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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총재 "인플레이션에 대한 긴장 늦추기엔 아직 일러, 목표까지 '마지막 걸음' 쉽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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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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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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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노동 비용이 여전히 높고, 국제유가 재상승 등 불확실성 요소 많아
정부의 물가 관리 정책 효과 있었지만, 올해 요금 인상으로 되돌려져
한은 “내년 연말 갈수록 물가 목표치(2%) 부근 근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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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내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여전히 긴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올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3%대를 기록 중이다. 이 밖에도 한은은 국제유가 재상승과 기상이변에 따른 국제 식량 가격 인상 등을 물가의 상방 위험 요인으로 꼽으며, 물가 목표치가 2%대에 도달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결과 발표

이창용 한은 총재는 20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현재 국내 물가 상황에 대한 평가와 목표치 도달 여부 등에 관해 의견을 피력했다. 물가 둔화세가 한은의 예측보다 더디기 때문에 여전히 긴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 총재의 입장이다.

이 총재는 “올 한해를 뒤돌아보면 인플레이션 둔화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국내 노동 비용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국제유가, 원자재 추이 등 향후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5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12.74(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올해 1월(5.2%)부터 가파르게 하락해 지난 7월 2.3%까지 떨어졌지만, 8월(3.4%)부터 유가·환율·농산물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상당 폭 반등하며 4개월 연속 3%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기자설명회에선 정부의 물가 관리 정책의 효과에 대한 평가도 언급됐다. 이 총재는 '품목별 담당자를 지정하고, 업계와의 간담회를 늘린 정부의 물가 관리 정책의 효과'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정부 정책 영향으로) 물가가 안 올라갔고, 기대 수준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다”면서도 “세상에 공짜가 없는 것처럼, 관리를 했기 때문에 되돌리는 과정에서 물가가 떨어지는 속도가 더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정부가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분야를 직접 조정함에 따라 물가 고점이 낮아졌지만, 올해 줄줄이 요금 인상이 이어지자 물가 지표의 하락세가 둔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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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3% 예상, 이르면 내년 연말 목표치 도달”

이 총재는 물가 목표치(2%) 도달 시점을 이르면 내년 연말, 늦으면 2025년 상반기까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의 불확실성과 미국 통화정책 전환에 따른 금융시장의 과도한 반응 등이 물가 상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앞으로도 물가 상승률은 유가가 다시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수요측 압력이 약화된 가운데 공급충격 영향도 점차 줄어들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 상승률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마지막 걸음(last mile)은 지금까지보다 쉽지 않을 것이며, 미국 중앙은행(Fed)과 유럽 중앙은행도 이를 반영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도 이날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3.3%)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아진 뒤 추세적으로 둔화함에 따라 내년 연말로 갈수록 2% 부근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의 상방 위험 요인으로는 국제유가 재상승과 기상이변에 따른 국제 식량 가격 인상, 비용압력의 파급영향 등이 지목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추가 감산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유가가 다시 오르거나, 기상 악화로 일부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물가 상승률이 예상과 다르게 반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정부 정책이 물가에 미치는 리스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정익 한은 물가고용부장은 “정부 정책 측면에서 전기·도시가스 요금의 점진적 인상, 유류세 인하 폭 축소 등도 내년 물가 둔화 흐름을 다소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남은 거리로만 보면 라스트 마일이 얼마 안 남았지만, 이러한 상방 요인들로 인해 (목표치 도달까지) 걸리는 시간이 굉장히 오랜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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