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PEF, 높아져가는 글로벌 투자 '장벽'에 해외 직접투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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加 CPPIB, 지난해부터 韓 출자 규모 줄여 펀드 운영 안정성 측면에서도 매력 감소 LP, 장기적 안정성 중시하는 기조로 전환

최근 국내 주요 PEF(사모펀드)가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한앤코), IMM프라이빗에쿼티 같은 메가펀드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해외 출자자(LP) 유치에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업계 전반으로는 해외 자금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일부 운용사들은 해외 직접투자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 위탁 운용사와만 협업해 왔던 KIC(한국투자공사)가 지난달 해외 직접투자 확대를 위한 운용사 모집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글랜우드PE, CPPIB로부터 1억 달러 유치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PE)는 최근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산하 파빌리온캐피탈을 주요 투자자로 확보했다. 해당 펀드는 올해 초 펀딩을 시작해 6개월 만에 조기 마감됐는데, CPPIB는 1억 달러(약 1,400억원), 파빌리온캐피털은 수백억원 규모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투자자는 후속 펀드에도 재출자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글랜우드PE는 향후 MBK·한앤코·IMM을 잇는 차기 메가펀드로 주목받고 있다.
프리미어파트너스도 1조원 규모의 6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며 해외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플레이스먼트 에이전시(PA)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동시에 기존 투자자인 유럽계 대형 운용사 아디안(Ardian)이 재출자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UCK파트너스 역시 해외 LP 유치에 성공하며 1조1,000억원 펀딩을 마무리했다. 특히 아시아 국부펀드와 글로벌 기관들로부터 2,000억원을 끌어왔는데, 배경에는 밀크티 브랜드 '공차' 매각 성공 등 투자 트랙레코드와 10년 이상 공들인 관계 구축이 있었다는 평가다.
韓 PE, 규제와 정치 리스크 속 매력 떨어져
그러나 일부 PE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반적으로는 해외 LP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촉발된 미·중 갈등으로 중국에 몰렸던 자금이 한국에 유입될 것이란 기대는 일본과 호주에 밀리며 무색해졌다. 일본은 고수익 멀티플을 기록하는 펀드가 등장하며 해외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고, 호주 역시 정치·규제 안정성을 무기로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규제 강화와 정치적 리스크 속에서 투자 매력도가 낮아졌다는 지적이 많다.
해외 LP들은 과거 한국 펀드에 출자했다가 기대 이하의 성과를 경험한 뒤, 실망감을 드러내며 신규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MBK의 우군으로 평가받아 온 CPPIB는 지난해부터 MBK를 비롯해 한국 PE들에 대한 출자 규모를 줄이고 있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등 주요 운용사들은 굵직한 엑시트(투자금 회수) 사례가 줄고, 핵심 임원이 이탈하면서 펀드 운용의 안정성과 전략적 연속성에 대한 LP들의 신뢰가 약화된 상황이다.
여기에 글로벌 LP의 투자 트렌드 변화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한국 PEF는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중심의 '잭팟'을 기록하며 높은 내부 수익률을 자랑했다. 하지만 최근 LP 자금이 장기적 안정성을 중시하는 인프라 펀드, 중위험·중수익을 목표로 하는 크레딧 펀드, 시장 변동성에 대응이 가능한 스페셜 시추에이션 펀드로 분산되면서, 한국 PEF가 제공하는 바이아웃 투자에 대한 유인이 줄어든 형세다. 이에 더해 펀드매니저의 평가마저 한층 강화되면서, LP들의 투자 심사 기준은 더욱 엄격해졌다.

KIC, 해외 직접투자 위해 운용사 선정 나서
이러한 흐름 속에 PEF가 해외 직접투자에 나서는 사례도 등장했다. IB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KIC는 해외 투자를 위한 국내 PEF 위탁운용사(GP)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다수의 운용사를 롱리스트로 추린 상태며, 최종 2~3개 운용사를 선별해 오는 11월경 선정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자 규모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최대 2억 달러(약 2,800억원) 규모로 추정한다. 주로 국내 기업이 해외 현지 회사를 인수합병(M&A)할 때 투자금을 지원하는 펀드에 출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IC는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투자하기 위해 2015년 정부로부터 50억 달러(약 7조원)를 지원받았지만, 투자 실적이 전무했다. 그러다 지난해 9월 말 박일영 사장이 취임하면서 국내 기업을 전략적 투자자(SI)로 유치해 해외 투자에 나서는 방안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IB업계에서는 이번 PEF 선정도 국내 기업을 SI로 유치해 해외 투자에 나서기 위한 준비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투자처 발굴과 집행에 어려움이 있었던 만큼 국내 운용사와 협업을 통해 실행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KIC는 해외 GP들과만 협업해 왔지만, 이번에 국내 금융사와의 협업에 나서면서 각종 규제로 움츠러든 국내 PEF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선 해외 기관 위탁 중심의 투자 구조가 국내로 일부 옮겨오면서, 국내 운용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KIC는 2005년 3월 제정된 '한국투자공사법'을 근거로 같은 해 7월 1일 설립됐다. 지난해 말 기준 운용 자산 2,065억 달러(약 288조원) 규모로, 글로벌 주요 국부펀드 가운데 14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