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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I 칩 수출 규제에 “알리바바, 클라우드 사업부 분사계획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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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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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 사업 부문 상장 계획도 보류 "중국 경기 침체로 불확실성 높아"
미중 패권 경쟁 영향으로 경영실적 악화, 지난 3월 대규모 구조조정 단행
그룹 내 모든 인터넷 서비스 제공하는 ‘알리바바클라우드’, 성장 둔화 우려↑
사진=알리바바그룹 홈페이지

중국 1위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클라우드 사업 분사를 포기했다.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미국의 수출 통제로 사업 확장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중국 내수 침체를 우려해 식료품 사업인 프레시포(Freshippo)의 상장 계획도 보류한 가운데, 3분기 주요 경영실적마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미국 견제에 사업 확장 한계 도달한 알리바바

1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클라우드 사업 부문인 클라우드 인텔리전스그룹의 분사 계획을 포기하고, 슈퍼마켓 부문 상장도 중단했다. 알리바바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미국의 AI 관련 칩 수출 제한으로 인해 미국 기업으로부터 중요한 칩을 공급받기 더 어려워졌다”며 분사 계획 포기 사유를 밝혔다.

광범위한 데이터 저장과 웹 서비스를 위해선 연산처리가 빠른 AI 최신형 칩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해당 칩은 엔비디아 등 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과 개발을 독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최신형 제품을 공급받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경우 클라우드 사업을 글로벌 기업 수준으로 키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는 “클라우드 인텔리전스그룹의 완전한 분사가 주주 가치 향상이라는 의도된 효과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해당 부문의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알리바바는 중국 내수 시장의 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식료품 체인인 프레시포의 상장 계획을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경제가 좀처럼 부동산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산업생산과 소매생산 등 지표 호조에도 소비가 크게 회복될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기존 사업 6개 그룹으로 구조조정 시행

이번 특정 사업 부문의 분사와 부문 상장 등의 계획은 올 초 공개된 대규모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알리바바그룹은 지난 3월 18일 기존 사업을 6개 그룹으로 재편하는 구조적인 변화에 돌입했고, 이 중 클라우드 인텔리전스그룹, 차이냐오, 허마셴셩 등 3개 그룹의 경우 향후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구조조정 계획에는 대규모 감원까지 포함되며 직원 수도 크게 줄었다. 지난 5월 17일 알리바바가 발표한 2023년 회계연도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알리바바 그룹 전체 직원 수는 23만5,216명으로 전년 대비 1만9,725명이나 줄었다. 1년 새 전체 8%에 가까운 인원이 감축된 셈이다.

이 같은 대규모 인원감축과 그룹 재편을 시행한 배경으론 경영실적 악화가 거론된다. 알리바바의 2023년도 회계연도의 매출액은 8,686억 위안(약 156조2,351억원)으로 전년 대비 2% 증가했지만, 연간 증가율은 2014년 상장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실적 발표에서도 3분기 순이익이 277억 위안(약 4조9,824억원)으로 월가 예상치 297억 위안을 하회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한 2,247억9,000만 위안(약 40조4,33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으나, 여전히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올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종료와 미중 패권 전쟁 등의 영향에 따라 중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분석이 사라졌고, 동시에 구조조정을 통한 알리바바의 새로운 성장 대한 희망도 사라졌다”면서 “월가에선 한때 410억 달러(약 53조2,549억원)로 평가받던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사업의 가치가 현재 그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클라우드 사업 부문 중추 ‘알리바바클라우드’

알리바바그룹의 클라우드 사업 부문은 자회사 ‘알리바바클라우드’가 맡고 있다. 알리바바클라우드는 중국 최대의 온라인 B2C 마켓 타오바오(Taobao), 온라인 B2B 마켓 알리바바닷컴, OTT 플랫폼 유쿠(Youku), 온라인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Alipay) 등 알리바바그룹의 모든 인터넷 비즈니스를 지탱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일찍이 중국 내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뒤 홍콩과 미국 동·서부, 싱가포르 등 해외에 지사를 설립하고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6년에는 한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당시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정보통신기술(ICT)업체 및 콘텐츠·게임 업체 등을 상대로 영업을 시작하며 국내 클라우드 업계에 영향력을 키웠다. 알리바바클라우드를 활용하면 중국 정책당국들의 까다로운 진입 장벽을 한결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다는 마케팅 전략이 업계 내 큰 공감을 얻으면서 지난해까지 매해 세 자릿수 성장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3월에는 한국 내 첫 데이터센터를 개소하며 한국에서의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 데이터 센터는 유통부터 제조까지 통합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해 국내 기업들의 아시아 태평양 진출을 돕는 로컬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알리바바클라우드의 한국 지사인 알리바바클라우드 코리아의 국내 주요 사업으론 △데이터센터 설립으로 인프라 투자 증대 △보안, 데이터베이스, 스토리지 솔루션을 포함한 우수한 제품과 솔루션 제공 △중소기업·스타트업 지원 △알리바바그룹 에코 시스템 활용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 △한국 기업의 중국·아시아 진출, 글로벌 사업 확장 지원 강화 등이 있다.

다만 이번 클라우드 부문 분사 계획 취소에 따라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사업 확대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CNBC는 “미국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인 AWS처럼 클라우드 사업을 키우려고 했던 알리바바의 계획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클라우드 업계 내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시장 점유율이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그룹의 책임자 장융 회장이 지난 9월 돌연 사임하면서 CEO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리 첸동 베이징 기반 전자상거래 분석가는 “클라우드 부문의 IPO를 철회하는 것은 새 리더십이 실행하는 새로운 개발 전략을 반영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은 올해 초 갑작스러운 장융 회장의 사임으로 이미 흔들리고 있는 알리바바 경영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알리바바의 주가는 분사 계획 소식이 전해지면서 개장 전 거래에서만 8.28% 하락한 79.86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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