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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슬림화 박차 가하는 SK그룹, 조 단위 SK실트론 매각도 여유 되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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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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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비주력 자회사 줄줄이 시장 매물로 내놔
'빅딜' SK실트론 매각, 최 회장 소송 리스크 줄며 여유 확보
SK실트론 인수 후보 두산과 접촉 나선 PEF들

SK그룹이 비주력 계열사 정리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말 SK스페셜티 매각을 시작으로 SK오션플랜트, SK스토아, SK실트론 등을 잇달아 시장에 매물로 내놓으며 조직 슬림화에 박차를 가하는 양상이다.

SK의 자회사 매각 러시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국내 데이터홈쇼핑 1위 업체인 SK스토아의 매각을 결정하고 최종 인수 협상 대상자와 막바지 조율을 진행 중이다. SK스토아는 2017년 SK브로드밴드의 커머스 사업 부문이 물적분할돼 설립된 회사로, 2019년 SK텔레콤이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완전 자회사가 됐다. 추정 매각가는 1,000억원대 중반 수준이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SK스페셜티 매각을 기점으로 비주력 사업 정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시 SK그룹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에 특수가스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SK스페셜티 지분 85%를 2조7,008억원에 넘겼다. 지난달에는 SK에코플랜트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전문 자회사인 SK오션플랜트 지분 36.98% 매각을 추진해 디오션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국내 유일의 웨이퍼 제조 회사 SK실트론도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 SK실트론은 지난 6월 보유 지분 51%와 총수익스와프(TRS) 형태로 연계된 19.6% 지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실시했으며, 현재 한앤코와 두산 등 복수의 인수 후보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시장은 SK실트론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SK그룹이 최근 실시한 M&A 중 눈에 띄는 '빅딜'이 될 것이라 본다. SK실트론 지분의 순시장 가치 추산치는 2조원 안팎이며, SK그룹은 5조원가량의 매각가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SK실트론, 매각 리스크 일부분 해소

대규모 자금 유입을 통해 SK그룹의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는 평가를 받던 SK실트론의 매각은 지금껏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아 왔다. SK그룹과 원매자가 각각 원하는 가격의 간극이 크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PC를 통해 간접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최 회장의 지분이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진행 중인 이혼 소송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앞서 법원은 최 회장이 간접 보유한 SK실트론 지분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봤고, 이 가치를 약 7,500억원으로 산정했다. 만약 SK실트론 지분이 재산분할 대상으로 확정되면 SPC 청산 후 재산분할 과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최 회장이 SK실트론 지분을 매각한 뒤 SPC와의 TRS(총수익스와프) 계약에 따라 투자금 2,356억원을 상환하고, 지분 가치 상승으로 인한 나머지 차익을 회수하는 구조다. SPC가 세금 약 27.5%를 납부하고 지분이 청산된 후 재산분할이 진행되면 최 회장이 손에 쥐는 금액은 액면가보다 80% 낮아질 수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현시점 SK그룹 측이 SK실트론 매각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사실이다. 지난 16일 대법원이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을 파기환송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이에 곳곳에서는 최 회장이 부담해야 할 재산분할액이 2심 때보다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되고 있다. 최 회장이 당장 막대한 규모의 재산분할금을 마련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아직 관련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SK그룹은 SK실트론 매각 협상 속도를 조절할 여유를 확보하게 됐다.

PEF, 인수 후보자 두산 FI로 나서나

SK실트론 매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일부분 해소된 가운데, PEF 운용사들은 빅딜 참전을 위해 인수 후보들과 접촉하기 시작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PEF 운용사들은 두산과 협력하기 위해 물밑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두산은 자체 자금만으로도 인수가 가능하지만, 위험 분산 차원에서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시점 두산이 자체 인수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두산과 손을 잡기 위해서는 두산 입맛에 맞는 전략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두산의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 6월 기준 1조7,380억원에 달한다.

두산이 FI들과 갈등을 겪은 전례가 있다는 점도 PEF 운용사들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과거 두산은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의 중국 법인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와 관련해 IMM프라이빗에쿼티와 하나금융투자,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FI들과 소송전을 치른 바 있다. 2011년 이들 FI는 DICC의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3,80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DICC는 건설 경기가 악화하며 IPO에 실패했고, FI들은 2015년 두산인프라코어에 투자금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소송은 6년 만에 양측이 합의하며 겨우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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