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공세가 부메랑으로" 내수·수출 막힌 中 태양광, 실적 하락·구조조정 압박 속 신흥국만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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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주요 태양광 기업, 실적 잇달아 내리막길 공급 과잉·내수 수요 위축·서방 규제 '삼중고' 사태 수습 나선 中 정부, 신흥국은 '저가 태양광' 수혜

중국 태양광 업체들의 실적이 줄줄이 추락하고 있다. 장기간 지속된 공급 과잉 국면으로 제품 가격 하락세가 가팔라진 가운데, 내수 설치 수요 감소·서방국의 규제 강화 등 악재까지 누적된 결과다. 이에 중국 정부는 한계 기업과 노후 설비를 솎아내는 구조조정에 착수했으며, 신흥국들은 중국발(發) 가격 경쟁으로 태양광 설비의 초기 투자 부담이 크게 줄어든 틈을 타 에너지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中 태양광 3사 실적 추이
30일(현지시각) 글로벌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 태양광 대표 3사는 올해 상반기 나란히 실적 악화 흐름을 보였다. 우선 진코솔라의 경우,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3% 감소한 247억2,741만 위안(약 5조340억원)을 기록했다. 지배주주 귀속 순손실은 30억7,633만 위안(약 6,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29억881만 위안(약 5,920억원)보다 5.8% 확대됐고, 비경상손익을 제외한 순손실도 33억6,100만 위안(약 6,840억원)에 달했다. 상반기 태양광 모듈 출하량은 29.64기가와트(GW) 수준이었다.
JA솔라 역시 매출과 수익성이 동시에 미끄러졌다. 상반기 매출은 174억9,760만 위안(약 3조5,6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줄었고, 지배주주 귀속 순손실은 26억6,285만 위안(약 5,420억원)으로 같은 기간 3.2% 늘었다. 비경상손익 제외 순손실은 30억2,241만 위안(약 6,1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2% 확대됐으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8억6,100만 위안(약 1,7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9% 급감했다. 통웨이는 상반기 매출이 343억5,696만 위안(약 6조9,9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했고, 지배주주 귀속 순손실은 51억1,929만 위안(약 1조420억원)으로 3.3% 증가했다. 비경상손익 제외 순손실도 52억8,300만 위안(약 1조760억원)으로 5.1% 늘었다.
공급 과잉이 고질적 병폐
이처럼 중국 태양광 업체들의 실적이 악화한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수년간 지속된 공급 과잉이 꼽힌다. 중국 태양광 업계는 정부의 전략 산업 육성 정책, 지방정부의 보조금·세제 혜택, 저가 토지 공급 등을 발판 삼아 생산 시설을 공격적으로 늘려 왔다. 그 결과 중국은 전 세계 태양광 모듈 생산 능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공급국으로 자리 잡았지만, 동시에 설비 증설 속도가 실제 수요 증가세를 앞지르는 문제가 생겼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은 전 세계가 필요로 하는 태양광 패널 물량의 약 2배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확보한 상태였다.
이러한 설비 과잉 상황은 가격 경쟁으로 직결됐다. 업체들이 가동률을 유지하고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판매 가격을 낮추면서, 폴리실리콘·웨이퍼·셀·모듈 등 밸류체인 전반의 마진이 무너진 것이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인포링크컨설팅에 따르면 중국 재생 단결정용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 1월 초 kg당 53~60위안(약 1만790~1만2,210원)에서 6월 중순 33~34위안(약 6,720~6,920원), 7월 하순에는 30~33위안(약 6,110~6,720원)까지 떨어졌다. 중국 내 대형 발전소용 TOPCon 모듈 역시 지난 3월 와트(W)당 0.68~0.70위안(약 138~143원) 수준에서 거래된 뒤, 8월 하순에도 0.65~0.73위안(약 132~149원)에 머물며 낮은 가격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추세다. 최근 들어 일부 품목 가격이 반등하고는 있지만, 이 같은 회복세를 본격적인 업황 개선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분석 기관 OPIS는 "주요 태양광 업체들이 제시 가격을 올리고는 있지만, 실제 계약 가격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해외 대형 프로젝트용 모듈 가격 역시 대체로 보합세"라고 짚었다.
표1. 중국 태양광 업계의 실적 악화 요인
| 요인 | 주요 현황 | 업계 영향 |
|---|---|---|
| 공급 과잉 | 전 세계 수요의 약 2배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 확보 | 가동률 유지·재고 소진을 위한 출혈 경쟁 심화 |
| 제품 가격 하락 | 폴리실리콘·웨이퍼·셀·모듈 가격 급락 | 매출 감소, 수익성 악화 |
| 내수 수요 위축 | 2026년 상반기 신규 설치량 전년 대비 66% 감소 | 신규 주문 감소, 재고 부담 확대 |
| 미국 무역 장벽 | 동남아시아산 태양광 제품에 반덤핑·상계관세 부과 | 제3국을 통한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 제한 |
| 유럽 조달 규제 | 재생에너지 경매·공공 조달에 공급망 회복력 기준 적용 | 중국산 제품의 시장 접근성 악화 |
내수·해외 장벽 나란히 높아져
올해 들어서는 중국 내수 시장의 태양광 설치 수요도 급격히 위축됐다.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중국태양광산업협회(CPIA)의 공식 통계 분석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신규 태양광 설치량은 72.07GW로 전년 동기(212.21GW) 대비 66% 급감했다. 시장가격제 적용 직전이었던 지난해 상반기에 선(先)설치 물량이 대거 소진되고, 올해 들어 신규 프로젝트 발주가 정상화하면서 제조사들이 체감하는 주문 감소 폭이 한층 커진 것이다. CPIA가 제시한 올해 연간 신규 설치량 전망치는 180~240GW로, 이 역시 지난해 기록한 315GW보다 24~43% 적다.
수출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강력한 무역 장벽을 세운 탓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4월 캄보디아·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산 태양광 셀 및 모듈이 덤핑 판매되거나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고 최종 판정했고, 같은 해 6월 관련 반덤핑·상계관세 명령을 발효하며 중국 태양광 업체들의 우회 수출을 차단했다. 유럽연합(EU)은 특정 제3국이 역내 재생에너지 제품 공급의 50% 이상을 차지할 경우, 자국 시장을 보호하고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회복력(resilience) 기준’을 적용한다. 이는 재생에너지 경매와 공공 조달에서 공급처를 다변화하도록 요구하는 제도다. 중국은 EU 태양광 모듈·셀 공급의 94%, 웨이퍼의 79%를 차지해 이미 적용 기준을 크게 웃돈다.
中 정부의 구조조정 노력
중국 태양광 업계의 위기가 나날이 가중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과잉 생산과 출혈 경쟁을 바로잡기 위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조치는 저가 판매 단속이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지난달 장쑤성 옌청에서 태양광 업계 가격 준수 회의를 열고, 업체들에 원가 이하 판매를 중단하고 자체적인 가격 관리 체계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향후 기업별 원가 산정과 당국의 가격 단속을 연계하고, 시장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면서 시정 요구에 응하지 않는 업체에는 행정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정책 방향 역시 한계 업체의 비용 부담을 높이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중국 재정부와 해관총서, 국가세무총국은 지난달 기존 소비세 면제 대상이던 태양전지에 대해 2027년 4월 1일부터 2%의 소비세를 부과하고, 2028년 4월부터 세율을 4%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에너지 전문 매체 PV매거진은 "적자 또는 손익분기점 수준에서 가동 중인 업체의 경우, 2~4% 세율만으로도 수익성이 추가로 악화해 노후 설비 폐쇄와 한계 기업 퇴출이 빨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생산 시설 자체를 솎아내기 위한 기준도 강화됐다.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폴리실리콘, 웨이퍼, 태양광 모듈, 인버터 등의 에너지 소비·효율을 규정한 신규 의무 국가 표준을 발표했다. OPIS는 이 기준이 엄격히 적용될 시 중국 기존 태양광 생산 능력의 최대 30%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흥국 반사이익 뚜렷
다만 이 같은 중국 태양광 업계의 과잉 경쟁 흐름이 모든 국가에 악재인 것은 아니다. 태양광 발전 확산의 주요 한계로 꼽혀 온 초기 투자비 부담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태양광과 배터리를 결합한 시스템의 확정 발전 단가는 일사량이 우수한 지역 기준 메가와트시(MWh)당 54~82달러(약 7만4,000~11만2,000원) 수준까지 미끄러졌다. 이는 중국의 신규 석탄화력 발전 단가인 MWh당 70~85달러(약 9만6,000~11만6,000원), 글로벌 신규 가스복합화력 발전 단가인 MWh당 100달러(약 13만7,000원) 등을 눈에 띄게 밑도는 수치다. IRENA는 오는 2030년까지 안정적인 기저 부하를 제공하는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결합 발전 비용이 30%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초기 비용 하락세는 대규모 자금 조달 여력이 부족한 글로벌 신흥 경제국에 막대한 호재로 작용했다. 태양광 모듈형 분산전원은 수 메가와트(MW) 단위로 단계적인 분할 건설이 가능하고, 공사 기간도 수개월에 불과하다. 거대한 댐이나 화력발전소처럼 국가 차원의 대규모 초기 투자도 필요하지 않다. 급격한 전력 수요 증가와 외화 부족, 고금리 압박 등에 짓눌리는 신흥국 입장에서는 수조원대 자본이 한 번에 묶이는 대형 화력발전소 대신 태양광 발전 인프라 구축을 선택할 유인이 충분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