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폴리시] 美 대학 장학금 경쟁 격화, 학생 확보·수익 관리에 활용
[딥폴리시] 美 대학 장학금 경쟁 격화, 학생 확보·수익 관리에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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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학 등록금 ‘스티커 가격’ 현실과 괴리 성적 장학금, 등록금 할인 수단으로 확산 학령인구 감소·경쟁 심화 속 투명성 강화 필요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국 대학이 웹사이트에 공개하는 등록금(이른바 스티커 가격, Sticker Price)은 실제로 학생들이 납부하는 금액과 괴리가 크다. 전국 단위 자료를 보면 4년제 대학 신입생 가운데 이 금액을 그대로 내는 비율은 20%에도 못 미친다. 이 같은 현실은 성적 장학금을 ‘우수 학생에 대한 보상’으로만 이해해 온 기존 인식을 무너뜨린다. 이제 대학에서는 장학금을 입학생 구성을 조정하고 등록금 수입을 관리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성적 장학금의 가격 전략화 확산
성적 장학금은 더 이상 ‘최고 성적 학생에게 주는 상징적 보상’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비영리 사립대학 722곳의 장학금은 과거 성취에 대한 보상이 아닌 학생의 진학 선택을 좌우하는 등록금 할인 수단으로 활용된다. 전미대학재무협회(NACUBO) 조사에서도 비영리 사립대학 신입생 상당수가 이미 학교 지원을 받고 있으며 평균 등록금 할인율 역시 상승세를 보인다. 다수 학생이 할인된 금액을 기준으로 등록금을 납부하는 구조가 일반화되면서 장학금은 특정 집단에 한정된 혜택을 넘어 전반적인 가격 책정 방식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변화는 대학의 의사결정 구조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대학은 단순한 성적 순위에 따라 지원금을 배분하지 않는다. 학생의 등록 가능성, 학급 구성 기여도, 대학 평판에 미치는 영향, 확보 가능한 수익까지 함께 고려한다. 이에 따라 특정 전공을 강화하거나 경쟁 대학으로의 이탈을 막기 위한 전략이 장학금 형태로 집행되는 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시장 양극화
장학금의 전략적 활용을 확대시키는 배경에는 인구 구조 변화가 자리한다. 미국 서부고등교육위원회(WICHE)에 따르면 고교 졸업자 수는 2025년을 기점으로 감소세에 들어서 2041년에는 약 13% 줄어들 전망이다. 학생 수 감소는 대학 간 경쟁을 더 압박하며, 대학들은 비교적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는 대응 수단으로 성적 장학금 확대를 선택하고 있다.
시장 구조의 불균형도 경쟁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학생들은 더 나은 재정 지원을 찾기 위해 여러 대학에 동시 지원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에 따라 대학 간 등록률 확보 경쟁은 한층 격화됐다. 이로 인해 막대한 기금을 보유한 상위 사립대와 등록금이 낮은 공립대 사이에 위치한 중간 수준 비영리 사립대는 구조적 압박에 직면해 있다. 이들 대학에 성적 장학금은 선택이 아닌 운영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작용한다.

등록금 할인으로 유지되는 재정 구조
대학이 성적 장학금을 유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재정 구조와 맞닿아 있다. 상당수 대학은 학생 1인을 교육하는 데 드는 비용을 등록금만으로 충당하기 어렵다. 공적 지원이나 기부금이 충분한 대학은 일부를 보완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등록금 수입 확보가 운영의 핵심 과제로 남는다. 이에 따라 대학은 동일한 금액을 일괄 적용하기보다 일부를 낮춰 제시하더라도 실제 등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학생을 확보하는 방식을 택한다.
미국 대학입학시험위원회(College Board) 자료에 따르면 평균 기관 장학금은 지난 15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수혜 비율도 60%를 넘어섰다. 신입생이 재학생보다 장학금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이는 장학금이 재학 중 지원보다 입학 단계에서 학생을 유치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장학금은 교육 운영과 재정 균형을 동시에 고려한 구조 속에서 설계된다.
장학금 구조의 투명성 강화 필요
이처럼 장학금이 확대될수록 취약 계층의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대학이 수익 확보를 위해 등록금을 감당할 여력이 있는 우수 학생 유치에 집중할 경우, 재정 지원이 절실한 학생에게 돌아갈 자원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학에 시장 논리를 배제한 운영만을 요구하는 접근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
이에 따라 정책 대응은 장학금의 운영 방식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정부는 소득 기준 지원과 성적 기반 지원을 명확히 구분해 공시하고, 신입생 장학금 구조와 재학 기간 동안의 실제 납부 수준도 함께 밝히도록 해야 한다. 대학이 제시하는 금액과 실제 부담 사이의 차이를 명확히 공개할 때 학생과 학부모의 판단도 더 정확해진다. 또한 경쟁의 조건과 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취약 계층 지원을 병행하는 제도 보완이 요구된다. 이러한 기반이 갖춰져야 교육의 공정성과 대학 재정의 안정이라는 두 과제가 현실적인 균형점을 찾을 수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Merit Aid Is Rising Because Colleges Are Competing for Survival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