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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고용 리스크 우려 속 완화 기조 강화, ‘유연한’ 물가 목표 논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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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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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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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수정

고용지표 악화에 ‘긴축 종료’ 공감대 확산
인플레 상승세 둔화로 정책 완화 여지 확대
물가 목표제 유연화 논의 본격화 움직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고용 둔화가 인플레이션보다 더 큰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하며 완화적 기조를 명확히 한 가운데, 국제유가 하락과 에너지 가격 안정 또한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며 금리 인하를 뒷받침했다. 동시에 미국 내에서는 물가 상승률 2% 고정 목표 대신 ‘1.75~2.25%’ 범위 설정을 통한 유연한 목표제 전환 논의가 확산 중이다. 이는 경기 침체 국면에서 신속한 대응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통화정책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신규 고용 감소 등 경기침체 신호 강화

14일(이하 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경제학 콘퍼런스에서 “지난달 회의 이후 경제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말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연준은 상충하는 두 가지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다”며 “금리를 너무 빠르게 내리면 인플레이션 안정이라는 과제를 완수하지 못할 수 있고, 반대로 너무 늦게 내리면 고용시장에 고통스러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파월 의장의 발언은 10월 FOMC 정례회의에서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더욱 구체화시키는 신호로 읽힌다.

이에 시장은 10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선물(Fed Fund Futures)은 10월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최소 0.25%p 인하될 확률을 98.6%로 반영하고 있으며, 일부 기관은 0.5%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21.3% 수준으로 예측했다. 지난 9월 연준은 이미 금리를 0.25%포인트 내렸고, 점도표(dot plot)를 통해 올해 두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이제는 더 이상 ‘위험이 없는 길’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인플레이션은 완만하게 상승 중이지만, 노동시장은 상당한 하방 위험을 드러내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 미국의 8월 실업률은 4.3%로 상승했고, 신규 고용은 전달 대비 18만 명 감소했다. 구인 건수 역시 3개월 연속 줄어들며 경기 둔화 조짐을 강화했다. 그는 “노동 수요와 공급이 모두 뚜렷하게 감소했다”고 진단하며 인플레이션보다 고용 리스크가 더 큰 위험 요인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양적긴축(QT) 종료 시점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앞으로 몇 달 안에 적정한 준비금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3년 넘게 지속된 6조6,000억 달러(약 9,425조원) 규모의 자산 축소 프로그램이 마무리 단계에 있음을 알렸다. 2022년 중반 이후 연준은 보유자산을 9조 달러(약 1경2,850조원)에서 약 6조6,000억 달러로 줄였으며,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만기 재투자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긴축을 이어 왔다.

유가 안정, 금리 인하 카드에 유동성 확대 명분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둔화됐다는 점은 연준의 정책 기조에 유연성을 부여한다. 8월 기준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7% 상승하며 여전히 목표치(2%)를 상회했지만, 상승 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특히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항목에서도 가격 상승률이 주춤하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이러한 물가 완화 흐름의 중심에는 유가 안정이 자리한다. 국제유가(WTI 기준)는 60~70달러 선에서 등락을 보이며 작년 고점 대비 25% 이상 하락했고,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3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친화석연료 정책은 공급 측 물가 안정의 핵심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을 외치며 화석연료 시대로의 복귀를 선언했다. 또 취임 직후엔 해상 및 공공토지 시추 허가를 확대하고, 환경 규제를 완화하는 행정명령을 연이어 발동했다. 가동을 멈췄던 다수의 석유·가스 개발 프로젝트가 재개됐고, 그 결과 올해 미국 원유 생산량은 일평균 1,324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서 미국의 지위 공고히 하는 것은 물론, 에너지 공급 확대로 인한 원유 가격 안정에도 직접적으로 기여했다.

다만 이러한 정책의 이면에는 복합적 파급효과 또한 존재한다.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가격 하락을 통한 인플레이션 완화와 소비 여력 확대 효과가 나타나지만, 장기적으로는 구조적 불균형과 환경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시장은 여전히 공급 확대가 유가 변동성을 억제하는 현실적 방패막이라는 평이 주를 이룬다. 공급 증가로 인한 유가 안정이 물가 통제에 즉각적 효과를 내는 만큼 경기 하강 국면에서 연준의 완화정책에도 정책적 여지를 부여한다는 게 시장 전반의 시각이다.

경기 침체 대응 위한 통화정책 재설계 필요성↑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에서는 물가 상승률 2%라는 ‘고정 목표’만을 고집하기보다 일정 수준의 구간을 설정해 보다 유연하게 움직이며 경기 침체에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를 웃돌아온 상황에서 경기 둔화가 본격화된 지금 단일 수치 중심의 정책 틀로는 현실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달 23일 매크로 뮤징스 팟캐스트에서 “연준의 새로운 정책 프레임워크가 다양한 환경에서도 유효해야 한다”면서 “연간 물가상승률 목표를 1.75~2.25% 범위로 설정하는 것도 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5년 단위로 통화정책의 근간이 되는 프레임워크를 재검토해 수정한다. 올해 8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변경안에서 연준은 2020년 이후 유지해 온 ‘유연한 평균 물가목표제(FAIT)’를 폐지하고 전통적인 ‘유연한 물가목표제(FIT)’로 복귀했다. 평균 물가목표제는 과거 물가가 목표치를 웃돌았다면 일정 기간 목표치를 하회하는 수준을 용인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연준은 최근의 과열 국면을 이유로 들며 2% 목표치를 다시 엄격하게 준수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보스틱 총재의 발언은 이런 방향 전환에 대한 보완적 제안으로, ‘2%±0.25%p’ 구간 설정을 통해 정책의 경직성을 낮추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즉 일정 범위 내 물가 변동을 허용함으로써 경기 침체 시점에 신속한 금리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같은 논의는 정책 유연성 확대는 물론 통화정책의 신뢰 회복과도 연결된다. 고정 목표제는 물가 안정의 명확한 기준을 제공하지만, 경기 급변기에 정책 결정이 늦어지는 단점이 있다. 반면 범위 목표제는 단기 변동성을 인정하면서도 평균 수준의 물가 안정 목표를 유지할 수 있어 경기침체 국면에서 금리 인하 등 완화 조치를 빠르게 단행할 수 있다.

다만 보스틱 총재는 물가 목표 구간 설정이 ‘완화 신호’로 과도하게 해석되는 것에 대해선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남아 있고, 연준은 물가에 세심히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립 금리가 상승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관세와 공급망 비용이 기업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물가에 지연 반영되는 추세”라고 부연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볼 때, 보스틱 총재의 발언은 물가와 고용이라는 두 책무를 균형 있게 조정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여겨지며, 연준의 통화정책이 ‘침체 대응형’으로 점진적 전환 시기에 있음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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