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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청 시간 15%는 한국 드라마 덕분, '국내 콘텐츠사-글로벌 OTT' 견제와 상생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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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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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협회 주최 '미디어 콘퍼런스 GeMeCon 2023'
“다양한 글로벌 유통 창구 확보 중요”
한국 콘텐츠 해외 직접 진출 불확실성-리스크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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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마이 데몬>이 11월 4주 차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차트에서 TV(비영어) 부문 4위를 기록했다/사진=넷플릭스

글로벌 OTT 넷플릭스가 서비스하는 콘텐츠 중 한국 작품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넷플릭스가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행사하는 영향력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외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우리 콘텐츠의 해외 직접 수출이 아직 활성화 단계에 이르지 못한 만큼 그 기회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 독점적 지위에 따른 협상력 약화 우려”

한국IPTV방송협회가 29일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제5회 지속 가능한 미디어 생태계 콘퍼런스 GeMeCon 2023’를 개최했다. 국내 미디어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성장 방안 모색을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서는 우리 미디어 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에 대한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의 토론이 펼쳐졌다.

황유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5주년을 맞이한 IPTV와 미디어 산업의 현주소’를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황 연구위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넷플릭스의 시리즈 콘텐츠(비영어) 시청 시간 중 한국 콘텐츠 시청 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38.5%로 집계됐다. 영어권 작품을 포함한 전체 시리즈 콘텐츠로 범위를 넓혀도 한국 콘텐츠 시청 시간은 14.6%를 차지하며 단일 국가 중 매우 높은 성적을 보였다.

황 연구위원은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2017년 공개된 <오징어 게임> 이후 줄곧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넷플릭스가 향후 4년간 해마다 8,000억원이 넘는 한국 투자 계획을 밝힌 만큼 국내 미디어 콘텐츠 시장 내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디즈니+ 정도를 제외하면 오리지널 한국 콘텐츠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글로벌 OTT가 전무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넷플릭스와 디즈니+를 제외한 HBOmax, 프라임비디오, 파라마운트+ 등은 모두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대신 이미 제작된 영화 및 드라마의 판권만을 구입해 서비스하고 있다.

그는 “콘텐츠 제공 플랫폼과 제작사 등 미디어 업계 종사자들은 광고 매출 감소, 제작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넷플릭스의 독점적 지위에 따른 협상력 약화 등 각종 성장성 저해 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글로벌 유통 창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OTT와의 경쟁으로 시장 침체에 빠진 유료 방송 사업자들에는 콘텐츠 제작사와의 적극적 협업, 오리지널 콘텐츠 활성화, 범위의 경제를 통한 비즈니스 확장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윤도한 한국IPTV방송협회장은 “국내 콘텐츠 업계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며 “유료 방송 사업자가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와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미디어 법제 개편 및 제도 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뚜렷한 대안 없다면 ‘상생’이 답일 수 있다

꾸준히 제기되는 국내 미디어 업계의 우려에 넷플릭스도 일찌감치 입장을 밝혔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는 지난 2월 온라인 간담회에서 “콘텐츠 업계가 넷플릭스에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은데, 그러기에는 한국 콘텐츠는 너무 훌륭하다”며 “자사는 국내 콘텐츠 관련사들의 파트너로서 탄탄한 제작 기반을 지원하고 유통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경쟁보다는 상생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넷플릭스 측은 <오징어 게임>을 비롯한 글로벌 메가 히트를 기록한 작품을 만든 국내 제작사에 대한 보상이 너무 적다는 지적에도 입을 열었다. 강 VP는 “월정액 서비스의 특성상 개별 콘텐츠의 성공과 실패를 정량적으로 책정하기가 힘들다”며 “물론 <오징어 게임>처럼 눈부신 성과를 거둔 작품에 대해서는 추후 시즌 제작이나 다음 프로젝트에서 자연스럽게 반영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넷플릭스의 전 세계 콘텐츠 유통망을 우리 미디어 업계가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장의 파이가 작은 한국에서는 콘텐츠의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직접 해외 진출을 모색하기에는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일본 시장에 직접 진출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왓챠와 파라마운트+와의 협업으로 우회 진출에 성공한 티빙의 엇갈린 성적표가 이에 대한 방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콘텐츠 업계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에 한계가 있는 만큼 단순히 ‘넷플릭스가 이겼다’로 끝낼 것이 아니라, 작품의 퀄리티 등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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