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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수익을 내세운 스테이블코인 확산, 금융 질서의 새로운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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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onths 1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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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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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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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과학의 언어로 읽고, 사실 위에 통찰을 더하는 글을 전합니다. 복잡한 현상 속에서 본질을 찾아 독자와 함께 사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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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이자 경쟁이 만든 신뢰의 균열
무이자 원칙이 만드는 금융 안정의 최소 조건
수익 마케팅의 전환이 가져올 시장 질서의 회복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5년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숫자는 ‘가격’이 아니라 ‘이자율’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본래 이자를 지급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일부 플랫폼이 ‘무위험 수익’을 내세우며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2025년 9월 기준 스테이블코인의 유통 규모는 약 2,800억 달러(약 3,950조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이자를 지급하는 토큰은 2023년 10억 달러(약 14조 원) 미만에서 2025년 190억 달러(약 270조 원)로 급증했다. 결제용으로 만들어진 토큰이 사실상 투자 상품으로 변한 셈이다.

이 확장은 단순한 금융 실험이 아니다. 스스로 수익을 창출할 구조가 없음에도 ‘안정적인 배당’을 내세우는 순간, 그 이익은 결국 새로 들어온 자금에서 나온다. 이 구조는 신규 참여자의 돈으로 기존 이용자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폰지식 구조(Ponzi scheme)와 다르지 않다.

위험은 이미 쌓이고 있다. 규모가 커질수록 자금 회수 압력이 높아지고, 동시에 환매가 발생하면 결제망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정책 대응이 늦어지면 피해는 일반 이용자에게 돌아간다. 따라서 결제와 투자의 경계를 다시 세우는 일은 기술 논쟁이 아니라 소비자 보호의 과제다.

경계가 흐려진 결제와 투자, 금융 질서의 균열

스테이블코인의 목적은 단순하다. 1개의 토큰이 1달러(약 1,400원)의 가치를 유지하는 일이다. 발행사는 이를 위해 현금과 단기국채 등 안전자산을 담보로 쌓는다. 그러나 일부 플랫폼이 이 원칙을 무너뜨리고 있다. 고객 예치금을 매매자에 재대여하고, 탈중앙금융(DeFi) 시장으로 옮겨 수익을 만든다. 또는 로열티 프로그램을 통해 회사 자금으로 이자를 지급한다.

유럽의 미카(MiCA)는 이를 명확히 금지한다. 전자화폐 토큰·자산 연동 토큰은 ‘보유 기간’에 따른 보상을 어떤 형태로도 줄 수 없다. 그럼에도 플랫폼이 직접 보상을 덧붙이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결과는 명확하다. ‘결제 수단’이 ‘예금 대체물’로 오인되고, 감독의 사각지대가 생긴다. 신용·유동성 위험은 이용자에게 전가된다. 이 문제는 법 해석의 범위를 넘는다. 화폐와 예금의 경계가 흐려지면 통화 질서가 흔들린다.

결제는 본래 신뢰를 기반으로 작동하지만, 이자를 내세운 토큰은 ‘수익 신뢰’로 전환된다. 신뢰의 성격이 바뀌는 순간 결제망은 불안정해진다. 바로 여기서 시스템 리스크가 시작된다.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2년 만에 두 배 증가
주: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2023년 중반 1,250억 달러(약 173조 원)에서 2025년 중반 2,550억 달러(약 352조 원)로 증가했다.

불안이 현실로 바뀌는 순간

스테이블코인은 중앙은행 결제망에 연결돼 있지 않다. 발행사 별로 단절돼 있고, ‘균등성’과 ‘탄력성’이라는 화폐의 기본 속성을 충족하지 못한다. 2023년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때 USDC는 1달러(약 1,400원)의 가치 연동 고리를 지키지 못했다. 가격은 0.87달러(약 1,200원)까지 떨어졌고, 복원은 공공 부문의 긴급 지원 이후에야 가능했다.

이 사건은 스테이블코인이 독립된 화폐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여전히 기존 금융의 신뢰에 기대고 있다. 여기에 ‘이자’가 더해지면 위험은 배가된다. 이자 약속은 기대를 높이고, 발행사에는 즉각적인 유동성 압력으로 돌아온다. 신뢰가 흔들리면 자금 회수는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런(run)은 하루가 아니라 몇 분 안에 발생할 수 있다.

다수의 계약은 자산 소유권 이전과 고객 자산의 재담보 활용(rehypothecation)을 허용한다. 발행사가 파산하면 고객은 무담보 채권자로 밀려 상환 순위에서 뒤처진다. 겉으로는 화폐형이지만 속성은 신용 상품에 가깝다. 안정성을 내세운 마케팅이 강할수록 구조는 더 취약해진다. 따라서 다음 단계는 위험의 가속 장치를 해체하는 규제 집행이다.

SVB 사태 당시 USDC 가치 변동 (2023년 3월)
주: 2023년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USDC 가치는 1달러에서 0.87달러(약 1,190원)까지 하락했다가, 정부의 긴급 조치 이후 1달러(약 1,370원) 수준으로 회복됐다.

규제의 초점, 금지에서 실질 집행으로

해법은 이미 제시돼 있다. 문제는 실행이다. 첫째, 결제형 토큰의 이자 금지 조항을 철저히 집행해야 한다. 발행사뿐 아니라 이자를 붙여 판매하는 중개사와 거래 플랫폼도 동일 기준으로 관리한다. 이자형 상품이 지급 결제를 흉내 내는 순간, 규제의 사각지대가 생긴다.

둘째, 알고리즘 기반의 ‘수익 안정화’ 모델도 예외가 아니다. 실제 자산이 아닌 ‘기대 심리’에 의존한다면 안정화가 아니라 투기 구조다. 예금이 아닌 상품에 ‘예금형 이자’를 덧씌우는 행위는 법의 취지를 훼손한다.

셋째, 감독의 시야를 발행사 밖으로 넓혀야 한다. 국제결제은행(BIS)과 유럽중앙은행(ECB)은 거래·수탁·대출·파생을 한 플랫폼에 결합할 경우 전이 위험이 급증한다고 경고했다. 동일 자금이 여러 기능에 겹쳐 쓰이면 한 부문의 손실이 다른 부문으로 번진다.이에 대한 처방은 분명하다. 고객 자산의 완전한 분리, 재사용 제한, 그룹 단일 감독, 실시간 준비금 검증을 의무화한다. ‘결제 문맥의 이자 마케팅’이 확인되면 즉시 판매 중단 권한을 발동한다.

넷째, 결제와 투자를 분리한다. 수익을 원하면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나 단기채권 토큰처럼 규제된 수단을 이용한다. 결제형 스테이블코인은 무이자 원칙을 지키고, 투자형 토큰은 위험 공시와 회계 규율을 따른다. 이 구분은 단순하지만 핵심적이다. 무이자 결제망은 통화정책의 왜곡을 막고, 은행예금과의 불필요한 경쟁을 줄인다. 규제의 목적은 속도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신뢰가 무너지지 않게 하는 최소한의 제동장치다.

교육과 제도의 마지막 방어선

금융 문해력 교육은 가장 빠른 보호막이다. 학생·교사·행정은 세 가지를 묻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첫째, 수익의 원천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둘째, 거래가 실패하면 손실은 누가 부담하는가. 셋째, 위기 상황에서 액면가 환매가 가능한가. 답이 “매매자 대여”, “소비자 부담”, “불확실”이라면 안전한 저장 수단이 아니다.

교육기관의 재무 관리도 강화돼야 한다. 등록금·급여·기금 운영에 이자형 스테이블코인 사용을 금지한다. 암호화 노출은 일일 유동성과 외부 감사를 통과한 규제 상품으로 한정한다. 모든 계약에는 200자 이내의 간명한 위험 설명서를 의무화한다. 기관이 기준을 세우면 시장의 신호도 달라진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이 문제는 ‘혁신 억제’가 아니라 ‘신뢰 유지’다. 즉각적 단속이 시장을 지키는 현실적 혁신이다. 성장이 계속되면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로 커진다. 규제가 늦으면 다음 자금 유출은 더 빠르고 더 깊어진다.

‘수익 마케팅’의 중단이 곧 신뢰의 복원

이 논의의 출발점은 숫자이지만, 종착점은 신뢰다. 시장을 흔드는 것은 가격 변동이 아니라 규율의 약화다. 결제형 토큰의 이자 제공을 전면 금지하고, 위반 플랫폼은 즉시 제재해야 한다.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는 증권 규제 아래의 펀드 상품으로 이동하게 한다. 결제형 토큰은 본래의 역할인 ‘안정된 교환 수단’으로 되돌린다.

이 조치는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금융 질서의 복원이다. 무이자 결제망은 통화정책의 왜곡을 막고, 소비자의 예금 기능을 보호한다. 신뢰의 회복은 숫자가 아니라 규율에서 시작된다. 금융은 기술이 아니라 제도의 언어로 진화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Stablecoin Ponzi Risk Is a Consumer-Protection Time Bomb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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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과학의 언어로 읽고, 사실 위에 통찰을 더하는 글을 전합니다. 복잡한 현상 속에서 본질을 찾아 독자와 함께 사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