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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월 만에 최저치 기록한 '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 내년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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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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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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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기대인플레이션율 전달보다 0.2%p 하락한 3.2%
소비자심리지수도 99.5로 5개월만 상승 전환
한은 “이달 CPI도 3% 초반 예상, 인플레이션 둔화에 상당한 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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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소비자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1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하반기부터 시작된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류 하락 폭이 확대된 영향이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침체됐던 소비심리도 물가 전망이 낮아지면서 5개월 만에 되살아났다. 최근 소비자물가지수마저 내림세를 보이자 시장에선 내년도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은, ‘2023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발표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2월 소비자 1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달보다 0.2%p 하락한 3.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월 3.1% 이후 20개월 만에 최저치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공공요금 응답 비중이 65.2%로 가장 높았고, 농축수산물도 43.5%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월 대비 농축수산물의 응답 비중은 4.1%p 늘고, 석유류 제품 비중은 12.6%p 줄었다.

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소비자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7월 4.7%까지 치솟다가 점차 하락해 3%대에 머무르고 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해 석유류 하락 폭이 확대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 같다”면서도 “다만 농산물, 가공식품, 외식 서비스 등의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공공요금 인상도 잠재 변수라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가 전망이 낮아지자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전달 대비 2.3p 오른 99.5로 집계됐다. 주요 전망을 유형별로 보면 주택가격전망CSI는 대출 규제 강화 전망과 고금리 지속 등에 따라 9p 하락한 93을, 금리수준전망CSI는 미국 금리 인상 종료 기대 등으로 시중금리가 안정되며 12p 하락한 107을 기록했다. CCSI는 현재 경기에 대한 소비 심리를 나타내는 지수로,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2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한은은 지난 8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했던 CCSI가 물가상승폭 둔화, 미국의 긴축 정책 종료 기대 및 수출 경기 호전 등에 따라 반전된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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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현 국내 물가에 대한 한은의 평가

이번 기대 인플레이션율 하락은 내년도 국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이 낮아 보인다면 중앙은행이 굳이 경기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높은 금리를 오래 유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시장에선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3%를 기록한 뒤로 향후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게 진정되고 있다. 여기에 이달 CPI도 전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기록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은 관계자는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발표 당시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3.3%)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아진 뒤 추세적으로 둔화함에 따라 내년 연말로 갈수록 2% 부근에 근접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그렇다고 물가가 재차 상승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제유가 재상승과 기상이변에 따른 국제 식량 가격 인상, 비용압력의 파급영향 등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은 관계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추가 감산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유가가 다시 오르거나, 기상 악화로 일부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물가 상승률이 예상과 다르게 반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용 총재도 금리 인하 논의를 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이 총재는 20일 한은 별관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올 한해를 뒤돌아보면 인플레이션 둔화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노동 비용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국제유가, 원자재 추이 등 향후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마지막 한걸음(last mile)은 지금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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