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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지원 축소 가능성 시사한 中 정부, 시장 질주하던 中 전기차 동력 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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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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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 신흥전략산업 목록에서 신에너지차 제외
대규모 지원 중단될 시 현지 기업 경쟁력 대폭 약화 전망
줄폐업 이어져 온 中 전기차업계, 구조조정 위기 가시화

중국 정부가 전기차 산업에 대한 지원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확정한 신규 5개년 계획의 전략신흥사업 목록에서 신에너지차(전기·수소·하이브리드차)를 제외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조만간 종료되는 전기차 보조금·세제 혜택 등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중국 전기차 업계 전반이 성장 동력을 잃고 판매 감소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中, 전기차 산업에서 힘 뺀다

31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28일 중앙위 제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회)에서 확정한 '국민경제 사회 발전 제15차 5개년 규획(계획) 제정에 관한 건의(이하 건의)' 전문을 공개했다. 2만여 자 분량의 건의에는 "기초 연구와 원천 혁신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주요 기술에서 빠른 돌파구를 마련해 기술 자립과 자립 강화의 실질적인 향상을 이룬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기술 자립'이 중국의 사회·경제 발전을 위한 주요 목표로 설정된 것은 최소 10년 만의 일이다.

건의는 또한 주요 목표로 "경제 성장을 합리적 구간에서 유지하고, 총요소생산성을 안정적으로 제고한다"며 "주민 소비율을 명확히 높이고 내수가 경제 성장을 유발하는 주동적 작용을 지속해서 강화하며 경제 성장 잠재력이 충분히 발산되게 한다"고 명시했다. 앞으로의 경제 성장률 목표를 합리적인 수준에 맞추고, 경제 체질을 내수 주도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래리 후 맥쿼리그룹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즉각적으로 의미 있는 소비 부양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중국이 대대적인 기술 굴기 의지를 천명한 가운데, 시장은 신에너지차가 이번 5개년 계획의 전략신흥산업 목록에서 제외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신에너지차가 앞선 5개년 계획에서 세 차례 연속으로 전략신흥산업에 포함되며 핵심 성장 동력을 수행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 공산당이 자국 전기차 산업이 성숙했다고 판단, 추가 성장을 시장의 힘에 맡기고 재정 지원을 축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컨설팅 회사 유라시아 그룹의 중국 이사 댄 왕은 "이는 전기차에 더 이상 우선순위가 있는 정책이 필요하지 않다는 공식적인 인정"이라며 "전기차 보조금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조금·세제 혜택 미연장 시 실적 둔화 불가피

그간 중국 정부는 전기차 산업에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왔다. 중국 전문가인 스콧 케네디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중국 정부는 각종 보조금과 지원금 명목으로 2,309억 달러(약 321조원)를 전기차업계에 지원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도 중국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한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의 일환으로 전기차 구매 시 2만 위안(약 400만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신에너지차 구매세와 소비세를 감면하는 세제 혜택도 시행 중이다.

이에 서방국들은 중국의 공격적 지원에 반감을 표해 왔다. 유럽연합(EU)이 작년 10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상계 관세를 매긴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EU는 중국 정부의 불공정한 보조금 정책을 등에 업고 가격을 크게 낮춘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고 주장, 기존 10%였던 중국산 전기차 대상 관세율을 17.8~45.8%까지 인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전기차 산업 지원이 마무리될 경우, 관련 시장의 성장 동력이 급격히 약화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닉 라이 JP모건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보조금 제도로) 의미 있는 수요가 앞당겨졌기 때문에, 내년 자동차 판매가 3~5% 감소할 수 있다"며 "특히 전기차만 따로 놓고 보면 판매 성장률이 올해 27%에서 내년 15% 수준으로 대폭 둔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같은 전망이 제기된 것은 현재 시행 중인 주요 전기차 지원 정책이 내년부터 힘을 쓰지 못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구환신 정책은 올해 만료되며, 세제 혜택의 경우 내년부터 5%, 2028년부터 10%의 구매세를 신에너지차 구매에 부과하는 식으로 종료된다. 전략신흥사업에서 신에너지차가 제외된 만큼 해당 사업들의 시한이 연장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中 전기차업계의 '치킨게임'

중국 정부의 지원 중단은 이미 침체 상태에 접어든 중국 전기차업계에 뼈아픈 악재가 될 수 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알릭스파트너스의 자료를 살펴보면 중국 전기차 업체 수는 2018년 34곳에서 2023년 80곳으로 폭증했지만, 지난해 77곳으로 줄며 처음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정부의 지원 아래 과열된 내수 시장 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16곳에 달하는 업체가 같은 해 문을 닫은 여파다.

현재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시장 생존을 위해 극단적인 가격 치킨게임을 벌이는 중이다. JP모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평균 할인율은 8.3% 수준이었지만, 올 4월엔 16.8%가 돼 2배 안팎으로 늘었다. 이미 입지를 다진 주요 업체들도 이 같은 치열한 경쟁 구도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5월 BYD가 22개 차종의 가격을 최대 34%까지 인하하는 파격 할인 행사를 발표했을 당시에는 체리·상하이자동차 등 10곳 안팎의 업체가 최대 47%까지 가격을 낮추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 완성차업계를 넘어 자동차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기차 경쟁이 심화한 이후 현지 자동차 대리점들의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중국 내 자동차 대리점 중 절반 이상(52.6%)은 손해를 감수하고 차량을 판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적자 구조가 지속되면서 지난달에는 하룻밤 사이 무려 70여 개 대리점이 한꺼번에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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