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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까지 등 돌렸다" 백종원·더본코리아, '왜' 이렇게까지 외면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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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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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홍성군·금산군, 줄줄이 더본코리아와 협력 중단
누적된 논란으로 소비자 여론 급격히 악화해
차곡차곡 쌓은 '선인' 이미지, 부메랑 돼서 돌아왔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사진=더본코리아

지방자치단체들이 올해 지역 축제에서 더본코리아와의 협력 관계를 끊기로 결정했다. 더본코리아와 백종원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쌓이며 소비자들의 인식이 악화하자, 줄줄이 행사 노선을 변경하는 양상이다.

더 이상 지역 축제에 '백종원' 없다

1일 요식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더본코리아와 손잡고 수산 먹거리 축제 ‘어부장터’ 제1회를 개최했던 경남 통영시는 올해 축제 대행사로 엘지헬로비전을 선정했다. 더본코리아는 공개 입찰에 응했지만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작년 11월 더본코리아를 앞세워 축제를 진행했을 당시 쏟아진 혹평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당시 방문객들은 악천후에도 비가림막을 준비하지 않은 주최 측에 “비가 미친 듯이 내리는데 천막 하나 없어서 난민촌이 됐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행사장 입장과 음식 구매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재료 소진으로 인한 운영 중단 등 행사 전반적으로 진행이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밖에 충남 금산군과 홍성군도 올해 행사에서 더본코리아와의 협력을 중단하기로 했다. 작년 11월 열린 충남 홍성의 바비큐 축제에서 불거진 상온 노출 돼지고기 운송, 농약 분무기를 이용한 소스 분사, 비인증 그릴 사용 등 위생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홍성군과 홍주문화관광재단은 올해 축제에서 더본코리아의 풍차 바비큐 그릴이 아닌 솥뚜껑과 항아리를 활용한 새로운 바비큐를 선보이기로 했다. 2023년부터 더본코리아와 협업해 열렸던 금산세계인삼축제도 올해에는 군 자체 행사로 열린다.

해소되지 않는 부정적 여론

시장에서는 각 지자체가 지난 축제의 실패는 물론, 대중의 부정적 여론까지 고려해 더본코리아와의 협력을 중단한 것이 아니냐는 평이 나온다.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비난 여론은 꾸준히 덩치를 불리고 있다. △‘빽햄’ 가격 산정 △브라질산 닭고기 사용 △연돈볼카츠 과일맥주 '감귤오름' 함량 미달 △백석공장 및 학교법인 예덕학원 관련 농지법·산지관리법 위반 △새마을식당 온라인 카페 '직원 블랙리스트' 게시판 △한신포차 낙지볶음 원산지 거짓 표시 등 백 대표를 향한 의혹이 누적된 결과다. 현재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는 식품표시광고법, 식품위생법, 원산지표시법, 축산물위생관리법, 농지법, 관세법 위반, 용역 보고서 표절 혐의 등으로 고발돼 약 20건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자, 백 대표는 개인 유튜브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뒤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그는 “그동안 스스로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고 회사의 여러 문제와 관련해 조직 전반을 살펴보고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뼈를 깎는 각오로 조직을 쇄신하고 전 직원 소통을 통해 더본코리아가 새로워지는 제2의 창업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방송인에서 사업가로 무게 중심을 옮기겠다는 결단이었다.

하지만 이후로도 더본코리아와 백 대표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인식은 해소되지 않았다. 더본코리아를 향해 근거 없는 비방을 쏟아내는 악성 유튜버 등이 등장하며 브랜드 이미지가 재차 훼손된 탓이다. 최근 일부 유튜버들은 영상에서 더본코리아 산하 브랜드와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들을 집중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맛과 위생이 아닌 잡다한 레시피로 만든 브랜드를 운영한다’, ‘점주들을 마루타처럼 장사 실험용으로 이용한다’, ’떴다방 프랜차이즈 운영에 이용당한다’ 등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표현을 앞세워 비방 콘텐츠를 제작하는 식이다. 이에 더본코리아는 지난달 13일 긴급 상생위원회를 열고, 점주협의회와 함께 악의적 유튜버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여한 빽다방, 역전우동, 한신포차 등 10개 브랜드 점주협의회는 향후 각 브랜드 점주의 동의를 모아 공동성명서를 내기로 했다.

대중은 왜 등을 돌렸을까

일각에서는 백 대표가 가지는 '공인'으로서의 이미지가 비난 여론에 힘을 실어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집단 내 인물의 일탈’이 외부 인물의 실수보다 더 큰 정서적 충격을 준다고 본다. 백 대표는 대중에게 있어 ‘서민 편에 선 기업가’, ‘국민 사장님’, ‘정 많고 소박한 리더’로 인식되어 왔다. 이처럼 친근한 인물이 일으킨 수많은 논란은 대중에게 실망을 넘어 배신감을 안겼다. 믿었던 사람이 틀렸을 수 있다는 사실이 감정적으로 큰 타격을 입힌 것이다.

방송 이미지와 기업인 현실의 충돌 역시 문제로 꼽힌다. 대중은 백 대표라는 인물을 통합된 하나의 존재로 인식한다. 방송에서의 친근하고 따뜻한 모습과 프랜차이즈 기업의 경영자로서의 현실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으며, 기업 운영상의 문제점이 백 대표의 도덕적 흠결로 연결되기 쉬운 구조라는 의미다. 백 대표가 선한 영향력의 대표 주자라고 믿었던 대중은 그가 법적 문제나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사회적 비교와 박탈감 역시 백 대표에 대한 대중의 실망감에 불을 붙였다. 백 대표는 자수성가형 리더의 표상이었지만, 더본코리아 산하 브랜드의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과도한 로열티, 운영 간섭, 지원 부족 등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소득 수준이 일반적인 대다수의 대중은 백 대표보다 가맹점주의 입장에 이입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간 백 대표가 쌓아 온 선한 이미지가 결국은 '위선'이었다고 판단해 비판적 시각을 가지게 된다. 백 대표라는 인물에 대한 신뢰 자체가 완전히 무너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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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