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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화폐의 무대가 바뀌다, 디지털 화폐가 주도하는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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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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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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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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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화폐가 글로벌 금융 질서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
공공은 신뢰를 지키고, 시장은 혁신을 확장하는 구조로 재편
화폐의 미래는 개방성과 신뢰 위에서 진화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5년 10월 초,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3,000억 달러(약 414조원)를 넘어섰다. 이는 단순한 암호자산의 확산이 아니라, 결제와 저축, 나아가 화폐의 기능이 소프트웨어 기반의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디지털 화폐는 이미 하나의 체계로 작동하고 있다. 규모로 검증되고, 유동성이 뒷받침되며, 세계 금융 질서 속에서 실질적으로 기능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2024년 하반기 비현금 결제가 776억 건에 달했다. 전자 결제는 종이 결제의 16배 수준이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8%를 차지하는 137개국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검토 중이며, 이 중 49개국은 시범 운영 단계에 들어섰다. 화폐 시스템의 중심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 공공 부문은 신뢰와 안정성을 지켜야 하고, 민간 부문은 기술을 실생활 서비스로 전환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 화폐 구조의 이동

디지털 화폐는 더 이상 개념이 아니다. 중앙은행의 발행 화폐, 시중은행 예금, 토큰화된 자산이 함께 작동하는 새로운 결제·정산 체계가 이미 현실이 됐다. 유로 지역의 신용이체는 2024년 하반기 162억 건으로 늘어, 전체 비현금 결제의 93%를 차지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모바일·앱 기반 결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2024년 스페이스(SPACE) 연구’에 따르면 18~24세의 10%가 매장 결제 시 모바일 기기를 사용했다. 연령이 높을수록 비중은 낮지만, 변화의 방향은 분명하다.

2024년 하반기 유로 지역 비현금 결제 내 신용이체 집중도(단위: %)
주: 비현금 결제 비중(X축), 구분 항목- 총 결제 금액 비중, 총 결제 건수 비중(Y축)

현금은 여전히 정전이나 네트워크 장애 같은 비상 상황에서 유일하게 작동하는 결제 수단이다. 그러나 일상 경제의 중심은 이미 화면과 네트워크, 그리고 데이터 규칙이 지배하는 디지털 결제 구조로 이동했다. 이 변화는 속도와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화폐 질서를 플랫폼과 코드의 영향력 아래 두는 결과를 낳고 있다.

유로 지역의 현금 및 요구불예금 비율 추이
주: 연도(X축), 항목이 명목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Y축)/현금(파란색 막대), 요구불 예금(주황색 막대)

ECB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디지털화를 “혁신의 기회”로 보되, 신뢰와 안정이 여전히 통화 질서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2025년 9월, ECB는 디지털 유로 실험을 통해 조건부 결제, 전자영수증, 접근성 기능을 시험했다. 동시에 ‘폰테스(Pontes)’와 ‘아피아(Appia)’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분산원장기술(DLT)을 활용한 공공 결제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디지털 전환이 폐쇄적 구조나 과도한 수수료 체계로 흐르지 않도록 설계하려는 시도다.

결국 디지털 머니의 전환은 혁신과 공공성의 균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기술이 화폐의 형식을 바꿔도, 가격과 계약, 신용을 지탱하는 공공 기반은 흔들려선 안 된다.

디지털 머니의 미래를 결정할 일곱 가지 질문

디지털 화폐의 확산은 통화정책의 작동 원리와 금융 질서를 근본적으로 다시 묻고 있다. 기술이 돈의 기능을 바꾸는 지금, 다음의 일곱 가지 질문이 그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 지금이 한 세대 만에 찾아온 통화정책의 전환기인가? 그렇다. 1980년대 이후 금리 중심 체계는 안정성을 유지해왔지만, 디지털 자산과 빅테크 결제망의 부상은 그 토대를 흔들고 있다. 화폐의 기본 기능인 교환 수단과 가치 단위가 기술 인프라 위에서 재정의되며, 중앙은행의 역할도 다시 조정되고 있다.

둘째, 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 제도는 통화정책의 균형을 바꿔놓았는가? 그렇다.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의 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면서 금리를 직접 통제할 수 있게 됐고, 물가 안정과 자산운용의 경계가 명확히 구분됐다. 통화량을 조절하던 기존 구조에서 금리 조정 중심의 체계로 이동한 변화다.

셋째, 현재의 통화체계는 안정적인가? 그렇지 않다. 금리 하한선, 약화된 필립스 곡선, 불확실한 균형금리 등은 정책 결정의 어려움을 높인다. 완전하지 않은 제도 속에서 기술이 작동하기 시작한 만큼, 정책 설계에는 더 정교한 판단이 필요하다.

넷째, 현금의 감소는 진보일까, 아니면 경고일까? 양면이 존재한다. 비현금 결제가 효율을 높이지만, 현금은 여전히 위기 대응의 수단으로서 복원력을 보장한다. 효율이 높아질수록 비상 상황에서 현금의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

다섯째, 비트코인은 화폐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거래 중복을 방지하는 기술적 성과는 인정받지만, 가격 변동성과 처리 속도의 한계로 실생활 결제 수단으로는 부적합하다. 다만 이 실험이 토큰화,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인프라 혁신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여섯째, 암호화폐는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Friedrich Hayek)가 말한 ‘사적 화폐 경쟁’을 입증했는가? 완전하진 않다. 화폐는 네트워크 효과가 강해 단일 통화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민간의 경쟁이 중앙은행의 현대화를 촉진하고, 디지털 화폐 논의를 구체화한 것은 분명한 변화다.

일곱째, 통화정책은 자동화될 수 있는가? 가능성은 있지만 위험이 크다. 물가나 경기 지표에 연동된 자동 조정 시스템은 기술적으로 구현 가능하지만, 위기 대응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디지털화가 새로운 수단을 열었지만, 인간의 판단이 배제된 체계의 안정성은 여전히 검증되지 않았다.

이 일곱 가지 질문이 던지는 결론은 하나다. 공공 인프라 위에서 민간 기술이 함께 작동하는 구조, 그것이 디지털 머니의 가장 현실적이며 지속 가능한 미래다.

공공과 시장, 다른 길이지만 같은 목표

ECB는 2025년 디지털 화폐 정책에서 실용적 접근을 택했다. 결제 시장의 집중이 ‘승자독식 구조’를 만들고, 수수료 인상과 선택권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이 국내 자금 흐름을 왜곡시키고, 대형 발행사가 예금을 대체할 경우 자금 이탈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ECB의 해법은 ‘통제된 혁신’이다. 공공 화폐의 자동화 범위를 제한하되, 일정 조건이 충족될 때만 결제가 실행되는 구조를 도입했다. 목표는 ‘국가 주도형 슈퍼앱’이 아니라, 통화 주권과 개방성을 함께 지키는 것이다. ECB는 프라이버시 보호, 오프라인 복원력, 법정통화의 사회적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도매결제에는 분산원장(DLT)을, 소매결제에는 실험적 플랫폼을 도입하고 있다.

반면 시장은 더 낙관적이다. 투자자들은 디지털 금융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본다. 낮은 송금 비용, 자산 토큰화, 내장형 금융(Embedded Finance) 등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했고,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연초 대비 47% 성장했다. 기관투자자의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낙관론 속에서도 불안 요인은 남아 있다. 2025년 10월, 한 주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시스템 오류로 대량의 코인을 잘못 발행했다가 곧바로 소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고는 즉시 복구됐지만, 관리 체계의 한계를 드러냈다. 이후 영란은행은 ‘소매용 스테이블코인 보유 한도’와 ‘발행사 청산 절차(resolution regime)’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시장 성장세는 이어지겠지만, 그 지속 가능성은 투명한 준비금 관리와 독립적 감독 체계, 예금 기반의 안정성이 확보될 때에만 가능하다. 공공 부문이 신뢰의 토대를 세우고, 시장이 그 위에서 혁신을 확장할 때 비로소 균형이 완성된다. 이것이 디지털 머니 시대의 지속 가능한 방향이다.

균형과 방향, 디지털 머니의 완성

디지털 화폐는 더 이상 실험이 아니다. 결제와 저축, 그리고 가치 교환의 방식이 이미 새로운 질서 위로 옮겨갔다. 비현금 결제가 보편화되고, 중앙은행이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변화는 현실이 됐다.

이제 선택은 분명하다. 이 흐름을 소수 플랫폼의 독점에 맡길 수는 없다. 디지털 화폐의 미래는 공공성과 개방성을 바탕으로 한 경쟁 질서 위에서만 성장할 수 있다. 현금은 여전히 위기 대응의 기반으로 남고, 은행과 핀테크는 서비스와 신뢰로 경쟁해야 한다. 디지털 머니의 혁신은 기존 화폐 체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으로 갱신하는 과정이다. 그 진정한 의미는 기술이 아니라 효율과 접근성, 그리고 신뢰의 확장에 있다. 화폐의 미래는 복잡한 코드가 아니라, 더 빠른 결제, 더 낮은 비용, 더 적은 장벽으로 완성될 것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Public Rails, Private Code: The Future of Digital Money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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