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자체 낸드 생산부터 기업용 SSD 완제품 생산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제품군 역시 폭넓다. SK하이닉스는 17.6%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이는 SK하이닉스와 2020년 SK하이닉스가 인텔로부터 인수한 낸드·SSD 사업체 솔리다임의 실적이 합산된 수치다.

키옥시아와 마이크론, 샌디스크는 각각 14% 안팎의 비슷한 점유율을 기록했다. 키옥시아는 스마트폰용 낸드와 데이터센터용 SSD를 폭넓게 공급하며 올해 1분기 매출을 59억6,000만 달러(약 8조9,4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전 분기보다 80%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의 낸드 매출 역시 59억5,000만 달러(약 8조9,250억원) 선까지 성장했다. 샌디스크는 데이터센터향 낸드 공급을 꾸준히 늘리고 있으며, 마이크론은 자체 낸드를 활용한 기업용 SSD 및 AI 데이터센터용 TLC·QLC 제품 판매를 확대 중이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8 month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