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중국 1선 도시들 넘쳐나는 실업자로 몸살, 경기 회복 가능성은 ‘매우 낮음’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김민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수정

부동산 가격 하락에도 갈 곳 없는 노동자들
中 정부는 시장 구조 개혁에 ‘지나치게 신중’
최근 3년 사이 신용불량자 49.8% 급증
선전노숙_자유시보_20240109
선전시 룽화구 내 상업 지역에서 노숙 중인 이주 노동자들/사진=자유시보 X(옛 트위터) 캡처

중국의 경기 침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가파른 경제 성장의 상징으로 불렸던 선전 등 대도시가 넘쳐나는 노숙자로 몸살을 앓으면서다. 대부분 1선 도시가 대규모 인구 유출과 집값 하락 등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는 가운데 중국 경제가 올해 더 큰 위기를 맞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가격 하락에도 거리 나앉은 노동자 ‘수두룩’

8일(현지 시각) 대만 매체 자유시보는 선전 룽화구에서 촬영한 7분가량의 동영상을 인용하며 “선전 내 제조공장들이 연이어 동남아시아 또는 멕시코 등으로 이전하면서 1,000만 명 규모의 고용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보도했다. 인구 감소로 집값 또한 50% 이상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매체가 소개한 영상에서는 선전시 중심가로 불리는 룽화구 곳곳에 몸을 기댄 노숙자들이 등장한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들 대부분은 이주 노동자인데, 직장을 잃은 탓에 길에서 노숙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자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선전이 이 정도면 곧 중국 전체로 번진다는 얘기” 등 불안을 호소하는 반응들도 이어졌다.

실제로 외국 기업의 탈(脫)중국 행렬은 중국 주요 도시를 강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리오프닝(경기 재개)를 선언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위축은 여전히 극심한 편”이라며 “중국에 생산 기반을 둔 일부 기업이 돌아가긴 했지만, 추가 투자를 검토하는 기업은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으면서 부동산도 직격탄을 맞았다. 현지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선전과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1선 도시의 주택 임대료는 2022년 12월과 비교해 평균 2.45% 하락했다. 매매가가 급격히 하락한 부동산 시장에 임대로 방향을 바꾼 물량이 쌓이면서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중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은 올해도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이달 초 영국 매체 가디언은 “지난해 중국 경제는 19조 달러(약 2경4,900조원) 규모에 달하는 문제들이 드러났다”며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하락을 비롯해 고부채, 수요 저하, 생산성 정체, 규제 정치화, 높은 청년 실업률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기업들에 대한 세금 및 수수료 감면, 부동산 시장 지원 확대 등을 예고했지만, 통화와 신용 정책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만큼 시장 회복의 시기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 경제는 시장과 구조를 개혁하는 전략이 시급한데, 정부가 이같은 의지가 없는 탓에 결과적으로 심각한 불균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장철거_선전인민정부총국_20240104
1월 3일 중국 선전시 바오안구에 위치한 지능형 커넥티드 자동차 도시 산업 단지가 철거 공사를 하고 있다/사진=중국 선전 인민정부 총국

늘어나는 신용불량, 구제 방안은 ‘전무’에 가까워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이 가파른 경제 성장의 대가를 혹독히 치른 한국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해석한다. 한국은 2002년에서 2006년 사이 신용카드 규제 완화와 과잉소비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양산된 ‘신용카드 대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앓은 바 있는데, 최근 중국에서 매우 유사한 움직임이 포착된다는 지적이다.

대만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 전역에서 빚을 갚지 못해 ‘금융채무 불이행자’ 목록에 오른 성인(18~59세)은 모두 854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노동자의 약 1%에 달하는 수준이며,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12월(570만 명)과 비교하면 49.8% 급증한 수치다.

문제는 중국의 경우 한국과 달리 개인파산 제도가 미비해 금융채무 불이행자들의 신용 회복이 어렵다는 점이다. 중국은 시장경제 진입 이후 기업회생을 지원하기 위해 2007년 '기업파산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지만, 개인을 위한 신용 회복의 창구는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유일하게 선전시에서 개인파산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파산 승인을 받아내는 사례는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쥔하이 중국 인민대 법학원 교수는 “개인의 신용 회복은 부채의 늪에 빠진 사람들은 물론 그들의 가족과 수백만에 달하는 소상공업에 중요하며, 정부가 추구하는 기업가 정신을 계승하는 데도 중요하다”고 말하며 “금융채무 불이행자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Picture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김민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