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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콘텐츠' 활성화와 규제의 균형 잡힌 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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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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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7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ICT 정책-지식 디베이트'에서 OTT 규제 찬성 입장을 드러낸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박사는 이용자 보호를 위한 '질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현재 방송 규제가 기획제작편성과 심의 등 두 가지로 구분된다며 방송 심의로 인한 질적 문제가 OTT 규제 핵심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방송 심의 체계를 OTT에 그대로 적용하려는 시도로 논란이 발생한 사실을 두고 OTT만의 질적 규제 장치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반면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서비스가 동일하다는 이유로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자는 주장을 하지만 지상파는 주파수를 활용해 방송하기 때문에 규제하는 것"이라며 “나머지 주파수를 사용하지 않는 사업자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전했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방송을 규제하는 이유는 한정된 자원을 이용해 많은 이용자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미국에서 코드커팅이 일어나 놀랐겠지만 2014년 OTT를 규제하기 위한 시도가 나타난 이후 아직까지 진전이 없는 만큼 OTT 규제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방통위는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진흥기본계획 등 산업 활성화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공공성과 공익성을 쫓느라 새로운 서비스의 성장을 저해하는 것엔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 차원에서 미디어 산업의 변화를 촉진하고 지원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에 방통위는 올해 5월부터 외부에서 초빙한 전문가로 정책연구반을 구성하고 주요 쟁점을 검토해오고 있다.

유료 방송시장 규제, 새로운 시장 흐름 반영 못 해

하지만 OTT 업계에서는 규제 강화, 방송발전기금(방발기금) 징수 등이 우려된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새로운 법제의 신설로 국내 사업자들이 이중 규제 피해를 보거나, 해외 미디어 사업자는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수익을 내면 그만큼 기여를 해야 한다는 당위적 측면에서는 방발기금 신설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도 “사업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부담이 발생하게 되는 부분이라 정책 수용 가능성이나 향후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 등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OTT와 유료방송서비스 간 공정 경쟁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유료방송시장에 적용되는 규제 전반에 대해 합리성 검토를 수행함으로써 기존 사업자의 혁신을 저해하는 불합리한 규제 요소들을 식별하고 규제 완화(하향 평준화)를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유료방송시장에 대한 규제는 과도한 수준으로 과거 아날로그 시대의 규제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채 새로운 시장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제언했다.

TV 홈쇼핑 업계 규제 찬성

지난 8월 TV 홈쇼핑 업계는 "라이브 커머스와 관련해 ‘방송과 통신의 경계에서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TV홈쇼핑과의 규제 형평성, 라이브 커머스 사업자와 판매자 간 불공정 거래 행위, 허위·과장 광고로 인한 이용자 피해, 권리 보호를 이유로 규제 필요성을 주장했다. 지난 2021년 2월 통신판매중개업자의 통신 판매 영상 보존, 제공 의무를 포함하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이 발의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공적 규제를 라이브 커머스에 부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으로 "최근 방송, 금융 등 전통 산업의 기업이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혁신 기업에 대해 동일한 전통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로 ‘동일범주 동일대우의 원칙’을 차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규제 형평에 기반한 ‘동일범주 동일대우의 원칙’에 대한 깊은 오해다"라고 밝혔다.

지난 1월 한국인터넷기업협회(KIA)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미디어 지형과 합리적 규제체계 마련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미디어 발전의 역사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성격을 분석한 후 기존 방송과의 차이점, 해외의 입법 동향 등을 고려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산업의 성장을 위한 법·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종관 전문위원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전체 방송시장을 주도하는 양상이 심화되고 있으나 방송법이 갖는 철학 및 취지를 고려할 때 방송법 또는 방송 규제체계에 포섭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관련 산업 진흥 및 활성화를 위해 현행 부가통신사업으로 분류되는 체계를 유지하며 지원 대상으로 특정할 수 있는 방식이 현재의 상황에서는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사진=티몬 홈페이지

티몬, 상품 판매 위해 미디어 커머스 시도

티몬은 지난 2월 아프리카의 디지털 콘텐츠 제작 자회사인 '프리콩'과 협력하여 웹예능 '게임부록'을 선보이며 미디어 커머스에 뛰어들었다. 야심차게 출시한 '게임부록'은 게임전문 토크쇼로, 게임판 '유퀴즈온더블록'을 표방한다. 슈퍼주니어 멤버 김희철, 게임 전문 유튜버 김성회, 게임 전문 캐스터 성승헌이 MC를 맡아 초청 게스트들과 함께 게임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으로, 티몬은 해당 콘텐츠에서 PPL(간접광고, Paid Product Placement)을 활용해 상품 판매와 연결하고자 했지만, 이러한 미디어 커머스가 티몬의 매출 실적에 큰 효과를 가져오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 커머스는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한 뒤 상품과 연계해 소개하는 전자상거래로, 매체를 의미하는 미디어(Media)와 상업을 뜻하는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다. 웹드라마, 웹예능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활용해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미디어 커머스는 일반적인 홈쇼핑 및 인터넷 쇼핑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이러한 미디어 커머스는 콘텐츠와 상품이 상호보완적으로 결합돼 소비자가 즐기는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상품에 대한 인지와 이해를 높이고 이에 따라 판매로 이어지는 매출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효과는 일반적인 쇼핑몰과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간접광고의 주요 미디어인 TV의 영향력이 하락하면서 미디어 커머스가 대체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통계청과 시장조사업체인 이마케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미디어 커머스 시장은 106조원 규모로 추산됐다. 이는 콘텐츠와 상품이 상호보완적으로 결합되는 미디어 커머스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소비자들에게 더욱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존의 쇼핑몰과는 차별화된 미디어 커머스의 시장성장이 예상되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더 가속화할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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