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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방은행발 신용 리스크 재부각, SVB 파산 공포 재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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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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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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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댄 지방은행 손실 떠안아
자이언스·웨스턴銀 주가 뚝
2023년 은행 파산 재현 우려

미국 자동차 부품업체와 대출업체가 연쇄적으로 파산하면서 지방은행발 신용 위기설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로운 부실 사례가 하나씩 수면 위로 떠오를 때마다 겉보기에는 건전해 보이는 다른 대출까지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히는 '도미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 지방은행과 비은행권을 거쳐 자금 조달 구조상 긴밀히 연결된 대형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중심부로까지 부실이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車부품·대출업체 연쇄 파산

21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분류한 자산 기준 대형 은행 명단에서 30위인 자이언스은행은 지난 16일 자회사인 캘리포니아뱅크앤드트러스트가 취급한 상업·산업대출 가운데 5,000만 달러(약 709억원) 규모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했다.

31위인 웨스턴얼라이언스도 캔터그룹에 대한 선순위 담보권을 행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자동차 대출업체 트라이컬러홀딩스가 파산해 지방은행인 피프스서드가 2억 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손실을 회계에 반영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브랜드그룹 파산 여파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월가 주요 금융사들은 100억 달러(약 14조원)에 달하는 빚을 지기도 했다.

자이언스와 웨스턴얼라이언스는 이번 손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선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 미국 내 74개 주요 은행의 시가총액은 16일 하루에만 1스3.64% 급락했고, 은행주 급락으로 뉴욕증시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자이언스(-13.14%)와 웨스턴얼라이언스(-10.83%)가 폭락하면서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퍼스트브랜드와 트라이컬러홀딩스의 잇따른 파산의 불똥이 지방은행 부실 위험으로 튄 것이다. 지방은행 파산 공포가 확산된 것은 1980년대 저축대부조합 부도 사태, 2008년 금융위기,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이 대표적이다.

사모신용, 여전히 잠재적 뇌관

급락했던 은행주는 지난 17일 뉴욕 증시에서 일제히 상승하며 일단 진정되는 분위기다. 일부 애널리스트가 이번 사태를 두고 금융 전반적인 위기로 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면서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방은행 사이에서 시스템적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는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며 “신용 품질은 대체로 양호하지만 일부 약한 부분은 있다”고 밝혔다.

UBS 전략팀도 “미국 증시와 금융 시장은 탄탄한 거시 배경 위에 있으며, 현재 신용 리스크 공포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RBC캐피털마켓은 자이언스와 웨스턴얼라이언스 주가 급락에 대해 “매도세가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은행은 2023년 이후 재무 상태가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오펜하이머는 제프리스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높였다.

다만 이들 은행의 신용 부실 문제에서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탓에 언제든 비슷한 사태가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마이크 마요 웰스파고 수석은행애널리스트는 지방은행의 부실·사기 의혹이 확산하자 은행 내부의 리스크 관리와 신용 심사가 약화하고 있다며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부실은 신용 팽창기 때 쌓인 느슨한 대출 문화가 낳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극복 과정에서 연준이 시중에 유동성을 대거 풀었을 뿐 아니라 초저금리 정책으로 은행의 대출을 포함한 각종 여신 심사가 느슨하게 이뤄진 점을 짚은 것이다.

다이먼 '바퀴벌레론' 현실되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최근 “신용 사이클이 너무 오랫동안 완화 국면에 있었고, 이제 약한 고리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14일 다이먼 회장은 퍼스트브랜즈 파산 등을 거론하며 “바퀴벌레 한 마리가 보인다면 아마 더 많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부실 기업이 한두 군데가 아니고 그 여파로 영향을 받는 은행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이먼 CEO는 같은 날 CNBC에서도 “우리는 14년간 신용 강세장을 겪었다”며 “트라이컬러의 파산은 신용 시장에 일부 과잉을 나타내는 초기 징후”라고 지적했다.

사모신용 시장 규제가 느슨한 점도 뇌관으로 지목된다. 사모신용을 운영하는 비은행 금융사는 은행과 달리 불특정 다수의 예금을 받지 않고, 연기금과 국부펀드 등 소수 전문투자자에게서만 자금을 모은다. 모든 대출이 비공개 사모 계약으로 이뤄져 감독당국조차 전체 부실 규모나 위험이 어디에 집중돼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피터 코리 페이브파이낸스 수석애널리스트는 “비은행 사모신용이 지나치게 불투명하다”며 “문제가 명백하지 않아도 시장이 반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 파산 업체가 늘어나고 지방은행이 부실화하는 것은 물론 대형 금융사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웰스파고는 "큰 은행들은 문제를 흡수할 만큼 충분한 다양화를 보유하고 있지만 소형 은행들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감당할 여지가 훨씬 적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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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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