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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지연에 엔저까지" 치솟는 원-달러 환율, 향후 변수는 美 기준금리와 한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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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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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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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23일 장중 1,440원대까지 뛰어
한미 관세 협상·엔저 흐름 등이 원화 가치 하락 견인
美 10월 FOMC·한미 정상회담에 시장 이목 집중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430원을 넘어 장중 1,440원대까지 치솟았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이 장기간 지연되며 시장의 불안감이 가중된 가운데, 엔화 약세까지 두드러지며 원화 가치가 미끄러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시장의 이목은 향후 환율을 좌우할 변수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 및 한미 정상회담의 향방에 집중되고 있다.

지지부진한 관세 협상, 환율 상승세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8원 오른 1,439.6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는 1,441.5원까지 올라 4월 29일(1,441.5원)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원화는 여타 아시아 통화에 비해 특히 두드러지는 약세를 보였다. 통화별 등락률을 보면 원화는 전날 대비 0.62% 절하된 반면, 대만 달러와 싱가포르 달러는 0.1% 내리는 데 그쳤다.

이처럼 원화 약세가 지속되는 핵심 원인으로는 지지부진한 한미 관세 협상이 꼽힌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7월 구두 합의를 통해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관세율을 낮추는 대신, 한국이 3,500억 달러(약 약 497조원) 규모 대미 투자 등의 조치를 이행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해 왔다. 다만 이 같은 무역 합의 내용은 아직까지 문서화되지 못했다. 현금으로 투자를 단행하기에는 한국의 외환 보유액이 여유롭지 못한 탓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조8,697억 달러(약 2,608조4,200억원), 외환보유액은 4,156억 달러(약 579조8,000억원)로 GDP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이 22.2%에 불과하다. 이는 여타 아시아 주요국 대비 눈에 띄게 낮은 수준이다. 이에 한국 측에서는 '무제한 통화 스와프'를 대미 투자의 선결 조건으로 제시했으나, 미국은 당초 일본과의 합의 사례를 예로 들며 ‘투자 백지수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양국 간 의견 대립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24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까지 진행된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에 대해 “어느 정도가 적절한 (직접 투자) 수준인가 놓고 (한미) 양 파트가 대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CNN에 출연해 '한미 관세 협상 타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는 "그럴 것 같다"며 "현재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맞다"고 답했다.

엔화 미끄러지면 원화 가치도 떨어진다?

치솟은 달러-엔 환율 역시 원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엔화는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일시적으로 강력한 반등세를 보였으나, '아베노믹스 계승자'로 불리는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신임 총재로 취임한 지난 21일 이후 약세로 돌아섰다. 일본이 다시 재정 지출 확대와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리라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한 것이다. 실제 다카이치 총리는 가계의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작년 수준을 뛰어넘는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준비 중이다.

이 같은 엔저 현상은 한국의 환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엔화와 원화는 외환시장에서 상당한 수준의 직접 동조화 경향을 보인다"며 "시장에서는 사실상 엔화와 원화를 같은 아시아 통화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엔화 약세로 달러인덱스가 올라 비교적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 외에도, 원화 가치가 엔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엔저 흐름이 지속될지 여부는 오는 30일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조정 여부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인플레이션 상황 등을 고려하면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기조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금리를 올리면서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끝낸 바 있다. 이에 더해 다카이치 총리가 차기 재무상으로 ‘엔화 강세’를 내세우는 가타야마 사츠키를 발탁했다는 점 역시 엔화 약세 기조가 완화하리라는 기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향후 환율 좌우할 변수는

곳곳에서 원화 가치 하방 압력이 유지되는 가운데, 시장의 이목은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에 쏠리고 있다. 현재 한국은 극심한 환율 변동성과 부동산 시장 과열로 인해 선뜻 기준금리를 인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한미 금리차가 축소돼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절상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28~29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p)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다. 최근 로이터통신이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조사에 참여한 경제학자 117명 중 115명은 연준이 금리를 0.25%P 추가 인하해 3.75~4.00%로 낮출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그마치 98%가 금리 인하를 점친 셈이다. 이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여러 연준 인사들이 인플레이션보다 고용 악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신호를 보낸 결과다.=

향후 진행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정상회담도 변수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29일 트럼프 대통령, 11월 1일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에 이날 오전 9시 2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3.0원 내린 1,436.6원을 나타냈다. 회담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미지수지만, 한미 정상의 회담 일정이 확정됐다는 점 자체가 일정 부분 불확실성을 덜어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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