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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패가망신” AI로 시세조종 초단위 추적, ‘주식시장 선진화’ 속도

“주가조작=패가망신” AI로 시세조종 초단위 추적, ‘주식시장 선진화’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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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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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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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패턴 기반 시세조종 적발 확대, 감독 방식 고도화
사이버 데이터·매매 분석 활용 통한 이상거래 조기 포착
조사 조직 확충·제재 수단 다변화에 따른 억지력 증대

금융당국이 주가조작과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거래 패턴 기반의 정밀 분석을 통해 행위 자체를 겨냥하는 감독 방식이 본격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이상거래 탐지와 알고리즘 분석 체계가 결합되면서, 시세조종 혐의 또한 규모와 무관하게 추적 가능한 영역으로 편입되는 모습이다.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모든 거래 행태에 대한 전면적 포착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증권사 ‘수탁거부’ 무시하고 메뚜기 매매, ‘간 큰 개미 검찰행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3,000만원 수준의 부당이득을 취한 개인투자자가 시세조종 혐의로 적발돼 검찰에 넘겨졌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지난 8일 개인투자자 A씨를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통보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주가 상승을 통한 매매차익을 노리고,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골라 1년 넘게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증선위 조치는 부당이득의 규모보다 행위 자체의 불법성에 방점을 찍었다. A씨는 고가 매수와 대량 호가 제출 등 전형적인 시세조종 수법을 동원했다. 2017년 3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약 1년 1개월간 B사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매했는데, 이 기간 A씨가 제출한 시세조종 주문만 총 5,042회, 195만1,898주에 달한다. A씨의 범행 수법은 끈질기면서도 대담했다. 그는 평소 거래량이 적어 주가를 쥐락펴락하기 쉬운 B사 주식을 타깃으로 삼아 거의 매일 주가 조작 주문을 넣었다. 특히 보유 중인 B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다시 B사 주식을 사고팔며 대출을 상환하는 ‘레버리지’ 기법까지 동원해 수익 극대화를 노렸다.

증권사의 불공정거래 감시망도 무용지물이었다. A씨는 범행 초기부터 증권사로부터 유선·서면 경고, 수탁거부 예고 등 수차례 예방 조치를 받았으나 이를 비웃듯 범행을 이어갔고, 결국 8차례나 수탁거부 조치를 당하자 여러 증권사를 메뚜기처럼 옮겨 다니며 타인 명의 계좌를 번갈아 이용하는 꼼수를 썼다. 본인과 가족, 본인 소유 회사 등 5인 명의의 계좌 13개를 동원했지만, 접속 IP 주소가 동일하다는 점 때문에 실질적인 계좌 주인이 본인이라는 사실이 들통났다. 이러한 A씨의 시세조종 행위는 한국거래소의 이상거래 심리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혐의로 포착됐으며, 이후 금감원의 조사로 이어졌다.

통상 시세조종과 같은 불공정거래는 다수가 가담하거나 수십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얻었을 경우로 인식되곤 하지만, 이번 사례를 통해 비교적 작은 규모로도 충분히 적발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주가 상승이나 하락 여부와 관계없이, 시세조종성 거래 패턴이 확인되면 금융당국에 적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시세조종은 주가 변동이나 수익 여부와 무관하게 의도적인 시장 개입이 확인될 경우 법적 책임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그간 수억~수천억원대 부당이득 사건뿐 아니라 비교적 소규모 사안에 대해서도 꾸준히 수사기관 통보를 진행해 왔다.

혐의 구간 자동 적출 알고리즘 개발

특히 금융위와 거래소가 지난 2월부터 주가조작 초기 대응 강화를 위한 '사이버 이상거래 탐지 AI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불공정거래를 조기에 적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거래소는 과거 이상거래 가능성이 있다고 분류된 종목의 온라인 게시글, 스팸문자 신고 내역, 유튜브 영상과 주가 상승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판단 지표를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주가의 이상 급등, 미공개 정보 이용 우려 등을 점수화한 뒤, 점수가 높은 위험 종목을 자동으로 걸러낸다. 이후 거래소 담당자가 해당 종목과 관련한 이상거래를 탐지하는 방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모니터링할 수 있는 사이버 정보가 확대되고, AI 모델의 판단에 따라 위험 종목군을 효율적으로 분류할 수 있다"며 "자동 탐지 기능을 통해 초기 분석 기간이 단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도 초빈도매매 등 지능화되는 불공정거래에 대응하기 위해 매매분석 플랫폼 ‘비스타’를 가동하고 있다. 우선 시세조종 혐의자의 거래 기간을 여러 개의 세부 구간으로 분할한 뒤, 각각의 구간에서 이상매매가 발생하는지를 탐색하는 '이동구간 격자탐색'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그동안은 조사원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수작업으로 이상거래 혐의 구간을 특정했지만, 알고리즘을 통해 짧게는 수 초에서 길게는 수개월에 이르는 시세조종 구간을 자동으로 포착해 낼 수 있게 됐다.

금감원은 나아가 조직적 시세조종에 대응하기 위해 유사한 매매 행태를 보이는 계좌를 군집화하는 '혐의계좌군 자동적출' 기능을 개발하고, 이상거래 관련 텍스트를 분석할 대규모언어모델(LLM)도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혐의자의 거래 이력 등 네트워크에 기록되는 모든 거래 정보와 이와 연계된 자금 거래를 분석하는 시스템도 구축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공정거래 혐의로 조사 완료한 사건을 대상으로 알고리즘 성능을 점검한 결과 조사원이 발견한 모든 혐의구간을 포착했다”며 “올해 말까지 AI 분석 기능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시장의 불공정거래를 신속히 적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가조작 세력 저승사자 확충, 원금 몰수 제재도 추가

금융당국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주가조작 근절을 위한 합동대응단의 조직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금감원은 13일 조사4국을 신설하고 인력 14명을 배치했다. 해당 인력은 합동대응단에 파견돼 2팀에 합류하며, 대응단은 기존 단일팀 체제에서 2팀 체제로 개편됐다. 이번 인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합동조사단) 팀을 1~2개 더 만들어 경쟁을 붙이는 등 기능 강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투자자들의 누적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서는 시장 감시 인력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후 금융당국은 올해 1월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확대 방안'을 통해 금융위 11명, 금감원 14명 등 인력 충원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금융위 강제조사반과 금감원 일반조사반을 각각 1개씩 늘려 2개 팀 체제로 가동하고, 거래소 신속심리반이 두 팀을 공통 지원하는 구조다. 금융위 인력 충원이 아직 진행 중이지만 금감원이 먼저 인사를 단행한 만큼, 전체 대응단 확대 작업도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다. 당초 발표대로 인력 충원이 이뤄질 경우 기존 금융위 인력 4명, 금감원 20명, 거래소 12명 등 총 37명 규모였던 합동대응단은 총 62명으로 늘어난다.

합동대응단은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시세조종, 미공개정보 이용, 선행매매 등 1·2·3호 사건을 연달아 적발했다. 자산운용사 임원과 유명 사모펀드 운영자, 금융회사 지점장 등 전문가들이 공모한 대규모 불공정거래를 적발해 검찰에 넘겼다. 지난달 11일에는 학원장·병원장 등 재력가가 1,000억원대 시세조종을 벌인 사건을 마무리해 검찰 고발했다. 증권사 임직원이 업무 수행과정에서 취득한 중요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 적발한 사건도 조만간 제재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제재 수단도 추가한다. 당국은 미공개정보 이용과 사기적 부정거래에 대해서도 투자원금 몰수가 가능하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예를 들어 미공개 내부정보를 활용해 주식 5억원어치를 사서 부당이득 3억원을 얻었다면 부당이득에 대한 과징금(1~2배)·벌금(4~6배)과 함께 원금인 5억원도 몰수한다. 지금까지는 시세조종에 대해서만 원금 몰수가 가능했다. 아울러 불공정거래·회계부정 관련 내부자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유도하기 위해 신고포상금 상한선도 손본다. 지금까지 포상금 상한액은 불공정거래가 30억원, 회계부정이 10억원이었으나 이를 전격 폐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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