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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韓 근로자 구금 후 입장 선회 "美 근로자 교육 위한 방안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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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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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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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도 대규모 투자 유치 기조에 반한다 비판 제기
트럼프, 한미 관계 강조하며 구금 사태 수습 의지 밝혀
외국 기업에 이민법에 따른 '합법적인 근로 활동' 강조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 공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이 미국 이민당국에 구금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한국 기업들은 ‘미국인을 우선 고용하라’는 압박에 직면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태 수습에 나설 뜻을 밝히긴 했지만, 취업비자 발급 확대 등 실질적인 대책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높은 임금과 숙련 인력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전망이다.

트럼프 "한국이 말한 내용,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

8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 기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에게는 사라진 산업이 많다"며 “배터리든, 컴퓨터든, 선박이든 복잡한 기술을 가진 산업은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이 나라에 관련 기술을 아는 숙련 인력이 없다면 그 일을 잘 아는 사람을 데려와 잠시 머무르게 하며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로 한미 관계가 긴장될 거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며 “나는 한국이 말한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검토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기자들과 만남 직후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외국 기업들이 미국인을 고용해 훈련시켜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미국 내 투자하는 모든 외국 기업은 미국 이민법을 존중해줄 것을 요구한다”며 “그들의 투자는 환영하지만, 미국이 세계적 수준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외국 기업이 똑똑하고 뛰어난 기술적 재능을 가진 인재들을 합법적으로 데려오기를 권장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외국 기업이 이 문제를 합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특히 '합법적'으로 들여오라는 말에는 특유의 대문자를 써 강조했다.

이날 발언은 단속 초기 강경했던 입장과 달리 '대미 투자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한국 측 주장을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한국 기업은 미 정부가 취업비자를 충분히 발급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해 왔다. 여기에 미국 내에서도 막대한 대미 투자를 유치해 놓고 정작 취업비자에는 인색한 정책이 모순된다는 지적이 불거지면서 이에 대한 해결 의지를 밝힌 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단속 다음 날인 지난 5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체포된 한국인 근로자를 '불법 체류자'로 규정하고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현지 투자한 韓 기업, 미국인 고용 압박 대응해야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입장에서 선회해 '미국 근로자 교육'에 초점을 둔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미국 내 반이민 정서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특별법 등의 적극적인 대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한국 기업들은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미국 임금 수준이 한국보다 높아 기업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근로자 주당 임금은 1,194달러(약 165만원)로 연간 기준으로는 6만2,088달러(약 8,616만원)에 달한다.

특히 인력 부족이 심각한 건설업계의 임금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법(CHIPS) 등을 시행하면서 미국 건설업계는 인력 부족 문제에 직면했다. 여기에 고령화 문제도 당장의 과제로 지목됐다. 미국건설업협회(AGC)에 따르면 10년 내 미국 건설인력의 40% 이상이 은퇴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건설업계는 신규 인력 확보를 위해 임금과 처우를 개선했다. 2023년 한해에만 미국 건설사의 81%가 기본급을 인상했고 44%는 인센티브를 제공했으며, 26%는 기업의 복리후생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건설업계 인력난은 개선되지 않았다. 높은 임금은 감수한다고 해도 여전히 인력을 찾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 기업들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이후 미국에 제조업 공장을 대거 설립했지만, 인력 부족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AGC 조사에서 현지 건설사의 92%가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단속 강화로 건설인력 부족 현상이 더 심화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이민자는 미국 노동력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건설업계는 근로자의 30%를 이민자로 채우고 있다.

숙련된 건설 기술인력을 확보하는 일은 더욱 어렵다. 한국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지으려면 미 연방 정부와 주 정부로부터 각각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주마다 규제 기준이 달라 이를 맞추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게다가 미국은 공장 설계·시공·감리 등이 매우 세밀하게 나눠져 있어 준공까지 한국보다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이를 어렵게 맞춘다 해도 건설 현장에서 필수적인 용접공 등 기술인력을 현지에서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미국에서 배출되는 용접공 자체가 워낙 적은 데다, 한국 기업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인력은 더욱 부족하기 때문이다.

노동의 질 떨어지고 숙련된 인력 구하기도 어려워

공장을 짓고 난 이후에도 난관은 계속된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솜씨 좋은 기술자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 내에서도 미국산 테슬라가 중국산보다 단차 등이 심해 조립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미국에는 섬세한 조립 기술을 가진 인력이 부족하다. 지난 2005년 앨라배마주에 공장을 건설한 현대차그룹은 진출 초기 조립 기술자를 구하기 쉽지 않아 애를 먹었다. 준공 이후 20년 동안 시행착오 끝에 제조 인력을 양성했고 현지화에도 성공했다. 현재는 자동화 공정이 도입됐지만, 여전히 최종 조립 및 품질 검사에는 숙련 인력이 필수다.

특히 배터리업계는 복잡한 기계 조작과 유지 보수를 맡는 기술 인력이 공장의 생산성을 좌우한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공장은 첨단기술과 전통 제조업의 노동집약적 생산 방식이 결합된 곳”이라며 “현지 인력을 교육시켜 수율을 일정 정도 끌어 올리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선업도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 미국에는 조선 숙련공이 아예 없는 데다, 선박 설계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대학도 미시간대 조선해양공학과 한 곳뿐이다. 이에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오션은 한국에서 50명을 파견해 현지 인력을 교육 중이다. 

고용 이후 노동의 질이나 지속성도 문제다. 기업이 한 명의 근로자를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양성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숙련된 이후에도 한국 기업에 남아 있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 현지 공장에서는 기껏 훈련시켜 놨더니 몇 달 만에 공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는 푸념이 나온다. 일부 기업에서는 현지 근로자가 마약 문제 등으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불법 마약은 미국 사업장 내 생산성 저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미국 정신보건국(SMAHSA)에 따르면 10세 이상 전일제 근로자의 약 9%가 불법 마약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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