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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제 성장률 2% 그쳐, 한은 기준금리 인하 본격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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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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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정체된 우리나라 경제, 2024년 성장률 2.0% '턱걸이'
"올해 성장률 1.6~1.7% 그칠 것" 한은, 비관적 전망 제시
2월 금통위에 쏠리는 시선,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시작되나

작년 4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전분기 대비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경제 성장세가 약화한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오는 2월부터 본격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에 착수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4분기 성장률 '0.1%'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4분기 및 연간 실질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0.1% 늘었다. 우리나라 경제는 작년 1분기 1.3%의 성장률을 기록한 뒤 2분기 0.2% 뒷걸음질쳤으며, 3분기에도 0.1% 성장에 머물렀다. 3개 분기 연속 역성장과 0.1%대 성장을 이어가며 사실상 성장이 정체된 것이다.

4분기 경제 성장률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수출은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직전 분기 대비 0.3% 늘었다. 반면 내수 중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며 전 분기 대비 3.2% 감소했으며, 민간소비는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 의료·교육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순수출(수출-수입) 성장 기여도는 -0.8%p에서 0.1%p로 상승한 반면,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8%p에서 0%p로 떨어졌다.

4분기 성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지난해 연간 실질 GDP 역시 전년 대비 2.0%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는 한은이 지난 20일 제시한 경기 평가 전망치(2.0~2.1%)의 하단에 해당한다. 연간 기준 민간소비의 증가폭은 2023년 1.8%에서 1.1%로 축소됐으며, 연간 건설투자 증가율 역시 -2.7%로 2023년(1.5%) 대비 감소 전환했다.

올해 성장 전망도 비관적

부진한 경제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일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은 블로그에 게재한 ‘1월 금융통화위원회 결정 시 한국은행의 경기 평가’ 게시글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6~1.7%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은이 작년 11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제시한 전망치(1.9%)를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성장률 하향 조정의 근거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목됐다. 지난달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경제 주체의 심리가 악화하고 소비, 건설 투자 등 내수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이 국장은 이로 인해 작년 4분기 성장률이 작년 11월 전망치(0.5%)를 상당폭 하회하는 0.2% 수준에 머물거나 이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연간 성장률도 작년 11월 전망치(2.2%)를 밑도는 2.0~2.1%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향후 대내외적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국장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도출할 때) 작년 4분기 말 높아진 정치 불확실성이 올해 1분기까지 지속되다가 2분기부터 점차 해소되면서 경제 심리가 하반기 중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을 전제했다”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의 해소 시기와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 미국 신(新)정부의 경제 정책 전개 방향 등에 따라 다음 달 공개되는 경제 전망에서 성장률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 커져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한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곳곳에서는 2월부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움직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1월에는 금리가 동결됐지만, 곳곳에서 '2월 금리 인하'의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며 "기자간담회 등에서 국내 경기의 하방 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 인하 필요성이 언급됐고, 통화정책 포워드 가이던스에서도 금통위원 전원이 3개월 내 금리인하 의견을 드러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2.25%까지 낮아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신영증권 조용구 연구원은 "1월 금통위 결과는 당사 전망에 대체로 부합했다"며 "인하 소수의견이 1명으로 제시됐으나, 포워드 가이던스가 6:0 구도로 나타나 매파적 효과는 부재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은 총재는 현재 기준금리를 금융 안정과 대외 금리를 고려한 중립금리 상단, 고려하지 않은 중립금리보다는 조금 높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한은이) 특정 수치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지만 환율 1,500원과 한미 금리차 2%p 또한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보인다"며 "이를 감안하면 2월 금통위에서 중립금리 상단(2.75%)까지 빠른 인하를 지속하되, 그 이후 속도는 조절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두 번째 인하는 추경 편성 및 집행과 함께 전형적인 정책 조합(policy mix) 차원에서 5월에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보며, 연말 금리는 2.50%, 이번 사이클 내 최종 금리는 2.25%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2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며 추가로 5월과 8월까지 추가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판단한다"며 "원·달러 환율 레벨 및 대외 금리차 확대의 부담을 거론할 수 있으나, 글로벌 통화 정책 완화 환경에서 한은 총재가 강조하듯 절대적 숫자가 의미 있는 것이 아닌 변동성과 우리 경제 사정이 더 중요하다"고 짚었다. 상상인증권 신얼 연구원 역시 "2월 회의부터는 기준금리 인하가 될 것으로 예상하며, 금년 금리인하 횟수는 최소 3회 전개돼 연말 2.25%를 전망한다"면서 "(올해 내로 금리 수준이) 중립금리 2% 초반에 근접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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