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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국민소득 대비 집값 세계 1등, 폭탄돌리기 하는 것" 부동산 거품과의 전면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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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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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부동산 대책 앞두고 경고
한국 부동산 가격 너무 과대평가
"부동산 투기로 재산 늘려보겠단 것은 과거 생각"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소득 대비 과도한 부동산 투자 상황을 '폭탄 돌리기'라고 비판하고, 부동산 시장의 비정상적 가격을 정상화로 되돌려 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타며 비정상적으로 치솟는 현상을 정조준한 것으로, 임기 내내 부동산 거품을 제거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비정상 가격 형성, 나라 망할 일"

14일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투기라고 하는 걸 통해서 재산을 늘려보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제는 과거 생각"이라며 "언젠가는 반드시 사고가 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국민 소득 대비 부동산 가격이 세계 1위라고 언급하며 "(집값이) 너무 과대 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일본처럼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1980~90년대 부동산 버블 붕괴 후 장기침체에 빠졌던 사례를 들며 현재 한국 시장의 과열 양상을 경고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리 사회에서 국민들의 투자 수단이 부동산밖에 없는 시절이 사실 있었다. 다만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대체 투자 수단도 만들어지고 있고, 또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투자의) 방향 전환을 해서 생산적 금융으로 해서 전환도 좀 하고, 투자도 합리적으로 길게 할 수 있게 사회 전체 분위기, 판단을 바꿔야 하는데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수도권 등 부동산 가격에 낀 거품이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는 동시에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주식시장 등으로 이동시킬 정책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시세 조작을 통한 집값 띄우기 의심 사례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행태들은 국민 경제에 큰 피해를 야기하는 시장 교란 행위"라며 "마땅히 엄격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그러면서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향해 “정보 왜곡을 통해 부동산 시장 교란이 일어나거나 비정상 가격이 형성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나라가 망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아파트 2.7억원 띄운 허위 매매신고, 국토부 수사기관에 의뢰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조만간 부동산 규제 지역 확대와 대출 규제 강화 등 세 번째 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6.27 대출 규제 직후 잠시 진정됐던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9.7 공급대책에도 최근 다시 과열된 만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 확대나 대출 한도 축소 등 더 강한 규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정부는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발생한 ‘가격 띄우기’ 의심 사례 8건도 경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지난 10일 국토부는 가격 띄우기 의심 정황이 확인된 서울 아파트 매매 계약 후 취소 사례 2건을 경찰에 의뢰했고, 조사를 마무리 중인 6건도 조만간 수사기관에 넘길 계획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경찰에 넘겨진 A씨는 아파트를 종전 가격인 20억원보다 2억원 높은 22억원에 팔았다고 허위 신고했다가 일정 기간 후 계약을 해제했다. 이후 이 아파트를 22억7,000만원에 팔았다. 국토부는 A씨가 22억원에 체결한 매매 계약이 ‘매수인 사유’로 해제됐다고 신고했으면서도 매수인에게 계약금과 중도금을 모두 돌려주고 추가 금전까지 제공한 정황을 파악했다. 정부는 A씨가 아파트값을 띄우려고 가짜 계약을 체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외 친족 간에 계약을 체결해 거래를 신고했다 해제하고, 가격을 1억원 높여 다른 사람에게 다시 매도한 사례도 가격띄우기가 의심돼 관련자들이 경찰에 넘겨졌다.

이번 수사의뢰는 2023년 개정된 부동산거래신고법에 따라 공인중개사가 아닌 거래 당사자 일반인의 처벌을 목적으로 하는 첫 조치다. 개정부동산거래신고법은 가격 띄우기처럼 부당하게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부동산 거래 신고를 허위로 하는 경우 공인중개사뿐 아니라 일반인도 처벌받을 수 있도록 했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집값 띄우기' 시장교란, 솜방망이 처벌은 한계

정부는 부동산 실거래가 제도를 악용하는 허위신고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지난달부터 기획조사를 벌이고 있다. 실제 상승장 분위기를 만들려고 허위거래를 신고하는 행위는 대표적인 부동산 과열 주범으로 꼽힌다. 이 같은 집값 띄우기가 시장에 팽배해지면 주택 실수요자는 가격 측면에서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아파트 시세는 대부분 신고된 실거래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작성되는 각종 부동산 통계자료도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국토부에 거래와 취득을 신고하는 자체가 자유롭다 보니 집값 띄우기가 의심되는 매물이 종종 발견된다"며 "거래신고 후 몇 달 후 취소하면 단기 가격 방어가 가능하다는 것과 대다수의 사람들이 신고에만 관심을 가질 뿐 취소 여부를 잘 확인하지 않는 점을 악용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가 집계한 전국 아파트 거래 908만6,347건의 3.3㎡당 가격을 기준으로 한 조사 결과, 실거래가와 매도 호가는 서로에게 강하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도 호가와 실거래가가 높아질수록 실거래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의미다. 이 같은 허위신고는 3년간 서울시에서만 425건이 적발됐다. 2023년에는 135건, 지난해에는 167건이 발견됐으며 올해 의심 건수는 123건이다.

국토부는 집값 띄우기에 철저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윤덕 장관은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도적인 실거래가 높이기가 팽배하고 있다는 의원 질의에 "국토부 차원에서 이 문제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국세청, 경찰과 협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이상경 국토부 1차관은 경찰청에 방문해 부동산 범죄행위 근절에 대한 양 기관 간 협조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배석한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의도적인 시세조작 등 시장 교란행위에 대해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하는 한편, 공정하고 투명한 부동산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순 처벌 강화보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시장 교란행위에 나서는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 개선이 더욱 요구된다고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인위적인 시세조작은 시장을 교란시켜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뿐만 아니라 나중에 다시 정상화로 가는 과정에서 깡통전세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당장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유혹이 달콤해 보이지만 결국 스스로나 가족, 지인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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