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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소멸하는 일본 지방, 거점 중심 재편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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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9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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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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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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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인구 집중에 지방 공동화와 공공서비스 유지 부담 확대 
인구·인프라 여건에 따른 거점 투자와 단계적 지역 축소 필요 
필수 서비스 보장과 주민 보호를 중심으로 정주 체계 재편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현재 일본 전역의 빈집은 약 900만 채에 달한다. 이는 인구 14명당 1채꼴로 장기간 이어진 지방 인구 감소의 결과다. 청년층은 일자리와 교육 기회를 찾아 도쿄·오사카·나고야 등 주요 도시로 이동하는 반면, 고령층은 익숙한 생활환경과 지역사회와의 유대, 교통 여건 등을 이유로 기존 거주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세대별 인구 이동이 엇갈리면서 지방의 인구 감소는 지역 활성화 정책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도로와 교통, 의료, 교육 등 기존 인프라를 모든 지역에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재정과 인력을 확보하기도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대도시 집중에 따른 지역 격차 확대

일본의 지방 인구 감소는 저출산·고령화에 대도시로의 인구 집중이 겹치면서 심화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29.3%를 차지한 반면 14세 이하 인구는 11.2%에 그쳐 고령층이 유소년층보다 2.5배 이상 많았다. 특히 이러한 인구 구조 변화는 지방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2024년 일본 47개 도도부현 가운데 45곳에서 인구가 감소했지만, 도쿄와 사이타마에서는 증가세를 보였다. 지방 소도시와 교외 지역에서는 청년층 유출이 이어지면서 생산과 소비, 세수를 뒷받침할 인구가 줄고 지역 공동화도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지역 간 인구 격차는 일자리와 교육, 의료 등 주요 기능이 대도시에 집중되면서 더 확대되는 양상이다. 2024년 도쿄의 순유입 인구는 약 8만 명에 달했다. 청년층이 더 나은 일자리와 생활 여건을 찾아 대도시로 이동하면서 지방에서는 학교와 의료기관, 대중교통 등의 이용자가 감소하고 이를 운영할 인력도 부족해지고 있다. 인구 유출이 다시 생활 여건 악화로 이어지고 추가적인 인구 이탈을 부르는 악순환이 나타나는 셈이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2024년 일본의 출생아 수는 68만6,061명에 그친 데 비해 사망자는 160만 명을 넘어서 연간 자연감소 규모가 약 92만 명에 달했다. 장기 인구 전망에 따르면 일본 인구는 2070년 약 8,700만 명까지 줄고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약 39%에 이를 전망이다.

주: 도쿄의 인구 비중 증가와 고령화율 상위 지역의 감소 전망은 일본의 인구 문제가 국토·정주 체계 재편과도 직결돼 있다.

지방 축소의 경제성과 돌봄의 과제

지방 축소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 설득력이 있다. 인구가 적은 지역일수록 주민 1인당 공공서비스 비용은 늘어나지만 도로와 상수도, 제설 작업, 긴급 대피시설 등은 이용자가 감소해도 유지 비용을 비례해 줄이기 어렵다. 관련 시뮬레이션에서도 인구를 생산성이 높은 거점지역에 집중하면 국가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고 일부 공공서비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효율성만을 앞세운 지역 축소는 또 다른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주민이 떠난 뒤 빈집과 농지가 방치되면 토지와 산림 관리에 공백이 생기고 지역의 안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농경지 방치가 늘고 사냥 인구가 고령화하는 가운데 곰 출몰이 증가하는 현상도 인구가 빠져나간 지역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지역사회가 담당해 온 돌봄 기능의 약화도 주요 과제다. 고령자의 안부를 살피던 이웃이 떠나고 생활 거점 역할을 하던 상점이 문을 닫으면 기존 공동체가 담당했던 기능을 공공부문이 떠안게 된다. 특히 오랫동안 한 지역에서 살아온 고령자에게 일률적으로 이주를 요구하기 어려운 만큼 지역 축소 과정에서도 의료와 교통, 돌봄 등 기본적인 생활 여건을 보장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 따라서 지방 축소는 비용 절감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주민 보호와 지역 관리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

주: 재정 이전을 확대하면 고령화율 상위 지역의 인구 감소를 늦출 수 있지만 도쿄의 인구 비중은 그만큼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여건에 따른 차등 지원

이러한 상황에서 모든 지역의 인구 감소를 막는 데 초점을 둔 기존 지방 정책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인구 규모와 기반시설, 일자리, 생활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지역의 기능을 구분하고 이에 맞는 정책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철도와 병원, 학교 등 주요 기반시설을 갖추고 일자리 창출 여력이 있는 지역은 권역별 거점으로 육성해 투자를 집중할 수 있다. 주민의 지속적인 거주가 가능한 지역에는 이동형 의료·돌봄과 원격 서비스 등을 활용해 기본적인 생활 기능을 유지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장기적으로 정주 기능을 유지하기 어려운 지역은 빈집과 토지, 산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 주민이 자발적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폐교 활용 정책 역시 지역 재편 방향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일본에서는 매년 약 450개 학교가 문을 닫고 있으며 2002년 이후 수천 개의 폐교가 관광시설이나 기업 활동 공간 등으로 활용됐다. 이 같은 용도 전환은 유휴시설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개별 시설의 재활용만으로 지역의 의료와 교통, 돌봄 문제까지 해결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폐교를 포함한 기존 공공시설의 활용도 지역 전체의 서비스 체계와 함께 검토해야 한다. 교육 수요가 유지되는 지역은 거점학교와 주변 지역을 교통망과 디지털 인프라로 연결하고 폐교 시설은 고령자 돌봄과 직업교육, 원격근무, 재난대응 등 지역에 필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공간으로 전환할 수 있다.

필수 서비스 보장을 위한 정주 체계 개편

지역별로 지원 방식을 달리하더라도 주민이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기준은 국가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 응급의료와 생필품 구매, 교통, 에너지, 디지털 통신 등을 이용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거리 등에 최소 기준을 설정하고 거주 지역에 따른 서비스 격차를 줄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모든 지역에 동일한 시설을 유지하는 데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 주민에게 필요한 기본 서비스는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인구 감소 과정에서 늘어나는 빈집에 대한 관리 체계도 정비해야 한다. 소유자가 불분명하거나 상속 문제로 장기간 방치된 빈집은 관련 절차를 개선해 철거하거나 지역 수요에 맞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장기간 방치된 빈집이 안전 문제와 관리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유휴 자산을 체계적으로 정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요구된다. 인구가 집중되는 거점 도시의 정주 여건 개선 역시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과제다. 높은 주거비와 긴 통근시간, 부족한 보육시설은 청년층과 가족의 정착을 어렵게 해 인구 집중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일자리와 가까운 지역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대중교통과 보육서비스를 확충해 인구 유입을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야 한다.

일본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전제로 국토와 정주 체계를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 지역별 인구 구조와 지속 가능성을 토대로 정주 체계를 단계적으로 재편하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주민의 생활과 안전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이러한 전환을 선제적으로 추진해 인구 감소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향후 일본 지방 정책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Japan Rural Depopulation Is No Longer a Rescue Mission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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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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