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5년간 4.5% 이상 성장할 것" 前 고위 관료의 낙관적 전망, 경기 침체 속 현실화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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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직 고위 관료 "中, 5년간 4.5~5% 성장 유지할 것" 가라앉은 내수, 정부 경기 부양책 아직까지 소극적 부동산 시장 침체로 디플레이션 가속화, 활로 어디에

중국이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 기간 4.5%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직 고위 관료의 평가가 나왔다. 누적되는 대내외 리스크 속에서도 중국 경제가 성장 동력을 잃지 않으리라는 낙관적 전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지속되는 내수 침체 상황과 미진한 정부의 경기 부양책 등을 고려하면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평이 우세하다.
위태로운 中 경제 성장세
20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010∼2018년 중국 재정부 부부장(차관)을 지낸 주광야오는 지난 17일 베이징에서 열린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원 주최 행사에서 "향후 5년간 (중국은) 4.5∼5.0%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는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목표를 실현하는 데 단단한 토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경제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적으로 믿는다"며 "경제성장률은 5% 안팎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올해 상반기 들어 눈에 띄게 뛰어올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 올해 상반기 GDP가 66조536억 위안(약 1경2,69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5.4%, 2분기 5.2% 상승했다. 이 중 2분기 성장률은 로이터·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5.1%)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이 같은 성장세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해당 기간 중국의 경제 성장을 이끈 것은 수출이었다. 수출이 5.9% 증가하는 사이 수입이 3.9% 감소하면서 GDP가 상승한 것이다. 이는 기업들이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기간을 틈타 수출을 서두른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양국 간 관세 전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현시점에 상반기와 같은 깜짝 성장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추세다.
내수 침체 속 부양책 지지부진해
중국 내수가 ‘인볼루션(involution·중국어 네이쥐안·内卷)’ 상황 속 빠르게 침체하고 있다는 점 역시 문제다. 인볼루션은 극심한 경쟁 속에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이 나타나고 과잉 생산 체제가 유지되는 복합적인 상황을 일컫는 용어다. 실제 지난달 중국의 소매 판매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9월 고정자산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감소해 2020년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에 머물렀고, 1∼9월 부동산 개발 투자는 작년 동기 대비 13.9% 하락해 1∼8월(-12.9%)보다 낙폭을 키웠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부양책에 보다 힘을 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러 경기 부양책을 내놨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았다. 올해도 소비 촉진 보조금을 지급하고 지급준비율과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낮췄으나, 아직까지 대규모 부양책은 등장하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5% 안팎의 경제 성장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중국이 추가 부양책을 앞당겨 내놓을 수 있다고 본다. 롭 숩바라 노무라증권 아시아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과잉 생산과 디플레이션을 해결하는 데 드는 비용이 성장세를 더 늦출 수 있다”며 “중국은 하반기에 새로운 지원 조치 발표를 서두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창수 이코노미스트와 에릭주 이코노미스트도 “급격한 모멘텀 상실은 심리 약화와 같은 더 깊은 위험을 시사한다”며 “이르면 9월에 인민은행이 추가 완화를 단행할 수 있다”고 봤다.

대규모 경기 부양 한계 봉착
문제는 중국 정부가 이전처럼 주택 투자 붐 등을 앞세워 경기를 부양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다. 10년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디플레이션 위기에 직면했을 당시에는 공급 과잉 문제를 단속하고, 9,000억 달러(약 1,260조원)에 달하는 주택 투자 열풍을 유도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는 부동산 대신 철강·자동차·석유화학·반도체 등 여러 산업을 공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동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가라앉은 부동산 시장은 중국의 디플레이션 흐름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민간 부동산 조사기관인 중국지수연구원이 펴낸 '9월 부동산 시장 동향 보고서'를 살펴보면, 9월 기준 중국 100대 도시의 기존 주택 평균가는 ㎡당 1만3,381위안(약 263만원)으로 전월 대비 0.74%, 전년 동월 대비 7.38% 각각 하락했다. 3분기 누적 하락률은 2.26%로 2분기보다 0.14%P 확대됐으며, 올해 1~9월 누적 하락 폭은 5.79%에 달한다.
중국 정부의 부채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는 점 역시 악재로 꼽힌다. 중국의 총부채는 10년 전 GDP의 200%가 조금 넘었지만 지금은 300% 이상으로 치솟았다. 주요 정책 금리도 1.4%에 불과해 중국인민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여지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는 대신 큰 폭의 구조 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는 진단도 제기된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중국 경제학자 로빈 싱은 “시진핑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으로는 현지 공무원들이 투자와 생산 대신 더 빠른 소비를 추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있다”며 “더 많은 소득을 가계로 이전하는 개혁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