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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소프트뱅크, 美 애리조나에 로봇·AI 산단 추진 “관건은 자금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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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승부수, '다크 팩토리'로 美 제조업 재편
TSMC와 손잡고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 구상
협력 파트너 및 자금 확보가 사업 '성패' 가를 듯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국 애리조나주에 1조 달러(약 1,380조원) 규모의 인공지능(AI)·로봇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한다. 올해 초 소프트뱅크는 미국에 AI 망을 정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 이러한 인프라를 실제 활용하는 시설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한 공장 건설을 넘어 AI 기술을 통해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격변하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미국의 정치 지형 변화 속에서 소프트뱅크의 미래 생존과 성장을 담보하려는 손 회장의 전략적 승부수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업 구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도 아직 제대로 시작을 못 한 상황에서 이보다 두 배 규모의 투자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TSMC와 협업 모색, 삼성전자 등에도 참여 의사 타진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AI업계에 따르면 현재 손 회장은 중국 선전(深圳)의 대규모 제조 허브와 같은 첨단 제조업 단지를 미국에 조성하는 '크리스털 랜드 프로젝트(Crystal Land Project)'를 구상하고 있다. AI 기반 산업용 로봇 제조라인을 포함하는 복합 산업단지를 지어 미국 내 고급 기술 제조 역량을 회복하겠다는 포부다.

손 회장은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을 생산하는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 TSMC와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손 회장이 TSMC에 어떤 부분을 요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TSMC의 합류 여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TSMC는 이미 미국에 1,650억 달러(약 228조2,7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을 세운 데다 애리조나주에 세운 첫 번째 공장에서는 대량 생산에 들어간 상태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또 개인적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기술 기업에 참여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투자한 기업들의 산업단지 합류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울러 미국 정부와도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소프트뱅크 관계자들이 이 프로젝트를 위해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공장 건설 및 산업단지 투자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논의하고 있으며 이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도 만나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AI가 수요 맞춰 공급 조절하는 무인공장

소프트뱅크가 구상하는 산업단지에는 노동력 감소에 대응해 AI가 수요를 예측해 생산 라인을 설계하는 무인 공장 등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사람의 개입 없이 완전 자동화로 연중무휴 운영되는 이른바 ‘다크 팩토리(dark factory·암흑 공장)’다. 다크 팩토리는 사람이 없어 조명이 필요 없는 공장을 뜻한다.

이를 위해 AI가 탑재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도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AI 칩은 엔비디아에서 조달하고, 독일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인 애자일 로보틱스(Agile Robotics)의 기술 활용을 고려하고 있다. 애자일 로보틱스는 비전펀드가 투자한 회사다.

현재 소프트뱅크는 대만 폭스콘(홍하이정밀공업)을 파트너로 합류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과거 소프트뱅크는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의 생산을 폭스콘에 위탁한 바 있다. 닛케이는 “스마트폰, 자동차, 에어컨 등 다양한 제품의 생산 공정에 AI를 활용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바꿀 것”이라고 했다.

중동 머니, 크리스털 랜드 프로젝트 유망 자금원으로 지목

이번 산업단지 건설에 투입되는 1조 달러라는 규모는 소프트뱅크가 오픈AI, 오라클, MGX 등과 추진 중인 5,000억 달러(약 692조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소프트뱅크가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미국에 쏟아붓는 것을 고려하는 배경엔 '트럼프 리스크'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강력한 관세 정책을 통해 글로벌 기업들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소프트뱅크는 AI 기반의 초효율 생산 시스템을 미국 땅에 제공함으로써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을 지원하고, 나아가 일본 기업 및 소프트뱅크 스스로가 미국의 통상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또한 "일본이 AI 기술로 미국 제조업 부흥에 기여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미국 정부와의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관건은 자금 조달이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250억 달러(약 34조3,3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부채 규모는 1,260억 달러(약 173조원)에 이른다. 이는 대규모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추가 자산 매각과 신규 차입이 불가피함을 의미한다. 더욱이 크리스털 랜드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병행해 추진된다. 소프트뱅크는 올해에만 오픈AI에 최대 3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으로, 여기에 크리스털 랜드까지 더해지면 앞으로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본사를 둔 기술 투자자 MGX나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공투자펀드(PIF) 등 중동 자금을 유망한 자금원으로 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첫 공식 순방인 중동 방문에서 여러 ‘선물’을 챙긴 터다. 당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은 "UAE는 향후 10년간 미국에 1조4,000억 달러(약 1,937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기술·AI·에너지 등 첨단 분야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임을 공식화했다. 사우디 역시 AI 가치사슬 전반에 투자하기 위해 지난달 새 AI 기업 휴메인(HUMAIN)을 출범시킨 상태다. 외신들은 사우디가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AI 시장에서 핵심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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