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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생존경쟁] “구독자 빠져나갈라” 문단속 나선 글로벌 OTT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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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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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 시장 포화 상태를 맞이한 글로벌 OTT 업계의 화두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급성장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에 급제동이 걸렸다. 엔데믹과 함께 사람들의 바깥 활동이 늘며 OTT 기업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 글로벌 데이터분석업체 암페어 애널리시스는 전 세계 소비자들의 OTT 관련 지출 증가율이 지난해 6%에서 올해 2%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기업들은 다양한 콘텐츠와 기능을 추가하며 구독자 이탈을 막기 위한 '문단속'에 돌입했다.

넷플릭스 "빠져나가는 가입자 막아라"

최근 2억 3천만 명의 역대 최대 가입자 수를 기록한 넷플릭스는 가입자 증가보다 '이탈 방지'에 중점을 뒀다. OTT 시장 성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판단에서다. 회사는 지난해 말 광고 요금제 도입에 이어 계정 공유 유료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며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현재 가입자들을 묶어두기 위한 방안으로는 게임 서비스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루 이용자가 전체 구독자의 1%에도 미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 영화나 드라마는 한 번 시청에서 끝나지만, 게임은 일단 재미를 붙이면 계속 이용하는 심리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7개의 게임 라인업으로 시작해 나이트 스쿨 스튜디오, 보스 파이트 엔터테인먼트 등 총 6개의 게임 스튜디오를 인수한 넷플릭스는 현재 51개까지 게임 라인업을 확대한 상태다.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우리의 목표는 영상 콘텐츠는 물론,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전개할 것을 시사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온·오프 오가는 방대한 서비스 구축" 디즈니

디즈니는 운영 중인 OTT 디즈니+와 훌루(Hulu), ESPN+ 3사를 통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세 플랫폼의 이용자를 단순 합산하면 약 2억 3,000만 명으로 글로벌 최대 OTT 넷플릭스 이용자 수와 비슷하다. 디즈니는 지난해 일부 국가에서 디즈니+와 훌루를 동시 이용할 수 있는 '디즈니 번들 듀오'와 3사를 모두 포함한 '디즈니 번들 트리오'를 출시하며 통합 OTT 출범의 성과를 가늠 중이다. 

동시에 디즈니는 OTT 사업에 광고를 적용한 버전 등 다양한 요금제를 시도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OTT 3사의 가입자 증가 폭이 눈에 띄게 줄었고, 경쟁사인 넷플릭스가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며 사업에 박차를 가했기 때문.

더불어 지난해 9월에는 자사의 테마파크 및 리조트 할인, 캐릭터 상품 구매 등 커머스 기능을 제공하는 새 멤버십을 계획 중이라고 알렸다. 가칭 '디즈니 프라임'으로 명명된 해당 멤버십은 회사가 고객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고객의 선호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목적으로 활용될 예정. 디즈니는 현재 특별 멤버십 'D23 공식 팬클럽'을 운영하며 한정판 상품 구매 및 독점 행사 참여 기회 등을 제공 중이다.

사진=HBOmax

WBD "선택과 집중"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이하 WBD)는 오는 3월 통합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출범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4월 양 사의 합병으로 출범한 WBD의 워너브라더스와 디스커버리는 합병 전부터 각각 HBOmax와 디스커버리+를 운영 중이다.

당초 올 하반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두 플랫폼의 통합을 앞당긴 것은 회사의 지출을 줄이기 위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WBD가 통합 법인 출범 후에도 두 개의 OTT를 운영하면서 지난해 3분기 약 10억 달러(약 1조2,3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두 플랫폼을 통합하면 비용은 줄이고 훨씬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어 통합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HBOmax의 회원은 약 7,400만 명, 디스커버리+는 약 2,000만 명으로 두 플랫폼의 가입자를 단순 합산하면 약 1억 명에 육박하게 된다.

통합 플랫폼 출범에 앞서 데이비드 자슬라브 WBD 최고경영자(CEO)는 HBOmax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축소한 바 있다. 당시 현지 업계는 HBOmax의 구독자 감소를 예측했지만, 회사는 올해 초 선보인 <더 라스트 오브 어스>가 뜨거운 반응을 이끌며 '양보다 질' 전략에 성과를 거뒀다. 나아가 맥스(MAX)라는 이름으로 선보일 통합 OTT는 디스커버리의 다양한 리얼리티 쇼를 비롯해 CNN 뉴스, 워너브라더스의 영화 라인업, 키즈 프로그램, 스포츠 생중계 등이 추가되어 훨씬 폭넓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WBD의 전망이다.

자슬라브 CEO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투자자들에게 자사의 비즈니스 전략은 '가입자 수'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닌 '목표한 수익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오는 2025년까지 OTT 사업 부문에서 10억 달러(약 1조 2,300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유럽 시장 공략한 파라마운트, 통합 OTT 출범 가능성↑

영화 제작사에서 출발한 파라마운트는 자사가 운영 중인 파라마운트+ 외에 유비버설 픽처스와의 통합 OTT 스카이쇼타임을 유럽 시장에 론칭했다. 스카이쇼타임은 양사가 제작한 영화와 TV 시리즈를 비롯해 스카이 스튜디오, 피콕의 오리지널 콘텐츠, 니켈로디언, 드림웍스, 일루미네이션의 키즈 콘텐츠 등 다양한 장르의 라인업을 구축해 사업 영역을 지속 확대 중이다. 파라마운트는 현재 파라마운트+와 쇼타임을 동시 이용할 수 있는 결합 상품을 판매 중이며, 두 플랫폼 역시 통합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광고 요금제와 게임 사업 확대로 잠재고객 공략과 가입자 이탈 최소화에 나선 넷플릭스, 통합 서비스 출시로 독보적인 시장 장악력을 OTT로 가져가겠다는 디즈니, 잠깐의 숨 고르기 후 본격적인 몸집 키우기에 나서는 WBD, 새로운 시장인 유럽 개척에 이어 통합 플랫폼 출시를 검토 중인 파라마운트까지. '생존'을 모색 중인 기업들의 움직임에 초대형 OTT의 출현에 예고되는 등, 글로벌 OTT 업계는 팬데믹에 이어 다시 한번 커다란 변화를 맞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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