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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경제 불확실성’만 없앨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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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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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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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 안정 대가로 “평생 소비 5% 포기 가능”
인플레이션도 마찬가지
경기 불안정이 가계에 미치는 영향 “크고 직접적”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경기 침체로 직업을 잃을 위험이 없고 인플레이션이 구매력을 약화시키지도 않으며 금융 위기도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자. 사람들은 그런 경제 안정을 얻기 위해 얼마나 희생할 용의가 있을까? 최근 13개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의 응답자들은 경기 변동을 없앨 수만 있다면 평생 소비의 5%를 줄일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을 원하는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어도 비슷한 만큼을 희생하겠다고 답했다.

사진=CEPR

경기 변동 없다면 평생 소비의 5% “희생할 용의”

전통적인 거시경제학 이론은 경기 변동이 전반적인 복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주장해 왔다. 소비자들이 경기 하락 충격을 저축과 계획을 통해 최소화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실 세계의 소비자들은 경제 불안정을 지금까지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파괴적으로 여기고 있다.

구체적인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소비자들은 경기 변동을 제거할 수만 있다면 평생 소비의 5~6%를 희생할 용의가 있다. 인플레이션율을 원하는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어도 마찬가지의 희생을 용인할 수 있다. 이는 전통적 경제학 이론의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경기 변동이 전 세계 국민들의 재정적 안정과 전반적인 복지에 직접적이고 확실한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불안정성 높은 국가 국민이 지불 의사도 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평생 소비를 희생하면서까지 경기 변동을 피하고 싶어하는 것일까? 가장 먼저 경기 변동으로 인한 아픈 경험이 답으로 나온다. 역사적으로 경제 불안정 지역의 거주민들이 안정을 위한 지불 의사 금액도 높았다. 예를 들면 독일이나 네덜란드처럼 조사 대상국 중 안정적인 경제 환경을 가진 나라의 소비자들은 3~4%의 지불 의사를 나타낸 반면, 스페인이나 그리스처럼 심각한 경제 불안정을 경험한 국민들은 그 두 배에 가까웠다.

또한 경기 변동에 따라 소득과 소비가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국민들은 경기 침체를 훨씬 고통스럽게 느끼고 안정도 간절하게 원했다. 경기 변동에 따른 소득 민감도가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인 미국 소비자들도 가장 높은 수준의 지불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사람들이 느끼는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한 불투명성도 큰 역할을 했다. 실업률이나 인플레이션율 변동 폭이 클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그에 비례하는 지불 의사를 밝힌 것이다.

경기 변동과 지불 의사 간 상관관계
주: 실업률(1991~2023년) 표준편차(X축), 지불 의사(Y축), 오스트리아, 한국,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 독일, 핀란드, 포르투갈, 아일랜드, 스페인, 그리스(좌측부터) / 경제 불확실성 표준편차(X축), 지불 의사(Y축), 소비 불확실성(Personal consumption uncertainty), 회귀 계수(Beta, 불확실성 1%P 변화에 따른 지불 의사 변화를 나타냄), 국내총생산 성장 불확실성(GDP growth uncertainty)/출처=CEPR

경제 안정 가능하다면 “많은 것 희생 가능”

인플레이션도 소비자들에게는 무시하기 힘든 걱정거리다. 많은 응답자들이 인플레이션율의 급격한 하락을 원했고 최근 오른 만큼의 조정을 원하는 이들도 다수였다. 그렇다면 인플레이션을 원하는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희생할 수 있는 가치는 얼마나 될까? 이 역시 응답은 평생 소비의 5% 수준이었다. 최근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사람들일수록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지불 의사도 높았다.

인플레이션 수준과 지불 의사 간 상관관계
주: 인플레이션 불확실성(X축), 지불 의사(Y축), 회귀 계수(Beta, 인플레이션 1%P 변화에 따른 지불 의사 변화를 나타냄) / 평균 인플레이션율(1991~2023년)(X축), 지불 의사(Y축), 프랑스, 핀란드, 독일, 아일랜드, 벨기에,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미국, 스페인, 포르투갈, 한국, 그리스(좌측부터)/출처=CEPR

지불 의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도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먼저 高인플레이션에 시달려 온 인구들은 상승폭에 비례하는 하향 조정을 원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은 변동성이 크고 불안정한 경제 변수로 여겨졌다. 여기에 다수의 소비자는 인플레이션을 경기 하락 지표로 생각해 인플레이션 통제가 정책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기 변동 관련 지불 의사와 인플레이션 관련 지불 의사 간 상관관계
주: 경기 변동 지불 의사(X축), 인플레이션 지불 의사(Y축), 상관 계수(p)/출처=CEPR

지금까지의 결과는 개인들이 계획을 통해 소비를 조절한다는 전통적인 거시경제 모델을 반박한다. 그보다는 경제 안정을 간절히 원하며 가능하다면 많은 것을 희생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경제 이론과 실제 소비자 정서 사이 상당한 괴리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어찌 보면 경제학자들에게 경제 안정은 기술적 이슈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경제 불안정은 가구들의 안정과 복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경제 정책 역시 경기 변동 최소화와 인플레이션 불확실성 제거를 우선순위로 해 대중의 가치와 선호를 대변할 필요가 있다.

원문의 저자는 디미트리스 게오르기라코스(Dimitris Georgarakos) 유럽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 DG-리서치(DG-Research) 수석 이코노미스트 외 8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The perceived costs of business cycles and inflation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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