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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경쟁의 중심으로 '콘텐츠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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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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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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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의 바다를 항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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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정KPMG

글로벌 OTT 기업 넷플릭스가 최근 세계 각지에 자체 스튜디오를 마련하며 콘텐츠 생산거점을 강화하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 영국 런던, 미국 뉴저지에 이어 한국 시장에도 발을 들였다. 지난 2021년 경기도 파주시와 연천군에 위치한 YCDSMC 스튜디오 139와 삼성 스튜디오를 장기 임대하며 K-콘텐츠 제작 인프라를 공고히 했다. 지난해에는 자회사 아이라인 스튜디오를 통해 서울 특수효과 영상 스튜디오 신설 업무협약을 맺었다.

OTT 시장은 '콘텐츠 스튜디오' 중심으로 경쟁 체제가 구축되고 있다. 콘텐츠 제작 건수 증가에 따라 제작 인프라 확보를 위해 스튜디오 수요 또한 증가하는 것. 콘텐츠 스튜디오란, 드라마-영화 등 포괄적 의미에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필요 설비를 갖춘 공간이다. 미국 영화 산업에서 유래된 '스튜디오 시스템'은 제작사와 배급사 등이 통합된 시스템이다. 제작-배급-상영까지 수직적으로 계열화된 이 방식은 OTT 시대를 맞이하며 보편화되어 미디어 환경에 변화를 일으켰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전 세계 OTT 시장 규모는 2010년 61억 달러에서 2021년 1,351억 달러로 급증했다. 5년 후인 2028년에는 2,429억 달러의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OTT 시장 또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이 2019년부터 2021년 연평균 27.4%의 성장률을 보일 때, 동기간 21.3%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1년 12억 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국내 제작사는 방송사나 OTT 기업으로부터 제작 비용을 받아 콘텐츠를 제작하고, 콘텐츠 및 방영권을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콘텐츠 제작을 위해서는 스튜디오가 필요한데, 자체 스튜디오가 없는 경우 외부 단독 스튜디오를 장·단기 계약해야 한다. 자체 스튜디오 보유 시 렌탈을 통한 수익 창출로 이어져 새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대표적인 스튜디오 센터를 설립한 CJ ENM이 자회사인 스튜디오 드래곤 콘텐츠 제작이나 영화, 광고 등에 활용하는 사례를 들 수 있다.

스튜디오의 경우 관광상품 추가 개발을 통해 부수적인 사업을 전개할 수도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하는 곳이 바로 일본이다. 인기 콘텐츠 촬영지로 명성을 얻게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 및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사진=삼정KPMG

삼정KPMG가 26일 발표한 『OTT가 불러온 부동산계 신흥강자, 콘텐츠 스튜디오』 보고서에 따르면 OTT 시장은 스튜디오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OTT 성장세에 따른 기업 간 콘텐츠 확보 경쟁 심화가 제작 인프라 수요 증가로 이어지며 스튜디오에 대한 수요를 높인 것.

성장 정체기를 마주한 국내 OTT 기업은 합종연횡으로 생존을 꾀했다. 2016년 국내에 진출한 넷플릭스가 시장을 독식하자 2019년 9월 지상파 3사 통합 OTT 푹(PooQ)과 SKT 옥수수(Oksusu)가 손잡은 웨이브가 탄생했다. 티빙은 지난해 12월 KT시즌(seezn)을 인수하며 토종 OTT 1위를 거머쥐었다. 이후 웨이브와 티빙은 각각 HBO와 파라마운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콘텐츠 독점 공급 및 해외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국민 10명 중 7명이 OT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토종 OTT 기업 티빙, 웨이브, 왓챠는 지난해 4,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 없고, 적자 폭도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분위기는 암담하다. 결정적 원인은 콘텐츠 경쟁에 의한 제작 투자 비용 증가다. 제작비는 커졌지만, 투자금 회수하는 정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적자 늪에 빠졌다.

그러나 OTT 기업은 콘텐츠 제작 투자를 포기할 수 없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12월부터 2022년 4월까지 OTT 전체 시청시간 중 넷플릭스 점유율은 44%다. 2위 웨이브(27.3%)와 격차가 있지만, 오리지널 콘텐츠 시청시간 기준으로 보면 그 격차가 16.7%p에서 63.6%p로 더 커진다. 즉, 오리지널 콘텐츠나 독점 콘텐츠는 타 플랫폼과 차별화된 원천이며 이용자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특히 <오징어 게임>(넷플릭스) 이후 글로벌화된 K-콘텐츠는 국내외에서 엄청난 경쟁력을 지닌다. 높은 퀄리티와 색다른 소재로 세계에서 좋은 성과를 내지만, 할리우드 작품 대비 적은 제작 비용이 들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 등 해외 OTT가 K-콘텐츠에 공들이고, 적극 유치하는 까닭이다. 실제로 지난해 넷플릭스 서비스 이용자 중 60% 이상이 1편 이상의 K-콘텐츠를 시청했고, 90개국 이상에서 넷플릭스 주간 TOP10에 이름을 올렸다. 넷플릭스는 2021년 14편에서 22년 25편, 23년에는 34편으로 K-콘텐츠 제작 비중을 늘렸다. 최근에는 4년간 3조 3억원의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OTT 업계 꼴찌에 가까운 디즈니+ 역시 K-콘텐츠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지난해 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에서 아태지역 콘텐츠 50편 중 13편을 한국 작품으로 채운다고 밝혔다. 최민식 주연작 <카지노>에 200억원, 올해 공개 예정인 <무빙>에는 500억원 투자를 진행하며 수천억원의 투자 계획을 드러냈다.

올해 OTT 콘텐츠 라인업을 살펴보면 한 달에 1~2편의 오리지널 작품이 각 플랫폼에서 공개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한 달에 최대 10편 이상의 신작을 만나볼 수 있는 셈이다. 국내 제작사는 국내외 OTT 기업과 활발하게 투자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CJ 계열의 스튜디오드래곤은 넷플릭스와 3년 동안 20여 편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글로벌 방영권 공급을 계약했고, 아마존플라임과는 국내 최초로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계열사인 티빙에는 오리지널 콘텐츠 공급으로 시너지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삼정KPMG

콘텐츠 증가로 인한 스튜디오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스튜디오 미래 전략 수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경쟁에서 나타나는 주요 트렌드를 ▲지역 ▲유형 ▲규모 ▲부지 등 총 4가지 분야로 나눠 분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향후 스튜디오는 수도권 인근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제작 업무 특성상 스튜디오의 위치에 따라 제작 인력의 근무 시간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 제작사 입장에서 주 52시간제를 보장하기 위해 지방 촬영이 아닌 수도권을 더욱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지상파 방송사의 OTT 콘텐츠 제작 관심이 확대되고 있음에 따라 지상파 사옥과 가까운 지역의 스튜디오가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실감형 콘텐츠 제작이 가능한 가상(Virtual) 스튜디오 성장도 예측된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실감형 콘텐츠 시장은 2016년 대비 300% 이상 증가하면서 274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2025년에는 1,238억 달러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도 2019년 약 2조 8,000억 원에서 2025년 약 33조 2,000억 원까지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실감형 콘텐츠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에서도 전방산업 중 하나인 가상 스튜디오 시장이 함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CJ ENM이나 SK텔레콤, 덱스터 스튜디오 등 다양한 기업에서 LED 스크린, VFX·XR 촬영용 카메라 등의 첨단 설비를 구비한 가상 스튜디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주요 제작사들이 찾는 스튜디오의 공통된 특징을 살펴보면 규모적인 측면도 중요하다. 상대적으로 다양한 장면을 한 공간에서 촬영할 수 있는지와 더불어 후반 작업까지 원스톱 제작이 가능한 대형 스튜디오를 선호하는 것. 트렌드에 맞춰서 고양 아쿠아특수촬영 스튜디오나 합천 영상테마파크, 스튜디오큐브 같은 경우는 기존의 스튜디오에서 실내 스튜디오나 특수 스튜디오 등을 추가해 복합 스튜디오로 재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교적 최근에 개발이 시작된 스튜디오 센터나 코리아스토리 같은 경우도 개발 단계에서부터 대규모 복합 스튜디오를 염두에 둔 것이다.

요즘 폐부지나 유휴부지, 또는 사용 빈도가 떨어지는 공장 용지 등을 변경해 스튜디오로 활용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폐정수장을 활용해 개관한 고양 아쿠아특수촬영 스튜디오가 있으며, 스튜디오드래곤은 문경 마성에 6년 동안 방치된 폐기물 부지를 시대물 야외 스튜디오로 탈바꿈했다. 지역사회의 애물단지로 여겨졌던 폐정수장, 유휴부지가 국내 유망 스튜디오 중 하나로 변모하면서 전반적인 사업비 감소와 함께 수익 창출까지 이뤄지고 있다.

서광덕 삼정KPMG 부동산자문팀 상무는 "생존을 위한 OTT 기업의 콘텐츠 경쟁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콘텐츠 제작의 주요 인프라인 스튜디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스튜디오 개발, 운영, 투자의 관점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수요 확보를 위해 지역, 유형, 규모 등의 측면에서 오늘날 시장 선호를 고려한 스튜디오 개발이 중요하다. 중장기적 관점으로 스튜디오 부지 확장성을 면밀히 검토해 대관 외에도 관광·체험 상품 개발 등 사업 운영 방안을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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