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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에 방발기금 징수하겠다"는 방통위, '망 사용료 분쟁'에 정부가 마침표 찍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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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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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nsplash

글로벌 OTT 플랫폼에 대한 방송통신발전기금(이하 방발기금) 분담금 징수가 조만간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기통위) 국정감사에서 "형평성 차원에서 OTT 해외 거대 사업자도 (분담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시장 망 사용료 논의를 견인하던 SK와 넷플릭스 사이의 분쟁이 흐지부지된 바 있다. 두 기업의 '실익'만을 챙기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지면서다. 관련 법안을 발의하며 업계 형평성 조정에 힘쓰던 국회는 앞으로도 제도 개선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OTT 플랫폼에 대한 방발기금 징수 방안은 결국 정부가 직접 제시한 망 사용료 분쟁의 '마침표'인 셈이다.

OTT 사업자도 방발기금 납부 대상에 포함

이 위원장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과기통위의 방통위 대상 국정감사에서 지난 9월 SK브로드밴드(SKB)와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소송이 마무리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박완주 무소속 의원의 질의에 "최근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합의는 형평성 차원에선 문제가 100% 해결된 건 아니지만, 서로 윈윈하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SKB와 넷플릭스는 지난달 18일 망 사용료 납부와 관련해 쌍방간 제기한 소송을 3년 6개월 만에 취하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이 위원장은 "형평성 차원에서 OTT 해외 거대 사업자도 (분담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진행하겠다"고 발언했다. OTT 플랫폼을 방발기금 분담금 징수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방발기금은 방송통신의 공익성·공공성 보장 및 진흥을 목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설치·운용하는 기금이다. 현재 징수 대상은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보도채널, 유료방송사업자 등이며, OTT는 방발기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

그간 업계에서는 국내 미디어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OTT 사업자를 방발기금 납부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실제 프랑스,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OTT 플랫폼을 영상물지원기금 및 영화분담금 징수 대상에 포함해 콘텐츠 시장 형평성을 유지하고 있다.

SKB-넷플릭스 분쟁 종결,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지금껏 해외 콘텐츠 사업자들은 통신사에 추가적인 망 비용을 납부하지 않은 채 국내 사업을 영위해 왔다. 이에 2019년 SK 측은 엄청난 트래픽을 유발하는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것은 ‘무임승차’라고 판단,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넷플릭스는 통신사가 최종 이용자와 콘텐츠공급사(CP) 양쪽에서 대가를 받는 것은 ‘이중 과금’이라고 반박하며 맞섰고, 이내 분쟁이 격화했다. SKB는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넷플릭스는 이를 납부할 이유가 없다는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각각 제기하고 나섰다.

3년 가까이 진행된 두 기업의 망 사용료 관련 소송은 최근 양사의 갑작스러운 분쟁 종결 선언으로 흐지부지됐다. 소송이 장기화하며 관련 부담이 점차 커져가는 가운데, SKB의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가 OTT 제휴 상품 출시를 통해 이용자를 끌어모으기 시작한 것이 주효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SKB가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결국 국내 OTT 업계 '공룡'인 넷플릭스와의 제휴가 필요했던 셈이다. 막대한 소송 비용·망 사용료 부담에 직면할 위기였던 넷플릭스 역시 기꺼이 합의에 응했다. 한국방송학회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납부해야 할 망 이용료는 최대 1,465억원에 달한다.

양사는 분쟁 종결을 알리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KB와 모기업인 SK텔레콤은 내년 상반기 넷플릭스 서비스를 결합한 Btv(IPTV) 요금제, 모바일 요금제를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SK텔레콤의 유료 구독 멤버십 서비스인 ‘T우주’에도 넷플릭스 결합 상품을 신규 출시한다. 두 기업은 추후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분야에서도 손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근본적 제도 개선 필요" 입장 밝혀

이처럼 넷플릭스와 SKB는 결국 개별 협상을 통해 각 사의 '실익'만을 취한 채 분쟁을 종결했다. 망 사용료 관련 논의를 견인한 두 기업이 합의가 '문제 종결'로 이어질 수는 없다는 의미다. 실제 글로벌 거대 사업자인 넷플릭스와 토종 OTT 사이 형평성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국회에도 관련 법안이 체류 중인 상태다.

두 기업이 법적 분쟁을 이어가는 동안, 국회에는 '국내 전기통신망을 사용하는 일정 규모 이상 사업자에 망 이용 계약 체결 또는 망 이용 대가 지불'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망무임승차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됐다. 분쟁 종결 이후 국회는 사업자 간 합의 도출에 환영의 뜻을 밝히는 한편, 입법 노력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기통위 간사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비록 망 이용 대가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됐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SKB와 넷플릭스가 화해하고 협력관계를 맺기로 한 점을 존중하고 응원한다”며 “망 이용 대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주목을 받은 이 위원장의 'OTT 방발기금 징수' 발언은 결국 이 같은 제도 개선 움직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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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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