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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유로존 3분기 GDP -0.1%, 4분기도 역성장 전망” ‘대중국 수출액 감소 및 예산안 위헌 판결’ 등 독일 경제 부진한 탓 다만 내년 ECB 통화정책 전환하면 ‘경기 침체’ 벗어날 가능성 높아
유로존 경제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이 제조업 부진과 예산 위기 등으로 경기 회복에 부진을 겪는 여파다. 현재 유로존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해 8월 처음으로 기준치 50을 하회한 이후 15개월 연속 경기 축소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유럽 내 물가상승률 둔화가 지속되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면서 내년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유로존 경기가 반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블룸버그, 유로존 경제 관한 애널리스트 설문조사 발표
1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설문조사 결과, 유로존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1% 역성장할 것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같은 조사에서 0% 성장이 예상됐던 것보다 전망이 악화된 셈이다.
지난 7일 발표된 유로존의 3분기 GDP가 이미 전 분기 대비 0.1% 역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4분기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기술적 경기 침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선 GDP 성장률이 두 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기술적 경기 침체에 들어섰다고 본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의 올해 1분기와 2분기 GDP는 각각 -0.1%와 0.3%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유로존에선 지난해 1분기부터 0%대 저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1분기 GDP는 0.6%, 2분기 0.7%, 3분기 0.3%, 4분기에는 0.1%였다.
이에 블룸버그는 유로존이 팬데믹 이후 첫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유로존 20개국의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함부르크상업은행(HCOB)의 PMI는 11월 44.2를 기록했다. 통상 PMI 지표가 기준치 50을 밑돌면 경기 축소를 의미한다. 현재 유로존 PMI는 지난해 8월 처음으로 49.8로 기준치를 하회한 이후 15개월 연속 경기 축소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들어 유로존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 1분기 GDP는 각각 0.2% 증가하고, 독일도 0.1% 증가하며 성장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유로존 전체 GDP는 전 분기보다 0.1% 증가하며 경기 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점쳤다. 이와 관련해 스위스 벤틀레온 은행의 요르그 안젤레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로존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2.4%로 나타나며 전월보다 급감했다”며 “이러한 물가 둔화 추세가 지속될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르면 내년 봄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유로존 경기 회복이 전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수요 약세에 휘청이는 '독일 경제'
유로존 경기 침체 전망의 주요 배경으론 올해 유난히 부진을 면치 못하는 독일 경제가 거론된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올해 3분기 GDP는 전 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2%보다 마이너스폭이 작았지만, 올해 1분기(0.0%)와 2분기(0.1%)와 다르게 역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독일 경제 침체의 원인으론 중국의 수요 약세, 숙련 노동자 부족, 에너지 위기의 지속적인 영향과 함께 내수를 압박하는 인플레이션 고착화 등이 꼽힌다.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 높은 경제구조가 가장 큰 장애물이다. 중국은 독일의 제4위 수출 대상국이자 제1위 수입 대상국으로, 지난해 3월 100억 유로(약 14조2,200억원)를 넘었던 대중국 수출액이 올해 8월 82억 유로(약 11조6,500억원)까지 대폭 하락했다.
올해와 내년 예산에 대한 위헌 판결이 내려지면서 예산 집행이 어려워진 데다 내년 예산안을 연내 처리하기도 어려워진 점도 독일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지난달 15일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예산 600억 유로(약 86조원)를 기후변화 대응 예산으로 전용하기로 한 독일 정부의 올해와 내년 예산안이 헌법에 위배돼 무효라고 결정한 바 있다. 때문에 이를 명목으로 한 부채조달이 불가능해졌으며, 내년 예산안에서 170억 유로(약 24조원)가 구멍이 났다. 현재 독일 정부는 올해 헌법의 예외 규정 활용을 검토하고 있지만, 어떤 사유 아래 예외 규정을 적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금융기관들은 올해 독일의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하고 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독일의 성장률 전망치는 -0.5%였다. 유로존(0.7%), 프랑스(1.0%), 이탈리아(0.7%), 영국(0.5%)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플러스 성장이 기대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독일 정부도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고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경제부는 지난달 월간 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경제지표는 전반적으로 향후 몇 달간 지속적인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나타내고 있다”며 “이에 따라 4분기에도 경제성장이 매우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으며 올해 말까지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