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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이 낸다"던 관세 비용 美 소비자가 절반 떠안아, 물가 상승 압력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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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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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자 트럼프 관세 '직격탄', "비용 55% 부담"
트럼프 관세 부과 6개월, 소비자물가 매달 상승세
수출업체·美 기업 관세 부담에도 소비자 물가 압력 희생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품에 대해 대규모 관세를 부과한 지 6개월째로 접어든 가운데, 미국 소비자들이 관세 비용의 절반 이상을 부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출마 전 ‘물가 안정’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취임 후 물가는 반대로 가는 양상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할 만큼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식 ‘관세 경제학’이 되레 경기 둔화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위축 속 물가상승)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입품 4%·국산품 2% 인상

13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부과된 지 몇 달간 비용은 미국 기업이 주로 부담하고 그 일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기업들은 앞으로 가격을 더 인상할 계획으로 나타났다. 하버드의 알베르토 카발로 교수는 "대부분의 관세 비용은 미국 기업들이 부담하고 있으나 점차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들이 그간 보유하고 있던 재고를 소진해 버리고 관세에 따른 원가 상승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기 시작한 영향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관세에 대해 “궁극적으로 해외 수출업체들이 그 비용을 부담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3월 초 관세를 부과한 이후 수입품 가격은 4% 상승했지만, 미국 내 제품 가격은 2% 상승했다. 수입이 가장 크게 증가한 품목은 미국이 국내에서 생산할 수 없는 커피나 튀르키예처럼 고율 관세 등을 받는 국가에서 온 품목이다. 이들 제품의 가격은 보통 해당 제품의 관세율을 포함한 가격보다 훨씬 쌌다. 즉 판매자도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고 있다는 뜻이다.

관세, 연준 선호 PCE 가격지수 0.44%p 끌어올려

월가에서도 비슷한 분석 결과가 나왔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이 12일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품에 대해 대규모 관세를 부과한 지 6개월이 지난 현재 미국 소비자들은 관세 비용의 55%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 관세 비용은 관세가 부과된 상품의 소비자 가격이 과거 추세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비교 분석해 산출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관세 부담 비율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시기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당시에는 해외 수출업체들이 관세 비용을 거의 분담하지 않았다. 사실상 미국 소비자들이 대부분의 부담을 떠안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는 관세 비용 일부가 수출업체나 미국 내 기업으로 분산됐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물가 압력의 주요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0.44%포인트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또한 가구와 주방 캐비닛 등에 추가 관세 조치가 시행될 경우 0.6%포인트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두 배로 인상하겠다고 위협한 점을 감안하면,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관세폭탄 부메랑,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실제 미국에서 관세발 인플레이션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여전한 리스크다. 예일대 예산연구소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최대 28%, 그 외 국가들에는 약 16%의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해방의 날’ 관세를 발표한 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매달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 CPI는 2.93%를 기록했고, PCE도 2.7%로 연준의 목표치(2%)를 웃돌고 있는 형국이다.

이 모든 것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승 배경이다. 연준은 지난달 고용시장 둔화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이 일시적일지 여부를 두고 내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보스턴 연준의 추산에 따르면 이번 관세는 핵심 소비자물가를 약 0.75%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소비지출을 주요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가파른 물가 상승은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개인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68.8%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CNBC는 “관세 충격으로 미국인들의 소비가 생활필수품에 집중되면서 서민층은 물론 중산층 구매력 저하도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수요 둔화로 인한 대미수출도 줄고 있다. 유럽연합(EU)의 7월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으며, 독일의 8월 대미 수출은 20.1% 급감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역시 미국 관세의 지연된 영향을 이유로 내년 세계 상품 교역량 증가율 전망을 0.5%로 대폭 낮췄다. 네덜란드 금융그룹 ING는 향후 2년간 EU의 대미 상품 수출이 1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해 EU의 GDP 성장률이 30베이시스포인트(bp)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ING의 경제학자인 루벤 드윗은 "앞으로 몇 달 안에 미국 관세의 영향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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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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