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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켜는 일본 경제, 34년 만에 증시 최고 기록 엎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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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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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닛케이지수 종가 3만6,000엔 넘어, 역대 최고치 가시권
엔저 혜택에 수출 기업 실적도 사상 최대치 기록
일본 증시 부풀어 오른다, 매년 18조원 유입될 거란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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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의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주식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 등의 일본 수출 기업 실적이 엔화 약세로 사상 최고치를 넘보면서다. 이는 사실상 일본이 장기 경기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신호탄이나 다름없어 일본 시장에 글로벌 증권가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일본, 장기 경기 침체 늪에서 나오나

23일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도쿄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 상승해 3만6,546엔으로 장 마감했다. 1년 전만 해도 닛케이지수는 2만6,000선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5월 3만 선을 돌파한 이후 1년 동안 28% 뛰었다. 올해만 해도 벌써 9.2% 올랐다. 이미 지난 10일 3만4,000선을 뛰어넘었으며, 11일에는 3만5,000엔까지 뚫었다. 닛케이 지수가 종가 기준 3만6,000엔을 넘어선 건 지난 1990년 2월 이후 33년 11개월 만이다. 심지어 역대 최고치인 1989년 3만8,915엔과 비교했을 때 6.4%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일본 지수도 올랐다. 2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날까지 MSCI 일본 지수는 8.26% 상승했다. 동기간 MSCI 지수가 오른 국가는 일본 외에 미국과 인도 등이다. 다만 이들 국가 상승률은 각각 1.41%와 1.21%로 일본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이처럼 일본 증시가 상승세를 타자 증권가 관계자들 사이에선 버블경제 붕괴로 장기 침체 중인 일본 경제가 반등을 앞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엔저 내버려두던 일본은행, 수출 실적 견인

일본 증시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는 ▲엔저로 인한 일본 수출 기업의 실적 개선 ▲일본은행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 ▲일본 상장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 개선 ▲비과세제도 변화에 따른 소액 투자 활성화 등이 꼽힌다. 특히 이 중에서도 일본 반도체, 자동차, 섬유 기업들이 일본은행의 통화 완화 정책으로 인한 엔저 효과의 덕을 톡톡히 봤다. 엔화가 1달러에 147엔까지 달하는 등 가치가 하락한 것이 달러를 자금으로 하는 해외 투자자들의 부담을 줄여 수출 대기업의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이다.

실제로 일본 대표 수출기업인 도요타자동차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4조 엔(약 36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던 지난 2022년을 뛰어넘었고, 유니클로의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 시가총액 역시 지난주 120조원까지 치솟아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약 103조원)를 넘어섰다. 최근 반년간 도요타와 패스트리테일링 주가는 각각 28.3%, 14.3% 올랐다. 이에 대해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수 내 기여도에서 대표적 반도체 제조 전 공정 장비기업 도쿄일렉트론, 후공정 장비기업 어드반테스트와 교세라, 호야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며 "일본 반도체 제조 체인이 전반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지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도쿄증권거래소(TSE)의 정책 변화도 주가 상승에 한몫했다. TSE는 일본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지난해 4월 상장사 3,300곳에 “주가순자산비율이 1을 밑도는 경우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공시하고 실행해 달라”고 압박한 바 있다. 주가순자산비율이 1 미만인 것은 현재 주가가 장부상 가치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저평가돼 있단 뜻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본은행이 상품구조를 단순화하고 절세 혜택을 대폭 늘리는 내용의 새로운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도입한 만큼 일본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증가도 증시 견인에 일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본 SMBC닛코증권은 "올해부터 시작된 NISA가 시장에 잘 정착하면 매년 약 2조 엔(약 18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일본 증시에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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