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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임대차법’ 논의 본격화, 전세 멸종 시나리오 현실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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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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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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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보호 강도 대폭 강화
임대 보증금 폭등 반복 우려
“사실상 국민임대 전환 효과”

범여권이 추진 중인 ‘3+3+3 전세갱신권’ 법안이 임대차 시장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세입자 보호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음에도 전세 매물 급감과 월세화 가속 등 각종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잠식하면서다. 여기에 과거 ‘2+2’ 제도 도입 당시 전월세 거래량이 급감하고 신규 전세가가 두 자릿수 상승했던 전례 또한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투기와 전세사기 억제라는 법안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전세 제도 자체의 존립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는 형국이다. 

시장 공급 위축 가능성↑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달 초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 10인은 오는 11월 5일 해당 법안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할 예정이다. 개정안의 세부 내용이 공개된 이후 비판 여론이 거세지만, 이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해당 법안은 전세계약 기간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갱신요구권을 기존 1회에서 2회로 확대해 최대 9년간 세입자의 거주를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임차인들의 주거 안정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시장에서는 세입자 보호보다 공급 위축과 가격 상승의 악순환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핵심 쟁점은 9년에 달하는 장기 임대 구조가 전세 시장 유인을 약화시킨다는 점이다. 임대차 기간이 늘어나면, 집주인의 실거주나 매매 선택권이 제한돼 전세 대신 월세 전환이나 매물 회수가 늘어난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의하면 올 7~9월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3만2,838건 중 갱신계약은 1만4,585건으로 전체의 44%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30%)과 비교해도 14%p 증가했다. 여기에 ‘3+3+3’ 제도가 더해지면 신규 전세 매물은 더 줄고, 초기 보증금은 더 높아질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번 법안이 부동산 시장의 안정성보다는 경직성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지난 세 차례의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규제 강화, 금리 인하 기대, 신규 물량 공급난 등이 겹친 상황에서 장기계약 의무화는 시장 유동성을 더 크게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전세사기 방지를 명분으로 한 전세가율 제한, 임대인 정보공개 강화 등의 추가 조항 또한 행정 부담만 낳을 것이란 비판 또한 이어진다. 업계에서 이번 개정안을 두고 “세입자 보호보다 정치적 상징성에 무게가 실린 법안”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배경이다.

‘2+2’ 후폭풍 잊었나

이 같은 부작용은 이미 2+2 임대차법 시행 당시에도 확인된 바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조사에서 2020년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직후 전국 전월세 거래량은 평균 25% 감소했고, 신규 전세가격은 9~11% 상승했다. 공급이 줄어든 데다 세입자의 계약 갱신이 늘어나면서 거래 자체가 위축됐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유동성은 빠르게 악화했고, 전세 품귀 현상과 보증금 급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됐다. 세입자 보호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전세가를 밀어 올리고 매매 가격까지 자극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시장 왜곡의 반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한다. 전세가격 상승률이 높아질수록 집주인은 초기 보증금을 끌어올리려 하고, 세입자는 갱신권 행사 대신 높은 전세금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여기에 거래량이 줄면서 실수요자 유입까지 막히면, 전체 주택시장은 가격이 높게 고정된 채 경직성을 띠게 된다. 이는 곧 시장의 합리적 조정 기능이 마비되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다. 이번 ‘3+3+3’ 법안을 향한 사회 각계의 반응이 차가운 이유다. 

이처럼 정책이 시장의 작동 원리를 무시한 채 정치적 구호로만 소비될 경우, 피해는 결국 임차인들에게 돌아간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지금도 전세 매물이 귀한 상황에서 최장 9년 갱신권이 도입되면, 임대 공급은 완전히 막힐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미 현장에선 적지 않은 임대인이 계약 만료 전 실거주를 이유로 임차인을 내보내는 ‘편법 갱신 회피’ 사례가 성행한다는 전언이다. 진정한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임대료 세액공제 확대 같은 실질적 지원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갭투자·사기 차단의 역효과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전세 제도의 ‘종말 신호’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법안의 취지는 전세를 레버리지로 활용한 다주택·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관행과 전세사기 등 위험을 줄이겠다는 데 있지만, 정책이 실제 시장을 통과하는 경로를 보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장기 안정성이 생기지만, 시장 전반에서는 전세의 희소성이 커지면서 월세 전환 가속, 초기 보증금의 상향 고착 같은 부작용이 앞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세를 기반으로 한 대량 매입의 존재도 정책 파급을 키운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5년 6개월간 국내에서 주택을 가장 많이 산 상위 1,000명의 매수량은 4만4,260채로 집계됐다. 금액으로는 5조8,808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통계는 소형주택을 전세 끼고 대량 취득하는 소자본 갭투자가 광범위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 같은 임대인이 다수 존재하는 상황에서 장기 갱신·보증 규제가 겹치면 전세 레버리지형 매입에 급제동이 걸리고, 기존 물건의 출구 전략(재임대·재매각)도 제한된다는 점이다. 정책 의도는 투기 억제지만, 현실에서는 전세 공급 기피가 체계화되는 역설이 발생한다. 

아울러 규제는 회피 경로를 낳는다. 이는 앞선 부동산 대책에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등 대출 규제로 전통적 갭투자 루트가 막히자, 전세 승계 매매가 우회 수단으로 확산한 데서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소유자가 먼저 전세를 세팅하고, 매수자가 그 전세를 승계해 잔금을 줄이는 식이다. 여기에 3+3+3 갱신권까지 더해지면 매수자는 최대 9년간 실거주 진입이 지연될 수 있어 이러한 편법 유인은 오히려 커진다. 규제가 강해질수록 거래는 불투명해지고, 전세사기 노출 지점 또한 늘어난다. 시장 투명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역으로 위험의 재배치를 초래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세사기를 줄이기 위해선 전세보증보험 의무화·공적 보증 강화처럼 리스크의 원천을 겨냥한 안전장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동시에 다주택·갭투자를 제어하되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보유·거래세 조합을 정교하게 설계하고, 전세 승계 등 회피 거래의 정보를 표준화해 거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전세공급 축소에서 월세화 가속, 보증금·거래비용 상승이라는 시장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이를 적절히 제어하지 못하면 전세 종말 논란은 현실의 가격 상승과 시장 왜곡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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