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포기하고 가격 낮춘다" HUDIMM으로 승부수 던진 애즈락, AI發 메모리 공급난 속에서도 사용처 제한적
"성능 포기하고 가격 낮춘다" HUDIMM으로 승부수 던진 애즈락, AI發 메모리 공급난 속에서도 사용처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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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절감 가능하다" 애즈락, DDR5 재설계 규격 'HUDIMM' 공개 뚜렷한 성능 저하 문제, 메모리 시장 과열 속 '타협안' 수준 AI 열풍에 HBM·소캠 2 등 서버용 제품 중심으로 시장 재편

대만의 종합 컴퓨터 부품 제조 업체 애즈락(ASRock)이 보급형 시장을 정조준한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재설계 규격을 공개했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메모리 가격이 나날이 폭등하는 가운데, 기존 DDR5 대비 성능을 낮추는 대신 원가를 절감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해당 규격의 성능 저하 폭이 이론적인 수준을 넘어선 만큼, 보급형 시장 내에서도 적용 범위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즈락의 '저가형 DDR5' 구상
21일(현지시간) IT 매체 윈퓨처(Winfuture) 보도에 따르면, 애즈락은 최근 DDR5 규격을 재설계한 새로운 표준인 ‘HUDIMM(Half-Unbuffered DIMM)’을 발표했다. HUDIMM은 기존 DDR5와 달리 1개 서브채널만 활성화된 규격이다.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간 통신에는 기본적으로 64비트 단위의 채널이 구성되며, DDR5 모듈은 2개의 32비트 채널로 나뉘는 구조를 띤다. 이때 모듈 안에서 나눠진 각각의 32비트 채널을 서브채널이라고 한다.
이러한 설계를 적용하면 반도체 원가의 핵심인 다이 수와 메모리 스틱당 IC(램 모듈에 붙어 있는 개별 D램 반도체 칩) 개수를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생산 단가가 획기적으로 경감되는 셈이다. 일부 조합에서는 성능적인 이점도 제시됐다. 애즈락은 8기가바이트(GB) HUDIMM과 16GB 일반 UDIMM을 혼용할 시 총 3개의 32비트 서브채널이 구성되면서 단일 24GB 모듈 대비 높은 대역폭을 확보할 수 있다는 내부 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단순히 가격을 낮추는 것을 넘어 특정 구성에서는 효율 확보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애즈락의 주장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조적으로 칩 수가 줄어드는 만큼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는 논리 자체는 타당하지만, 성능의 경우 비교 대상 자체가 잘못됐다는 진단이다. HUDIMM이 정조준한 보급형 PC 시장에서 24GB 단일 구성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보급형 PC 시스템의 일반적인 메모리 구성은 8GB 단일 또는 8GB 2개 수준이다. 결국 애즈락의 분석은 실제 소비자에게 주어진 선택지라기보다는 이론적 비교에 가까운 셈이다.
대역폭 하락 문제 두드러져
HUDIMM 단일 구성 기준으로 보면 서브채널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구조 특성상 대역폭 감소 역시 불가피하다. 실제 홍콩 IT 매체 HKEPC가 PC 제조 업체 에이수스의 도움을 받아 진행한 성능 테스트 결과를 살펴보면, 16GB UDIMM은 거의 60GB/s(초당 기가바이트)의 대역폭을 제공했다. 반면 이를 8GB HUDIMM으로 변환했을 때는 대역폭이 30GB/s로 떨어졌다. 이 테스트는 단일 채널 구성에서 진행됐다.
32GB UDIMM을 16GB HUDIMM으로 변환한 경우에는 이 같은 문제가 한층 두드러졌다. 32GB UDIMM은 100GB/s 이상의 대역폭을 제공했지만, 이를 16GB HUDIMM으로 변환하면 전체 대역폭이 60GB/s 미만으로 하락했다. 이 테스트는 듀얼 채널 구성에서 진행됐다. 이론적인 용량 감소를 넘어선 구조적 성능 저하가 확인된 것이다. 다만 애즈락은 HUDIMM의 성능이 저가용 컴퓨터나 게임용 PC 등에 활용되기에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도 HUDIMM이 한동안 보급형 PC 소비자에게 '타협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능 저하로 인해 적용 범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DDR5 가격 부담이 여전한 만큼 진입 장벽을 낮추는 카드로 활용될 여지가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DDR5를 비롯해 일반 PC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기존 D램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며 공급 부족이 심화한 결과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3사의 증산 규모가 2027년까지 시장 수요의 60%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마저 제기된다.

메모리 3사는 소캠 2에 집중
메모리 시장을 휩쓴 AI 중시 흐름은 최근 서버용 저전력 메모리 모듈 '소캠(SOCAMM) 2' 경쟁에도 불을 붙였다. 소캠2는 저전력 D램인 LPDDR5X 메모리 여러 개를 하나로 묶은 모듈로, HBM과 DDR5 사이 공백을 메우는 AI 서버용 메모리 솔루션으로 취급된다. AI 기술이 발전하며 메모리 제품 수요가 나날이 확대돼 가는 가운데, AI 서버 메모리 시장의 경쟁이 HBM과 같은 고성능 제품을 넘어 전력 효율을 앞세운 LPDDR 기반 모듈까지 확산한 것이다.
소캠 2 경쟁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글로벌 메모리 3사다. 엔비디아와 소캠 초기 모델 개발을 가장 먼저 시작한 마이크론은 지난달 256GB 제품을 개발해 고객사에 샘플로 공급했다. 같은 달 삼성전자는 10나노미터(nm)급 5세대(1b) D램을 사용한 엔비디아 공급용 소캠 2 양산을 시작했으며, 이달에는 LPDDR4와 LPDDR4X 등 일부 저전력 모바일 D램 주문까지 중단했다. 소캠 2를 비롯한 LPDDR5X 기반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면서 메모리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일 10나노급 6세대(1c) LPDDR5X 저전력 D램을 기반으로 하는 소캠2 192GB 제품을 본격 양산한다고 밝혔다.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으로 만들어진 SK하이닉스의 소캠 2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베라 루빈에 최적화된 구조로 설계됐으며, 기존 모듈 기술인 RDIMM 대비 2배 이상의 대역폭과 75% 이상 개선된 에너지 효율을 실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